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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육부산병원, 부산시와 연계한 ‘나눔의료’로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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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17.08.0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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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인 교통사고 환자 초청 무료치료 제공 ‘훈훈’
삼육부산병원이 부산시와 연계한 ‘나눔의료’ 사업으로 건강을 회복하게 된 방글라데시인 캘빈로이 씨가 아내 코니카비스와스 씨와 포즈를 취했다.
방글라데시 삼육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는 존 캘빈로이 씨는 지난 4월 16일, 휴일을 맞아 동료들과 식재료를 사러 시내 마트에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좁은 도로를 경쟁적으로 달리던 두 대의 트럭이 미처 그와 동료들이 탄 트라이시클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추돌해 버린 것이다.

공중으로 튀어 오른 그는 바닥에 허리부터 떨어지면서 큰 충격을 입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보니 그를 향해 또 다른 차량이 돌진하고 있었다. 젖 먹던 힘까지 혼신을 다해 겨우 몸을 뒹굴었다. 차는 요란한 경적소리를 내며 간발의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비켜갔다. 하마터면 2차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정상적인 생활은커녕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일 수 없을 만큼 극심한 통증이 뒤따랐다. 지역병원, 국립병원, 종합병원 등 여러 의료기관을 다니며 치료를 받았다. 병원에서는 ‘척추분리증’이라고 했다. 만나는 의료진마다 하루빨리 수술을 받지 않으면 더 악화될 거라고 했다.

그러나 낙후한 현지 의료시설에서는 제대로 된 수술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막대한 치료비도 걱정이었다. 삼육학교에서 신학과 영어, 컴퓨터 등 다양한 과목을 가르치며 사역하는 그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큰돈이었다. 궁여지책으로 목발에 의지한 채 약물치료로 근근이 버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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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한국의 삼육부산병원(병원장 최명섭)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기적 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 삼육부산병원이 지역선도 의료기술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보건복지부 국비 공모사업인 ‘나눔의료’에 존 캘빈로이 씨가 선정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를 돕기 위해 방글라데시연합회(회장 이면주)가 다방면으로 수소문해 추천했는데, 마침 나눔의료 대상자로 최종 결정된 것이다.

‘나눔의료’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국가의료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국내 의료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시행하는 사업. 나눔의료단은 항공료와 체재비를 국비로 지원하고, 환자의 입원 수술비는 삼육부산병원에서 부담하는 방식이다.

그는 아내 코니카비스와스 씨와 지트 팬디 씨 등 관계자와 함께 지난달 19일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곧바로 삼육부산병원에 입원한 그는 내원 당시 팔에 고정할 수 있는 목발을 짚고, 겨우 걸음을 걷는 정도였다. 허리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아침에 일어날 때면 왼손 손가락과 오른발 발가락에 마비증상을 보였다. 안 그래도 입국 2주 전부터 왼쪽 목에도 통증이 일고, 손가락 마디마디에 저림 현상이 계속되던 터였다.

의료진은 정밀검사 결과 요추 전방전위증과 경추 신경근병증이라고 진단했다. 혈액 검사, 간기능 검사, 신기능 검사, 전해질 검사, 심전도 검사 등에서는 특이사항이 없었지만, 목 MRI 검사에서는 경추 5번과 6번사이가 돌출되어 있는 게 발견됐다. 허리 X-선 검사에서도 요추 5번에서 척추분리증세가 보였다.

캘빈로이 씨의 척추상태를 확인한 의료진은 입원과 동시에 허리통증을 완화 시킬 수 있는 신경차단술을 시행하는 등 전문시술에 들어갔다. 경피전기 신경자극, 표재성 온열치료, 물리치료 등 재활치료를 약물치료와 병행했다. 걷기 연습도 빠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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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과장(신경외과 전문의)을 비롯한 의료진의 정성어린 보살핌과 선진적인 치료로 캘빈로이 씨는 하루가 다르게 나아졌다. 허리와 다리에 약간의 통증이 남아있고, 어깨와 손가락에 일부 불편감이 있었지만, 건강을 회복하는 게 눈에 띌 정도였다. 당초 7월 23일 수술 예정이었던 그는 70% 이상의 호전반응을 보였다. 괴롭히던 통증도 상당부분 가라앉았다.

그는 의료진과 진지하게 상의해 수술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타국에서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근심이 가득했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걱정했던 아내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8월 3일. 캘빈로이 씨는 보름여 만에 다시 공항에 모습을 보였다. 입국 당시 그의 손에 들려있던 목발이 보이지 않았다. 거동도 한결 편안해 보였다. 삼육부산병원은 그가 집으로 돌아가서도 자가치료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핫팩을 선물했다. 병원 측은 “꾸준한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로 지금은 내원 당시에 비하면 상당히 호전된 상태다. 남은 기간 동안 무리하지 말고, 계속해서 재활한다면 차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출국에 앞서 “나의 이번 치료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이자 축복이다. 도움을 주신 삼육부산병원과 부산시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따뜻하게 환영해 주시고,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마치 친형제처럼 친절하게 보살펴주셨다. 이 은혜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방글라데시에 돌아가면 나도 여러분에게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삶을 살겠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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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코니카비스와스 씨는 “한국에서 이처럼 좋은 치료를 받게 돼 감사드린다. 남편이 한국에서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과 건강의 회복을 선물해 주셔서 고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삼육부산병원 최명섭 병원장은 “이번 ‘나눔의료’를 통해 환자에게는 대한민국의 따뜻한 인술을 통해 인간애를 나누고, 더불어 대한민국 의료기술의 우수함을 세계 속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보건복지부 지역선도 의료기술 사업에 선정될 수 있게 많은 노력과 본 병원에 도움을 주신 부산시 관계자들께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삼육부산병원의 이 같은 선행은 <연합뉴스> <뉴스1> 등 주요 언론에 소개되었으며, 부산시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나눔의료’는 부산의 국제의료 교류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우수한 의료기술을 지구촌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부산의료 브랜드 글로벌 위상제고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비전 2020’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급변하는 의료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는 삼육부산병원은 앞으로도 ‘나눔의료’ 사업을 적극 시행할 예정이다. 삼육부산병원은 그동안 ‘삼육사랑 나눔 행사’ ‘불우이웃 여름나기 성품전달’ 등 평소에도 소외계층을 돕기 위한 다양한 이웃사랑실천 활동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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