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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자를 위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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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월호 2023년 6월호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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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인 건강뿐 아니라

병든 자를 위한 기도


신체적인 건강뿐 아니라


프랭크 M. 하젤 


새로운 교회로 옮긴 뒤 얼마 안 되었을 때였다. 내가 맡은 교회의 교인이 전화해서 기름 붓는 의식을 요청했다. 클라우스1는 활동적인 교인이었다. 그는 십 대인 두 딸의 아버지였는데 몸이 아팠다. 암은 이미 다른 부위로 전이됐고 X-레이와 CT 검사 결과 뼈는 말 그대로 벌집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인근 도시의 대학병원 의사들은 다음 절차를 결정하기 위해 그의 암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검진 일정을 잡았다. 그의 상황은 심각했다. 의학적으로 그가 더 오래 살 희망은 결코 없었다. 클라우스는 상황의 긴박함을 알았고 야고보서 5장 13~16절에 기록된 대로 병든 자를 위한 특별한 기도를 요청했다.


숙연해지는 경험

나는 교회 장로에게 알렸고 수석집사와 몇몇 헌신적인 교인과 함께 기름 붓는 예식을 거행하고자 클라우스의 집으로 향했다. 참으로 겸허한 모임이었다. 화려함은 전혀 없었다. 신실한 믿음으로 우리는 클라우스의 생명을 하나님의 손에 맡겼다. 그리고 우리는 그분께서 그의 가장 좋은 길을 아시며 그를 치료할 수도 있으시며 결과가 어떠하든지 클라우스가 하나님과 함께 있으면 안전할 것임을 믿었다. 며칠 후 클라우스는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기적이 일어났다. 그는 완치되었다. 그리스도인이 아닌 공립병원 의사들은 자신들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나는 이 경험으로 하나님께서 여전히 살아 계시고 기적은 우리 시대에도 일어나며, 겸손한 믿음의 행동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에게 놀라운 일을 행할 기회를 얻으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수년이 흘렀다. 사십 대 중반의 헌신적인 여인이자 십 대 남자아이 세 명의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았다. 그는 교회에서 아주 활동적이었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일에 모본을 보였다. 그녀도 자기 생명을 위협하는 악성 암과 싸웠다. 그 여인은 나의 아내였다. 병이 시작되었을 때 아내는 기름 붓는 예식을 요청했다. 우리는 교회 담임목사에게 기름 붓는 의식을 요청했고 교회 장로들, 신실한 친구 몇 명과 함께 우리 집 거실에서 기도하며 아내에게 기름을 부었다. 우리의 믿음은 신실했다. 인간적으로 말해서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시련의 마지막 순간에 아내는 두 번째 기름 붓는 예식을 요청했다. 우리는 뜨거운 믿음으로 다시 만났다. 그녀의 생명을 하나님께 다시 드리는 감동적인 만남이었다. 우리는 열렬히 기도했다. 온전히 하나님을 신뢰했고 그분께서 치료해 주실 수 있음을 믿었다. 아내는 자신의 생명을 하나님의 손에 맡겼다. 하나님이 기도를 들어주시는 분임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그분께서 우리를 돌보시고 사랑하시며 아내는 그분의 손에서 안전하다고 우리는 믿었다. 그러나 두 주일 뒤 아내는 숨을 거두었다.2

나는 기름 붓는 의식을 거친 사람들이 기적적으로 치료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큰 믿음을 지닌 사람들이 죽는 모습도 보았다. 기름 붓는 의식은 언제나 반드시 신체적인 치료를 가져오는 특효약이 아니다. 우리는 종종 이 예식을 교회 전통의 눈으로 바라본다. 아픈 사람에게 기름을 붓는 성사는 하나님의 은혜를 얻는 신비적인 통로로 알려진 로마 가톨릭교회의 7대 성사 중 하나이며 그것은 일반적으로 한 사람의 임종이 임박할 때 행하는 마지막 예식이다. 그런 까닭에 가톨릭 전통에서는 병자에게 기름 붓는 의식을 ‘종부 성사(終傅聖事)’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지만 야고보서 5장 13~16절은 우리에게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성경으로 돌아가서

야고보는 병든 자를 위한 기름 부음을 그저 치명적인 병의 경우에만 행해야 한다고 진술하지 않는다. 야고보서 5장 13절에서 사용된 ‘고난’의 그리스어는 ‘카코파세이’이다. 그것은 육체적인 병뿐 아니라 고통스런 경험이나 정서적인 고통을 포함하며, 고통스러운 불행과 아픔을 참고 견디는 모습을 묘사할 때 사용된다. 신약의 다른 구절에서는 같은 용어를 사용해 정신적·심리적 고통을 묘사한다(딤후 1:8; 2:3; 4:5; 약 5:13). 병든 자를 위한 그리스어 ‘아스테나이’가 나오는 야고보서 5장 14절은 이런 사실을 지지한다. 그것은 병뿐 아니라 연약하고 어려움에 처한 것을 묘사하는 폭넓은 용어이다. 이 구절에서 야고보서는 욥(약 5:11)과 엘리야(약 5:17)를 언급한다. 욥은 육체적으로 병이 들었다. 하나님이 갈멜산에서 하나님의 능하신 일을 이루신 뒤에 엘리야는 우울증에 빠졌다. 병든 자를 위한 기도는 병으로 고통받거나 연약하거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 모두를 위한 것이다. 

믿음의 기도(약 5:15)는 병든 자를 구원한다고 성경은 말한다. ‘구원하다’를 의미하는 그리스어는 육체적 치료뿐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의 구원을 표현하는 말과 동일하다. 주께서는 그 사람을 부활시키실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그 사람을 깨워서 높이고 그를 합당한 위치에 두겠다고 약속하신다. 이 구절은 육체적 치료뿐 아니라 죄 용서와 같은 다른 의미도 포함한다. 

우리가 하나님의 치료를 갈망할 때는 하나님이 진심으로 우리 모두를 치료하고자 하시는 분이며 그와 동시에 우리 또한 하나님 말씀의 원칙과 조화를 이루어 살아야 할 책임이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또 우리는 선악 간의 우주적인 대쟁투에서 우리의 신체적 건강과 치료보다 하나님께 훨씬 더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만 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영적 건강과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신실함이다. 자신이 갈망하는 축복이 정말 최선인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신다. 시야가 제한적인 우리 인간이 인지하지 못하는 것까지도 그분은 아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의 제한적인 관점에 따라 하나님께서 무언가를 시행해 주시기를 요구하기보다 그분과 그분의 인도하심을 신뢰해야 한다.3 우리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하나님은 아신다. 그분이 우리의 신체를 치유하시든 혹은 우리를 영적으로 회복하시고 죄를 사하시어 내면의 평안을 누리게 하시든지 말이다. 


1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다.

2 아내와 사별한 짧은 이야기를 다음에서 확인할 수 있다. Frank M. Hasel, “Dealing with Suffering and Loss” Ministry vol. 90/12 (2018): 11~12.

3 병자를 위해 드리는 기도에 관한 통찰력 있고 균형적인 진술을 다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엘렌 G. 화잇, 『치료봉사』, 225~233


프랭크 M. 하젤 대총회 성경연구소 부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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