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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사미디어 등록일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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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투자가 투기가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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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튤립 파동

17세기 중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금융 중심지로 성장하면서 늘어난 자본의 투자 대상으로 신비의 꽃인 튤립에 주목했다. 이전에는 부호나 식물 애호가만 알고 있었던 튤립이 네덜란드로 들어와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희귀한 튤립의 보유는 부의 척도로 간주되면서 부유층들이 앞다퉈 희귀종을 찾았다. 400여 종에 가까운 품종이 개발됐고 희귀종들의 구근(알뿌리)의 가격은 계속 올라 1637년 1월경 절정에 달했다. 한 달에 수천 퍼센트나 상승하면서 구근 하나가 지금 가치로 약 1억 원을 넘기도 했다. 이는 그 당시 숙련된 장인의 연간 수입의 몇 배에 달하는 가치이다. 사실상 폭탄 돌리기 식으로 진행된 거래는 가격이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하자 4개월 만에 최고점에서 95% 넘게 빠졌다. 금보다 귀했던 튤립 가격이 하루아침에 휴지 조각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구근에 투자한 사람들은 집안이 파산하고 심지어 자살하는 사람이 속출하는 등 네덜란드 전체가 난장판이 되어 버렸다. 이 사건은 투기적 열풍이 어떻게 경제적 비이성적 행동을 초래하고 결국 붕괴로 이어지는지를 보여 주는 지구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무분별한 투기 버블의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가상 자산에 대한 투기 위험

몇 해 전부터 ‘제2의 튤립’이라 불리는 비이성적인 투기 광풍이 가상 자산(virtual asset)에서 일어나고 있다. 가상 자산이란 물리적 형식이 아닌 디지털 형식으로 존재하며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전자적으로 거래나 투자 대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자산이라 정의할 수 있다. 암호 화폐, 디지털 코인, 디파이 토큰, 대체 불가능 토큰(NFT),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거래소 토큰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특히 코인으로 통용되는 암호 화폐는 비트코인(Bitcoin)과 알트코인(Altcoin)으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알트코인은 비트코인 외에 모든 암호 화폐를 지칭한다. 알트(alt)는 대안(alternative)을 의미하는데 대표적으로 이더리움(Etherreim), 리플(Ripple) 등이 존재한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자료(2024년 5월)를 보면 국내 29개 가상 자산 사업자 기준, 가상 자산 종목 수는 600종(중복 상장 제외), 시가총액은 43.6조 원에 달하며, 가장 많은 이용 연령대는 30대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가격 변동성이 62%에 달하며, 거래 중단이 140여 건, 영업 종료를 공지한 사업자가 4곳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한 투자 판단과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최근 해외는 물론 국내 가상 자산 거래소 대부분에 상장되어 있던 루나(LUNA) 코인 사태를 보면 암호 화폐의 가격 변동성이 얼마나 크고, 위험한지 알 수 있다. 2020년 9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 오다 2022년 4월 초 약 16만 원을 기록한 뒤 5월 10일경 급락하기 시작하여 5월 15일 0.02원까지 하락한 것이다. 이 사태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며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했다. 이 회사의 대표 권도형은 현재 증권사기 및 시세 조정 등의 혐의로 몬테네그로 대법원 판단에 따라 미국으로의 송환이 유력한 상황이다. 



가상 자산 거래소의 내재적 위험

가상 자산 거래소란 가상 자산의 구매와 판매를 목적으로 한 플랫폼으로서 국내에서는 금융위원회에 신고 및 검사 완료 후 허가를 받아 ‘가상 자산 사업자’ 허가를 받으면 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다. 2024년 5월 기준 한국에는 약 37개 신고인가 거래소가 존재하며, 대표적으로 업비트(점유율 66%), 빗썸(30%), 코빗(2.3%), 코인원(1.7%), 고팍스(0.4%) 등이 있다, 글로벌로는 점유율이 가장 높은 거래소는 바이낸스(Binance), 코인베이스(Coinbase) 등 몇 천 개가 있다. 이 가상 자산 거래소는 증권 거래소와 달리 암호 자산의 중개, 상장, 결제, 예탁 등 모든 기능이 집중되어 있어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즉 증권사가 시장 조성자 역할을 담당하는 주식 시장과는 달리 가상 자산 거래소가 직접 시장을 조성함에 따라 시장 조작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가상 자산 거래소 간 경쟁으로 단일 거래소 상장 암호 자산에 대해 과도한 마케팅이 이루어질 경우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가상 자산의 상장 또는 폐지에 관한 심사 기준과 절차가 투명하지 않아 투자자 보호가 충분치 않다. 게다가 해킹에 취약하고, 거래소가 전산망 오류 등의 이유를 대면서 고객의 자산을 횡령하거나 관리에 소홀히 할 수 있다. 이럴 때 투자자가 손실을 온전히 다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브로커나 중개소가 더 적절한 명칭일 것 같다. 특히 한국에는 전문 시세 조작꾼들이 중개소와 결탁하여 각종 허위 소식 등을 퍼뜨리며 가격을 올린 뒤 정점에서 한꺼번에 털어낸다. 이를 ‘펌프 앤드 덤프(pump & dump)’라 하는데 이는 암호 화폐의 익명성과 중개소의 불투명성 때문에 가능하다. 즉 중개소들은 아무 리스크 없이 상장하고 수수료만 챙기면 그만인 것이다. 


이러한 위험에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중개소에 암호 화폐를 보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개인이 자신의 전자 지갑을 만들어 그곳에 코인 보관이 어렵고, 매매 시에 매우 번거롭기 때문이다. 또한 위탁 시 일정한 위탁 대가인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바람직한 디지털 자산 투자란

이처럼 가상 자산 자체의 변동성과 거래소에 내재된 위험이 큰데도 일확천금을 노리고 ‘영끌’ 하여 가상 자산에 투자하는 탐욕에 눈이 먼 많은 투기꾼이 존재한다. 특히 MZ 세대의 비중은 날로 늘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 가치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1894~1976)은 “투자란 회사와 자산의 철저한 분석을 기반으로 원금의 안정성을 보장하면서 적정한 수익을 추구하는 행위이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모든 행위는 투기라 할 수 있다.”라며 개인 투자자는 투기꾼이 아닌 투자자로서 일관되게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비트코인 등의 암호 화폐는 철저한 분석이 어렵다. 시세 조작 등으로 인위성이 너무 크게 존재하고 정보가 극히 부족하며 합리적 가격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주식 등 전통 자산(주식, 채권, 부동산 등)이 지닌 내재 가치(본질적 가치)는 0에 가깝다. 내재 가치란 자산이 미래에 벌어들일 현금 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원한 가치를 말하는데, 이를 평가해 현 시가가 내재 가치보다 적을 때 투자한다는 것이 가치 투자의 개념이다. 하지만 암호 화폐는 소문과 타인의 심리적 요인에 의한 수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결국 내재 가치 분석에 의한 투자가 아니라 타인의 심리에 투기한다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즉 투자가 어렵고 투기만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정의에서 적정한 수익이란 목표로 삼는 수익을 정한 다음 그 수익을 성취했다면 어떤 경우든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의 수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탐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세대들이 디지털 자산에 대해 ‘맛없는 신포도’라 간주하고 무조건적 배타적 자세를 가져서는 안 된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가상 자산이 지닌 혁신성과 목적성 그리고 앞으로의 가능성에 관심을 두고 제대로 연구ㆍ분석하고 투자해야 한다. 특히 비트코인의 경우 다른 알트코인에 비해 제한된 희소성으로 인해 높은 가치를 지닐 개연성이 있고, 가격 회복력이 높으며, 가상 자산의 시장 변화가 나타날 때 유일하게 살아남을 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더 나아가 향후 법정 통화 대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쟁 중이다. 물론 비트코인이 화폐의 속성(교환 기능, 가치 척도의 기능, 사용의 편의성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화폐로의 대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투자의 관점에서 가상 자산의 특성과 위험을 잘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 우리는 ‘암호 화폐가 네덜란드 시대의 튤립이 될 것인가? 미국 서부 시대 골드러시의 황금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탐욕과 투자에 대한 바람직한 자세

그리스도인들이 위에서 언급한 높은 위험들을 감수하면서 암호 화폐에 투기하여 단기간에 적정한 수익을 넘어선 큰 부를 이루고자 하는 욕심은 성경에서 금하고 경계하는 탐욕에 지나지 않는다. 탐심에 눈이 멀면 분명한 하나님의 뜻에도 순종할 수 없게 된다. 발람은 가상의 재산에 눈이 멀어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고 말았다. 발람은 “선량한 사람이었고 하나님의 선지자”였지만 “배도하고 탐욕에 빠져” 있는 사람이었다(부조, 439). 발람은 발락의 신하들에게 “발락이 그 집에 은금을 가득히 채워서 내게 줄지라도 내가 능히 여호와 내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어 덜하거나 더하지 못하겠노라”(민 22:18)라고 말했다. 얼핏 보면 발람이 완강하게 거절한 것처럼 보이지만 왜 누구도 언급하지 않은 “은과 금을 가득 채워진 집”에 대해 이야기했을까? 그의 탐심은 이미 금과 은이 가득 찬 집을 상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발람은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도 못했고, 자신이 원한 부귀를 지니고 종말을 맞이하지도 못했다.


또 탐욕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가 쉽지 않고 마약처럼 더 큰 자극의 충족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시날산 의복을 볼 때에 아간의 탐욕은 자극을 받았다. 이로 인해 죽임을 당하게 된 그 순간까지도 아간은 그것을 ‘시날산의 아름다운 외투’라고 불렀다. 한 가지 죄는 다른 죄를 유도하여…탐욕은 점차 발전하는 죄악이다. 아간이 품은 물욕은 마침내 습관이 되어 거의 깨뜨릴 수 없는 족쇄처럼 그를 속박했다. …죄로 그 지각이 마비되었기에 유혹이 닥쳐올 때 그는 쉽사리 넘어가고 말았다”(부조, 496).


성경은 탐욕에 대해 다음과 같이 확실하게 경고한다.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탐욕은 너희 중에서 그 이름이라도 부르지 말라”(골 3:5; 마 6:24; 눅 12:15; 엡 5:3). “네가 존재하지 않는 것에 네 눈을 두려 하느냐? 재물은 반드시 스스로 날개를 내어 독수리같이 하늘을 향해 날아가느니라”(잠 23:5, 킹흠정).


그리스도인으로서 재림교인은 다음과 같은 생각을 견지해야 한다. 


재물이란 가족을 부양할 책임으로 주어진 것(딤전 5:8)이며, 창조주께서 주신 각양 좋은 것을 즐기도록(딤전 6:17) 주어진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미래를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 저축하라고 권면한다(잠 6:6~8). 하나님께서는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두라”(마 6:20)라고 명령하셨다. 우리의 투자는 하늘을 생각하는 것들이 되어야 한다. 재림교회는 세상과 동떨어져 살아오지 않았다. 재림교회는 ‘백 년의 선한 이웃’으로 이 땅에 자리 잡아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 재림교회가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운영하는 이유는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이웃을 향하여 “자비를 베푸는 자”(눅 10:37)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재물로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고 이웃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곳에 투자하여 우리의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마 25:40) 삶의 의미와 기쁨을 누리게 만들어 준다면, 주인이 돌아오는 그날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마 25:23)이라는 칭찬을 모두가 받으며 “창세로부터…예비된 나라”(마 25:34)를 투자의 수익금으로 “상속” 받게 될 것이다.



​정태석 ​삼육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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