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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전의 미국 『리뷰 앤드 헤럴드』기사를 다시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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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사미디어 등록일 202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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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에서 20세기로 전환하면서 재림교회는 조선의 선교에 서서히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재림교회 기관지인 『리뷰 앤드 헤럴드』 1881년 6월 21일 자에 조선 관련 기사가 처음 등장한 이후 1903년 11월 26일 자에서는 조선의 개신교 현황이 실렸다. 이듬해인 1904년 3월 3일 자에서 당시 일본 재림교회 감독인 F. W. 필드 목사는 조선에 선교의 기회가 활짝 열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1904년 8월 4일 자에서는 마침내 조선인 2명이 일본 고베에서 재림 기별을 받아들인 소식을 전했다. 이어 8월 25일 자에서는 당시 일본 고베요양원장이었던 S. A. 록우드 의사가 두 사람의 사진과 함께 이 사건을 더 상세하게 소개했다. 한국 최초의 재림교인 탄생 소식을 전한 마지막 두 기사의 전문을 소개한다.



일본에서 전해온 소식

F. W. Field, “Japan”, The Adventist Review and Sabbath Herald, August 4, 1904, 14

일본 고베의 형제들은 최근 조선 그리스도인들과 매우 흥미로운 일을 경험했다. 그중 두 사람이 어떻게 진리를 영접하고 침례를 받아 고베 교회에 입교했는지를 록우드 박사가 보고할 것이다. 이야기는 마치 사도행전을 읽는 듯하다. 1~2일 전 구니야 형제가 보낸 엽서에서는 이 일에 관한 최근의 진전을 보고했다. 한 사람은 하와이로 갔고 한 사람은 조선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배 위에서 그는 하와이에서 돌아오는 중인 또 다른 조선인 기독교인을 만났고 즉시 자신이 새로 발견한 진리를 그에게 전했다. 그 결과 일본 해안을 통과하기 직전에 그 마지막 조선인은 구니야 형제에게 자신이 이해하는 한 그 진리를 받아들이며, 돌아가서 최대한 빨리 더 연구하고 싶다고 답장을 보냈다. 분명 주님은 우리보다 앞서 조선에 가 계신다.



조선에 기별이 전파되다

S. A. Lockwood, “The Message Entering Korea”, The Adventist Review and Sabbath Herald, August 25, 1904, 14~15

새로운 곳이 개척되었다는 소식에 “우리 주님의 임박한 강림”을 고대하는 모두는 용기를 얻고, 그분께서 오실 때가 참으로 가까웠음을 되새겨야 하겠다. 최근까지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진리를 아는 이가 한 명도 없었고 만약 외국에서 기별꾼이 오기만을 기다렸다면 지금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지난 몇 달 동안 수많은 조선인이 하와이 제도로 이주했는데 그중 다수는 고베에 며칠간 머물면서 자신들의 남은 여정에 함께할 대형 여객선이 오기를 기다렸다. 5월 초 무렵 이민자 중 한 명이 자기 나라 특유의 진기한 복장으로 우리가 임대한 교회 건물이 있는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출입문 간판이 그의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한자와 일본어 문자가 섞인 간판의 내용을 영어로 옮기면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집회소(Meeting hall of the Seventh-day Adventist Church)’1이었다. 


그가 간판에 꽤 흥미를 보이는 듯싶어 우리 형제 중 하나가 그에게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는 일본어를 몰랐고 구니야 형제는 조선어를 몰랐기에 서로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매우 난감했다. 그러다 결국 한자를 사용하면 되겠다는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 조선인은 교육 수준이 높아 한자를 쉽게 이해했으므로 두 사람은 조용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대화를 이어 갔다. 그 남자는 수년 전부터 성공회2 신자였고 그날 대화에서 접한 놀라운 이야기는 그동안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몇 번이나 다시 찾아와 성경을 공부했고 자신의 동포 한 명도 데려왔는데 그 역시 기독교인이었다. 두 사람은 진리에 굶주린 듯했고 여러모로 소개되는 우리의 신념이 성경과 일치한다고 깨닫고는 이를 순순히 받아들였다.


호놀룰루로 배가 출항하기 전날 저녁은 성경에서 침례에 관한 대목을 읽었고 자정이 거의 되어서야 끝났다. 둘 중 나이가 어린 사람은 한자를 읽을 줄 몰라 구니야 형제나 내가 전하는 말을 나이 많은 사람이 모두 그에게 조선어로 통역해 주어야 했다. 그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이와 같은 빛을 보여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렸고 고베를 떠나기 전에 침례받기를 갈망했다. 배가 이튿날 일찍 출발할 예정이었으므로 자정이 조금 지나 종이 등불을 든 작은 일행이 누놉스키3 폭포 아래 웅덩이에 모였고 이들 형제는 침례를 받았다.


연장자인 린은현4(이응현)은 하와이로 갔지만 곧 조선에 돌아오기를 희망했다. 나이가 어린 손훈조5(손흥조)는 고국으로 돌아갔는데 여기서 들은 진리를 전하는 데 시간을 바칠 생각이다. 귀국 길에 그는 호놀룰루에서 돌아오는 조선인 선교사를 만났고 기별을 전하는 말미에 그의 흥미를 끄는 데 성공했다. 그 조선인 선교사는 이것을 더 깊이 연구할 기회가 왔으면 좋겠으며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인 선교사가 조선에 들어올 때가 곧 이르기를 바란다고 우리에게 편지했다. 1천만 명이 살고 있는 이 현장에 우리의 기별꾼들이 가야 할 때가 무르익었음을 이 이야기에서 알 수 있지 않은가? “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부르짖음에 누가 응하겠는가?


두려워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어 『리뷰 앤드 헤럴드』 1904년 11월 24일 자에는 조선의 농촌 가정 모습이 표지로 실렸고 원동지회 소식란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소개됐다.


“그 조선인은 간판을 유심히 살폈고 안에서 그를 발견한 일본인 형제는 그에게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순간의 사려 깊은 초청,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 아니겠는가! 그리스도인이었던 그 남자는 진리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나라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이후 호소의 글이 일본으로 날아왔다. 


‘친애하는 형님, 이 글을 보시면 속히 배를 타고 우리에게 오십시오. 편지에서 형님께서는 조선말을 모른다고 하셨습니다만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주님의 섭리로 병역에서 벗어난 구니야 형제는 그렇게 조선으로 갔다. 이후 필드 형제가 그 뒤를 따랐다. 현재 조선은 조직된 교회 4곳에서 150명이 안식일을 지키며, 기별은 지금도 신속히 전파되고 있다”(17쪽).



위 기사들에서 본 바와 같이 지금으로부터 120년 전, 미국에서는 일본에서 전해 준 조선에 대한 소식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조선 선교>의 초석을 놓은 최초의 조선인 재림교인 이응현과 손흥조가 고베에서 재림 기별을 받아들인 과정을 당시 미국 재림교회에 상세하게 전했다. 이와 더불어 미국 대총회는 미국 재림교회 성도들에게 <조선 선교>에 대한 사명감을 고취시켰고, 뒤이어 스미스 목사 가정을 조선에 파송하였으며 본격적으로 한국 재림교회가 한반도에 뿌리내리고 성장하는 데 필요한 밑거름을 주었다. 



- 선교역사 및 신앙유산위원회 -



1 일본어로 ‘第七日再降臨敎派の神戶敎會(제칠일재강림교파의 고베교회)’라고 쓰였다고 알려져 있다. 참고. 오만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한국선교100년사 제1권』, 56

2 『교회지남』 2006년 8월 호 기사 ‘한국 최초의 재림 신자 이응현과 손흥조에 관하여’에서 김재신 목사는 이응현을 감리교 신자로 보았다. 필담을 나눌 때 한자로 감리교회(監理敎會)라고 쓴 것을 구니야 목사가 감독교회(監督敎會)로 오해했거나 록우드 의사가 필담을 영역하는 과정에서 감리교회를 감독교회로 잘못 옮겨서 생긴 착오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참고. 오만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한국선교100년사 제1권』, 77.

3 누노비키(布引) 폭포가 Nunobski Falls로 표기되었다.

4 본명 이응현(李應顯)이 Ryn Un Hyun으로 표기되었다. 이영린 목사는 Ryn을 Ryu의 오표기로 보고 1965년 출판한 본인의 저서 『한국재림교회사』에서 유은현으로 표기했지만 1987년 김재신 목사는 이응현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참고. 오만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한국선교100년사 제1권』, 76~77.

5 본명 손흥조(孫興祚)가 Son Fun Cho로 표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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