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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룰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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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사미디어 등록일 202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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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는 일에 대하여

해야 할 일을 미루는 것은 대체로 좋은 습관이 아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을 미뤄 두는 동안 <지금 잠깐의 게으름>을 즐길 수 있고, <지금 잠깐의 즐거움>을 누릴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해야 할 일을 미뤄서 좋았던 기억은 거의 없다. 매달 여러 편의 원고 마감을 맞이하는 나 역시 원고 마감일 전에 원고를 미리 제출하면 마음이 편하고, 마음에 여유도 생겨 좋다는 걸 잘 안다. 이와 반대로 다른 일들에 밀려 미루고 미루다 마감일을 지나 겨우 원고를 넘기면 좋은 결과물을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정작 집중해야 할 일도 제대로 해 내지 못해 결국 이 일 저 일 모두 그르칠 수밖에 없다. 



미룰 수 없는 일

세상에는 일을 미뤄서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마무리하는 일들도 있지만 결코 미룰 수 없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생명과 관계된 일이다. 달리 말해 한 사람의 생명이 경각에 달렸을 때 생명을 구하는 일은 한시도 미룰 수 없으며 미뤄서도 안 된다. 최근 아내가 혼자 집에 있다가 급체했다.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 집을 향해 운전해 가며 119 구급센터로 신고 전화를 했다.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가 나보다 먼저 집에 도착해 혼자 집에 있던 아내를 집 근처 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 부랴부랴 병원 응급실에 도착하니 아내는 응급처치를 받고 병상에 누워 있었다. 보호자는 응급실 밖 보호자 대기실에서 기다리라는 안내를 받았다. 기다리는 동안 벽에 붙어 있던 <응급실 환자 대응 조치에 관한 안내문>을 읽었다. 응급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안내가 적혀 있었는데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띈 것은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부터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상태가 위중한 중증 환자를 우선 치료하므로 양해해 주시기를 바란다.”라는 문구였다. 생명이 위태로우면 순서대로가 아니라 만사를 미뤄 두고라도 최우선으로 위기에 처한 생명부터 살리고 볼 일이다.



목숨만은 구하자!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2024년 4월, 경남 함안에서 한 할머니가 생후 10개월 된 손녀를 뒤에 태운 채 운전하다 겪은 급발진 의심 사고를 조명했다.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 속에는 할머니가 운전하던 차가 굉음과 함께 신호대기 중이던 앞차를 추돌했고, 폭발적으로 질주하는 충격적인 모습이 담겨 있었다. 자동차는 치솟는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역주행까지 하며 수 km가량 곡예 운전을 하더니 결국 전봇대와 충돌한 후 전복되며 멈추었다. 다행히도 할머니와 손녀는 목숨을 건졌다. 할머니는 인터뷰에서 “차가 붕 뜨는 느낌이었고, 브레이크는 돌덩이처럼 느껴졌다. ‘내 목숨을 잃더라도 손녀의 목숨만은 구하자’라는 필사적인 마음으로 곡예 운전을 이어 갔다.”며 힘겹게 그날의 기억을 되짚었다. 매우 짧은 순간,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순간에도 할머니는 오직 손녀의 생명을 구하는 일만 생각했다. 2024년 6월, 전남 운전면허 시험장에서는 대형면허 기능시험 응시자인 50대 A 씨가 기능시험을 진행하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면허 시험장 안에 설치된 차단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사고 직후 시험장 내 사무실에서 근무 중이던 한 시험관은 다급한 상황 보고를 듣고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창문을 통해 버스에 진입해 A 씨를 버스 바닥에 눕힌 뒤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최초 심폐소생술 당시 A 씨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10여 분 후 도착한 119 구급대원의 처치로 A 씨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고 병원으로 이송해 목숨을 건졌다. 며칠 후 언론에 보도된 인터뷰 기사에서 시험관은 “심폐소생술을 하던 그 10분이 내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이었다.”고 회상하면서 “목숨만은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생명을 구하는 일은 너나 할 것 없이 만사를 제쳐 두고 해야 할 일이지 결코 미룰 수 없는 일이다. 제주도 서귀포에서는 비번이던 한 소방공무원이 물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10대 소년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목숨을 살려 낸 일도 있었다. 생명을 구하는 일은 미룰 수 없는 일이며, 생명을 구하는 일은 지체할 수 없는 일이다. 


미루지 말라!
이 세상에서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생명을 구하는 것만큼 시급한 일은 없다. 
생명을 구하는 것만큼 가치 있는 일은 없다. 
생명을 구하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은 없다.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은 가장 고귀하다.

거듭 강조하지만 생명은 소중하다. 그리고 세상에서 생명을 살리는 일이 최우선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땅에서 이 귀한 생명을 영원토록 누리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이 세상에서 한평생 유지하는 사람의 생명은 대개 100년을 넘기기 어려울 만큼 유한하다. 그러나 성경에는 “죽음을 뛰어넘는 영원한 생명”에 관한 약속이 기록되어 있다.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 인간에게 생명을 주신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실 것을 약속하셨다.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게 된다는 건 놀라운 축복이고 복음이다.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는 약속과 소망이 주어졌다면 우리는 이를 믿고 받아들이는 일을 마냥 뒤로 미뤄 둬서는 안 된다. 생명과 관련된 일이기에, 영원한 생명과 관련된 일이기에 더더욱 미룰 수 없으며 미뤄서도 안 된다. 생명의 시여자이신 하나님께서 성경 요한복음 3장 16절을 통해 인류에게 주신 <영생의 약속>을 다시 한번 상기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구원의 기회를 미루지 않기를 바란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永生)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요한복음 3장 16절)


​박재만 ​시조사 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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