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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세계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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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등록일 202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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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이다. 모든 세계가 새 생명의 기운으로 고동친다. 겨우내 따뜻한 땅속, 돌 틈, 나뭇잎 사이에서 포근한 잠을 잔 곤충들도 하나둘 봄볕을 쬐러 나선다. 새들은 저마다 식구를 늘리기 위하여 짝을 찾고, 집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아직은 앙상해 보이기만 하는 나뭇가지 끝도 잎눈과 꽃눈들을 터뜨릴 준비를 마치고 노랗게 빨갛게 또는 연둣빛으로 형형색색 물들기 시작한다. 겨우내 움츠러들어 있던 모든 것이 다시 기지개를 켠다. 이 세계는 참으로 아름답다. 해와 달, 넓은 우주의 별들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웅장한 산과 숲, 넓은 대양, 기나긴 강줄기들이 우리의 마음을 두드린다. 땅 위의 크고 작은 생물들, 공중을 나는 새들, 물속의 세계, 형형색색의 꽃들 심지어 생명이 없는 돌과 광대한 우주의 별들도 저마다의 정교한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즐겁게 한다. 우리가 눈을 들어 보는 곳마다 아름다운 것들과 기이한 지혜들로 가득하다. 이 모든 것이 마치 누군가 나를 향한 애틋한 사랑의 마음을 속삭이기 위해 다양한 글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채운 연애편지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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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매일 경험하는 아름다운 세계


나는 매일매일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루페(식물 관찰용 돋보기)와 쌍안경, 카메라를 들고 야외로 나가면 부러울 것이 없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작은 풀꽃 하나가 자신에게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손짓을 한다.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굽히고, 부끄럽지만 얼굴을 들이민다. 더 자세히 보고 싶어 루페를 볼에 댄다. 한참을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수줍은 대화를 나눈다. 꽃과의 대화를 마치고 보니 나뭇잎을 열심히 먹고 있는 애벌레가 눈에 띈다. 징그러운 벌레지만 벌레 한 마리도 그 이름을 알고 그 삶을 알면 원수가 아닌 친구가 된다. 그의 삶이 궁금하여 데려다 키워 본다. 그 한살이를 다 보고 나면 이제 그를 사랑하게 된다.

새가 노래한다. 작은 몸이지만 온몸을 울려 작은 입으로 내뱉는 소리는 온 숲을 채우고 나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아무런 근심 없이 부르는 그들의 아름다운 노래는 한참을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만약 나뭇가지에 앉아 노래하는 새들의 자태가 햇살을 받기라도 한다면 더욱 눈부시게 빛난다. 무리 지어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작은 산새들, V 자 대열을 갖추어 긴 여행을 하는 기러기들, 겨울이면 아침 저녁으로 하늘에 멋지고 거대한 그림을 그리며 군무하는 가창오리들의 모습은 매일을 즐겁고 멋지게 살고 싶은 나에게 큰 부러움의 대상이다.해가 지면 별들이 반짝인다. 옛이야기를 그리고 서로의 꿈을 함께 이야기해 보자고 매일 밤 같은 모습으로 같은 시각에 나를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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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창조물에는 창조주의 마음과 기대가 담겨 있다. 이 봄에, 우리의 마음을 활짝 열고 창조주가 베풀어 높으신 아름다운 선물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온 세계가 함께 살아내는 아름다운 삶의 모습


이 세계의 아름다움은 바쁘고 정신없는 매일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치유, 행복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 세계의 겉모습의 아름다움도 우리에게 행복과 많은 지혜를 주지만 그들의 진짜 매력은 그들이 살아 내는 삶의 모습에 있다.


1. 쉬지 않는 생명력. 겨울에는 얼핏 보면 이 땅의 모든 것이 다 죽어 있고 생명력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들이 이미 봄을 맞이할 준비를 완전히 갖추고 겨울을 맞이한다는 사실이다. 봄의 따스한 기운만 있다면, 싱그러운 봄의 향기를 맡기만 하면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기지개를 켤 준비를 모두 갖추고 겨울을 맞이한다. 그래서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으면 그들은 일제히 삶의 향연을 시작한다. 그들의 이런 싱그러운 생명력은 그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우리 인간에게도 새 힘과 새 생명의 기운을 전해 준다.

2. 조화와 공존. 이 세계의 모든 것은 혼자 있어도 아름답지만 서로가 함께 어우러져 있을 때 더 아름답고 더 가치 있는 삶이 된다. 보잘것없는 작은 들풀도 모여서 군락을 이루어 꽃을 피우면 매우 아름답다. 또한 각각의 군락이 모여 조화를 이룸으로 아름다운 들판과 멋진 산들을 만들어 낸다. 그 안에 작은 곤충들이 살아가므로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다. 누군가는 그 꽃과 열매를 생명 삼아 누리고 살아간다. 서로가 없다면 서로가 존재할 수 없고, 존재의 의미를 찾기도 어려워 보인다. 공중에 나는 새, 들에 있는 짐승, 숲속의 나무들, 잎사귀들, 풀 또는 꽃들, 하늘의 해, 빛나는 별들 등 이런 것이 다 나름대로 봉사를 하고 있다. 대양도 호수도 시내도 샘물도 다 남에게 주기 위하여 받아들이고 있다. 누군가 아주 작은 삶을 열심히 살아 내기에 우리의 큰 삶도 가능하다. 누군가 맡겨 준 생태적 지위(Ecological Niche)에 충실하게 각자의 위치에서 정교한 삶을 살아가기에 온 세계가 공존한다.


창조 세계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아름다운 모습들에 대하여 어떤 이들은 이 모든 아름다움이 자신의 생존을 위한 하나의 전략이라고 이해한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함께 살아가기 위한 희생과 봉사라고 이해한다. 과연 이들은 각자의 생존을 위해서 점점 아름다워지는 것일까? 아니면 함께 살아가기에 아름다운 것일까? 나의 대답은 후자이다. 단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이 모든 일을 자연이 스스로 한다고 말하기에는 그들의 조화와 공존이 너무도 정교하게 연결되어 있다. 온 세계가 자신만을 위해서 살지 않기에 더 아름다워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아름다운 세계를 ‘스스로 존재한다’는 의미로 자연계(自然界)라고 부른다. 또 어떤 사람은 ‘하나님(신 혹은
하늘)에 의해서 존재한다’는 의미로 천연계(天然界)라고 부른다. 하지만 나는 이 아름다운 세계를 창조 세계(創造 世界)라고 부르길 더 좋아한다. 왜냐하면 성경은 이 모든 아름다운 세계가 하나님의 능력과 마음을 반영하는 나를 위한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말씀하고 있는데 그 의미를 가장 잘 반영하는 표현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사실 창조 세계의 아름다움이 하나님을 완전히 증명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열린 마음과 기대로 그 아름다움과 질서를 자세히 살펴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그것을 만드신 하나님의 깊은 사랑의 마음과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기대를 찾을 수 있다.
또다시 시작되는 봄을 맞이하며 나태주 시인의 ‘꽃밭’(1972)이라는 시 한 편을 떠올려 본다. “봄 어느 날 마당 귀퉁이를 일구고 거름흙을 섞어 아버지가 만드신 한 평짜리 꽃밭에 나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꽃모종을 얻어다 심었습니다. 꽃들은 좋아라 잘 자랐고 꽃송이도 제법 많이 달아주었습니다. 비 오는 날 같은 때, 아버지는 새로 꽃핀 그것들을 신기한 듯 유심히 바라보곤 하십니다. 살림에 찌들은 깊은 주름살도 꽃물이 들어, 오랜 중풍으로 병든 신경에도 풀물이 들어 어쩌면 꽃들이 아들딸로 보이시는가. …아버지는 생땅에 일군 꽃밭이고 우리 형제는 그 꽃밭에 피는 꽃송이들. 그렇게 바라시는 마음, 그렇게 바라며 사시는 하늘 같은 마음아.”
나는 이 아름다운 세계를 보며 온 세상을 창조하신 이의 마음을 본다. 나의 삶을 향한 창조주의 기대를 본다. 모든 창조물에는 창조주의 마음과 기대가 담겨 있다. 이 봄에, 우리의 마음을 활짝 열고 창조주가 베풀어 놓으신 아름다운 선물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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