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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구절은 ‘믿음으로 말미암는 구원’이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근거로 안식일 준수를 거부하려는 사람들에 의해 자주 사용된다. 이들은 ‘우리가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면, 왜 안식일을 준수해야 합니까?’라고 질문한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은 몇 가지 무지(無知)에서 비롯된 것이 분명하다.

첫 번째, 이 질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구원의 방법(method of salvation)과 구원의 표준(standard of salvation) 사이의 구분을 알지 못한다. 바울은 구원(칭의)이 율법의 행위가 아닌 믿음으로 된다는 구원의 방법(method)뿐 아니라 구원받은 자는 하나님의 율법에 순종하므로 믿음

을 드러낸다는 구원의 표준(standard)도 강조한다. 만약 구원의 방법과 구원의 표준 사이의 구분을 알지 못하면, 우리는 바울이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을 가르치면서 의롭다고 하심을 입은 이후에도 여전히 지속되는 죄를 용인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게 된다. 그러나 바울이 가르치는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는 “죄의 정당성”을 담고 있지 않고 대신에 믿음으로 말미암아 ‘죄인에게 주어지는 칭의’를 의미하는 것이다.

두 번째, 이 질문은 하나님의 선물(God’s gift)과 하나님의 요구(God’s claim) 사이의 관계를 분명히 알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한 것이다. 바울은 로마서의 전반부(1~11장)와 갈라디아서 전반부(1~4장)에서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로서 주어진 구원의 방법에 대하여 가르친다(롬 3:21~28;10:9~10; 갈 2:16; 3:10~11; 4:28~30). 이어서 바울은 로마서와 갈라디아서의 후반부에서 그리스도의 은혜를 통하여 하나님의 계명에 일치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구원의 표준을 하나님의 거룩한 요구로 제시한다. 죄인인 인간의 구원을 향한 하나님의 선물을 강조하면서 구원받은 인간에게 하나님의 계명에 일치하는 삶을 제시하시는 하나님의 요구를 무시하는 것은 바울뿐아니라 성경 전체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죄의 형벌(penalty of sin)에서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는 계속되는 죄의 유혹(temption of sin)과 지속되는 죄의영향(influence of sin)으로부터도 우리를 구원하여 우리가 “새 생명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롬 6:4) 할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는 구원의 시작부터 구원의 완성 때까지 우리의 삶 속에서 계속 작용한다.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하심에 대한 강한 믿음 가운데서 바울은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롬 12:2)고 권면한다.

세 번째, 이 질문은 하나님의 선물인 구원(salvation)과 하나님의 요구인 율법(law) 사이의 관계에 대한 부족한 이해에서 기인한다. 하나님의 선물인 구원은 하나님의 요구인 율법 이전에 주어진다. 또한 율법에 일치하는 삶은 이미 구원을 얻은 자의 율법에 대한 순종의 증거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요구는 하나님의 선물을 받기 위한 선결 조건이 될 수 없다. 오히려 하나님의 선물이 하나님의 요구에 대한 성취를 보증한다. 한마디로 율법 준수는 인간 구원의 조건이 아니다. 덧붙여 하나님의 요구는 우리에게 절대적인 완전을 요구하지 않으신다. 대신에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가 성취할 수 있는 높은 의의 표준을 제시하신다.

결론적으로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 있지 않고 믿음으로 되”는 것이라는 바울의 가르침은 하나님의 율법을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바울은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는 “우리에게 율법의 요구가 이루어지게 하려”(롬 8:4)고 의도되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