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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이 알려주는 친밀감 회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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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사미디어 등록일 20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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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아들과 어머니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일교차 때문에 외투를 입으라고 아들에게 말한 어머니는 아들이 입은 점퍼가 영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아니, 왜 이걸 입어? 너무 작아 보이잖아! 동생 옷 입은 것처럼…. 넌 옷 입고 거울도 안 보니? 넌 항상 옷을 작게 입더라. 자, 엄마를 봐! 엄마처럼 딱 맞게 입으면 얼마나 보기 좋아!” 엄마의 잔소리가 아들은 영 듣기 싫었는지 대꾸도 안 하고 시큰둥한 표정으로 마지못해 서 있었습니다. 분위기가 좋지 않아 직접 눈을 마주치긴 민망해서 물끄러미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엄마와 아들의 모습을 힐끗 쳐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린 아들은 말끔하고 자기 체격에 맞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엄마는 어떨까? 호기심에 나의 눈길은 엄마의 착장에 머물렀습니다. 엄마는 자기 체격보다 다소 커 보이고 헐렁해도 너무 헐렁한 상의와 마치 밭을 매러 가는 듯한 몸뻬 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분명 엄마 생각에는 자신이 입은 옷이 딱 맞다고 여기고 아들을 나무랐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엄마의 생각이 옳다고 보기엔 조금 억지스러운 면이 있었습니다. 아이는 아무 말도 없이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갔습니다. 기가 죽어 엄마한테 인사도 못하고 힘없이 나간 아이는 학교에 도착해서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불과 30초도 안 되어 일어난 사건이었지만 제게 큰 울림이 있는 교훈을 주었습니다. 아들의 감정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 생각만을 속사포처럼 쏟아 놓던 엄마를 보며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가족에게 강요하면서 살아왔던 제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로 인해 힘들었을 가족의 모습이 이해되었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다른 누구와의 소통보다 가족과의 소통이 더 어렵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소통에 대하여 배울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사실 관계를 좋게 하거나 파괴하는 모든 습관이 대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대화법 자체가 관계의 변화를 일으키는 드라마틱한 도구는 아닐지라도 친밀감을 회복하는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됩니다. 관계를 좋게 하는 바람직한 방법을 알아도 부정적 감정을 소유하고 있는 대상에게는 잘 적용이 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럴 때는 먼저 상대와의 부정적 감정이 풀어져야 안전한 느낌이 들면서 좋은 대화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가족 간의 친밀감을 회복하는 3단계 대화법을 알려 드리려 합니다. 


첫 번째는 반영하기(reflection)입니다. 거울에 자신을 비추듯 내가 거울이 되어 상대방을 비춰 주는 것입니다. 외출을 앞두고 거울 앞에 서 있다고 가정해 보시기 바랍니다. 거울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비춰 주기만 합니다. 그럼 우리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알아서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면 됩니다. 아내가 우울하다고 하면 “우리 자기, 우울하구나!”라고 되돌려주면 됩니다. 사실 누구에게나 우울한 마음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우울한 마음을 몰라보고 보살펴 주지 못하면 우울증으로 시달리게 됩니다. 반영하는 대화를 하면 남편이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해 준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자녀와 대화할 때도 이 방법은 효과적입니다. 아이가 “엄마, 나 학교 가기 싫어!” 하면 부모님들은 덜컥 겁이 나서 아이의 마음을 반영해 주지 못합니다. “학교 가기 싫구나.”라고 말하면 진짜로 학교에 가지 않을까 봐 미리 걱정합니다. 하지만 “우리 아들, 오늘 학교 가기 싫구나.” 이렇게 부모에게 마음이 받아들여진 아이는 다시 학교에 갈 용기를 얻게 됩니다. 


두 번째 대화법은 인정하는 것입니다. 아내가 우울하다고 말하거나 남편이 외롭다고 할 때는 지금의 감정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배우자의 감정에 대하여 어떠한 판단도, 평가도 하지 말고 ‘아내가 지금 우울하고 남편이 지금 외롭구나.’라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런데 “우울하긴, 배부른 소리 하네. 당신이 나가서 사람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사는지 좀 봐. 집에서 할 일 없이 가만히 있으니 우울하지.” 이렇게 말하면 아내의 우울증은 더 심화될 것입니다.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저는 사범대를 나왔어요. 저는 고등학교 교사였어요. 제 남편은 아무개입니다. 그런데 제 마음은 가끔 외롭습니다.”라고 말하면 이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왜 사범대를 나왔어요?” “왜 많은 직업 중에 교사를 택했나요?” “왜 그 남자와 결혼했죠?”라고 묻지 않습니다. 유독 정서적인 상태를 말하면 “왜 외롭죠?” “왜 우울한가요?”라고 되묻습니다. 어느 대학 출신이라고 하면 “아, 그렇군요.”라고 받아 주듯이 우울하다고 말하면 “그렇군요.”라고 받아 주면 됩니다. 같은 가족 안에서도 기질과 성품이 판이하게 다른 경우를 흔하게 봅니다.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사람들이 연합을 이루는 비결은 서로의 감정, 생각, 행동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서로 더 깊이 이해하게 되면 관용성이 계발되고 품성의 모난 점들이 고르게 될 것입니다. 


세 번째 대화법은 공감입니다. 공감의 어원은 ‘들어가서 느끼다’입니다. 정서에 익숙하고 관계 지향적인 여성이 남성보다 더 공감을 잘합니다. 반면 남성에게 공감은 쉽지 않습니다. 배우자가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면 마치 자신을 비난하는 것 같아 도망가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남자도 공감이 필요하고 감정을 배워야 합니다. 남자도 외롭고 힘들 때 위로를 받아야 건강하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반영해 주고 인정하게 되면 공감이 쉬워집니다. 이것을 부부 관계, 자녀 관계에 꾸준히 적용하다 보면 뇌에 새로운 정서 회로가 생깁니다. 반영하고 인정하는 대화는 내가 상대의 생각이나 정서에 동의하지 않아도 가능합니다. 아내의 우울함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난하면 부부 관계가 더 나빠집니다. 부정 정서는 새로운 정서를 경험할 때 사라집니다. 우울한 사람에게 위로의 정서를 경험하게 해 주면 우울감이 사라집니다. 배우자에게 왜 화났는지 물어보고 이유를 들어주고 마음을 달래 주면 상대는 안정을 회복하고 진정한 내 편이 되어 줄 것입니다. 약속 시간에 늦은 남편에게 “뭐 하다 이렇게 늦었어?”라고 하기보다 “시간이 늦어서 급히 오느라 힘들었겠네? 혹시 급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지?”라고 물어봐 준다면 남편은 따뜻한 마음을 표현해 준 아내에게 더없이 고마움을 느낄 것입니다. 



​전영숙 ​서중한합회 가정봉사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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