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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탐사하기 딱 좋은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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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사미디어 등록일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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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도시에서 대학생들이 과학관을 찾아왔다. 함께 산과 강가로 다니며 탐조를 하였는데 흔히 볼 수 있는 왜가리와 백로를 보고도 얼마나 기뻐하는지 함께한 시간이 큰 보람으로 다가왔다. 침울해하던 학생들이 생글생글한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보며 새를 보는 것이 이렇게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요즘은 겨울 철새들이 월동을 위해 한반도에 날아오는 시기이다. 숲은 나뭇잎들이 떨어져 새들을 쉽게 관찰할 수 있고 전국 하천에서는 겨울 철새인 오리류를 볼 수 있는 시기이다.



새를 보거나 새소리를 듣는 것이 정신적 웰빙에 좋다는 연구도 있다. 새소리를 들으면 우울증과 편집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도 나왔다. 심지어 헤드폰으로 인공적인 새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으며 한 번의 새 관찰이나 새소리를 듣고도 질환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어떻게 새를 잘 관찰할 수 있을까?

필요한 복장과 도구

사람에게 지나치게 눈에 띄는 색은 새들에게도 경계심을 유발하는 색이다. 따라서 가급적 자연에 가까운 색의 옷을 입는 것을 추천하며, 신발은 관찰하고자 하는 대상에 따라 다르게 선택할 수 있으나 무엇보다 발에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물론 야외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을 위한 모자나 쿨토시가 필요하며, 겨울철에는 방한 복장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손과 발을 따뜻하게 해 줄 핫팩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복장을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면 강변이나 하천가 주변에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해 차 안에서 관찰할 수도 있다. 


쌍안경은 탐조 활동에 필수 준비물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새들은 사람보다 4-8배 더 멀리 볼 수 있는 망원 능력을 갖추고 있고 가까운 대상도 현미경처럼 자세히 볼 수 있는 시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는 머리에서 눈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고 사람보다 두 배 큰 동공과 8배 이상의 시세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시력이 매우 예민하다. 따라서 이러한 새들을 자세히 관찰하려면 쌍안경이 필요하다. 


새를 관찰하기 좋은 쌍안경은 너무 고배율이면 흔들림이 심하고 구경이 너무 크면 무거워 오래 사용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7-10배 사이의 배율과 25-40mm 사이의 구경을 선호하는 편이다. 너무 저렴한 쌍안경은 고장이 잘 나고 고급 제품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좋다. 


좀 더 세밀한 관찰을 원한다면 망원경(조류 탐사용 필드스코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 망원경은 보통 20-60배 배율을 제공하며 가격은 다양하므로 이 역시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 특히 쌍안경 사용이 어려운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나 단체에서는 조류 관찰용 만원경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고, 아이들이 새를 더 좋아하게 만드는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좀 더 추천하자면 고배율 줌 기능이 있는 조류 사진 촬영용 카메라나 DSLR 카메라에 망원 렌즈를 사용하여 사진을 찍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새를 구별하기 위해 도감이나 앱을 활용하면 새에 대한 흥미가 커질 것이다. 특히 야외에서 들고 다니기 좋은 도감은 500종 이상의 새를 다루며 각각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그림이나 사진이 포함된 것이 좋다. 


또한 요즘 새를 식별할 수 있는 여러 앱도 있지만 우리나라에 최적화 된 앱은 아직 많지 않다. ‘조류도감’이나 ‘한국의 새’와 같은 앱을 검색해 설치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새를 볼 수 있는 장소

​1월 철원평야: 세계적으로 두루미 관찰 명소로 각광받고 있으며 15종의 두루미 중 7종이 이곳을 찾는다.

2월 순천만: 흑두루미를 만날 수 있는 명소로 해마다 3-4,000마리의 흑두루미가 관찰된다. 

2-3월 예산 예당호: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창오리 군무를 볼 수 있는 명소 중의 명소이다. 가창오리의 특성상 자주 이동하므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4월 화성호: 봄과 가을에 수만 마리의 도요류가 대이동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5월 광릉 수목원: 고목이 많아 딱따구리류, 지빠귀류 등 다양한 산새를 만날 수 있다.

6월 강화도: 지구상에 4,000여 마리만 남은 저어새를 만나기에 가장 좋은 장소로 저어새가 쉬고 있는 평화로운 모습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7-8월: 한낮의 더위는 새나 사람 모두에게 너무 뜨거워서 탐조에 그다지 좋은 계절이 아니다. 하지만 숲이나 계곡, 하천 등에서 목을 축이러 나온 산새들이나 백로류를 확인할 수 있다. 

9월 금강 하구: 도요류와 물떼새들이 즐겨 찾는 탐조 명소이다.

10월 천수만: 오리, 기러기 등 겨울 철새들이 가장 많이 겨울을 나는 곳으로 큰기러기떼와 쇠기러기떼가 동시에 날아오르는 장면은 장관이다. 

11월 우포늪과 주남 저수지: 기러기류, 오리류, 고니류와 노랑부리저어새를 비롯해 지빠귀류, 되새, 멧새, 딱따구리류, 재두루미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탐조 명소이다. 

12월 낙동강 하구: 큰고니, 혹부리오리, 간혹 솔개까지도 만날 수 있는 철새들의 보금자리이다. 


이렇게 월별로 탐조지를 추천했지만 사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통과 철새들의 중요한 기착지로서 남해안과 서해안에서는 사계절 내내 다양한 새를 만날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모든 하천이 철새들의 월동지가 되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새들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정신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탐조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탐조 활동은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5년 동안 우리나라에 우울증이 33%나 증가했다는 통계가 있다. 그중 20대는 90%의 상승률을 보이며 전체 우울증 환자의 19%를 차지했다. Scientific Reports에 따르면 새소리의 짧은 오디오 클립(단 6분)을 들어도 불안, 우울증, 편집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번 겨울 가족들과 함께 아름다운 새들을 관찰하며 우리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고 소중한 추억을 쌓는 시간을 갖는 것을 추천한다.



​최준태 ​별새꽃돌과학관 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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