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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수 장로의 질그릇 같은 신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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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06.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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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서 창조의 숨결 느끼며 하나님 사랑 체험
이학수 장로는 정형화되지 않은 흙더미에서 그릇을 만들며, 하나님의 사랑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한다. 사진기자 김범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가업을 9대째 전수받아 400년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옹고집’ 옹기장이 이학수(51세, 중요무형문화재 제96호) 장로.

그는 오늘도 직접 물레를 발로 돌려 그릇을 빚고 부엽토와 재를 섞은 유약을 발라 가마에서 구워내는 전통의 방식 그대로 옹기를 만들고 있다.

이 장로는 “우리 선조들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쉽사리 뗄 수 없는 생활그릇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옹기의 매력을 풀어냈다.

이 때문인지 한민족과 흥망성쇠를 같이하며 우리 고유의 정서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온 그릇을 빚는다는 것은 그에겐 매일의 일과이면서도, 날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기쁨이 된다.

어쩌면 그가 빚고 있는 옹기에는 투박하지만 정겨운 한민족의 숨결과 서민의 정서가 오늘날까지 오롯하게 배어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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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재림신앙인인 그에게 자신의 직업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며 각별하다. 태초에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매 사람이 생령이 된 것처럼, 이 장로 역시 흙으로 그릇을 빚으며 그 숨구멍에 새로운 생명의 호흡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하나님이 인간을 빚으실 때의 소재도 흙이었고, 내 작업의 소재도 흙이라는데 신앙인으로서 큰 매력을 느낀다”며 인간의 근본을 찾아 나서는 여행의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정형화되지 않은 흙더미에서 유용한 그릇을 만들며, 인간을 창조한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흙이 주는 질감을 매만지고, 흙에 생명을 불어 넣을 때마다 그는 하나님에게 나아가지 않을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한다. 매일 아침 물레를 돌리며 옹기를 하나하나 빚어 낼 때마다 그는 한 줌의 흙으로 사람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곤 한다.

“작업을 하면서도 문득, 내가 재림신앙을 가지게 되었음에 감사의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신앙인으로서 느끼는 감회도 그만큼 남다르죠. 크고 작은 그릇들을 만들고, 연륜이 쌓여가면서 감사의 마음은 더욱 깊어집니다”

그는 이처럼 오늘도 흙을 빚으며 날마다 새로운 교훈을 얻는다. 흙이 갖는 생명력은 그를 자연스럽게 하나님과 연결해주며, 서로 다른 생명을 창조의 숨결과 호흡으로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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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로는 “오늘날 하나님의 진리를 발견하는데 꽤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이 자연스럽게 창조주를 만나는 방법은 흙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이라며 그만의 독특한 전도법을 제안한다.

옹기에 생명의 호흡을 불어넣으며, 겸손하게 자신을 돌이켜 보게 되면 어느새 창조의 깨달음을 터득해 가게 되고, 살아있는 동안 하늘과 더욱 가까워지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쩌면 이러한 공감이 고리처럼 연결될 때 다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새로운 문화사역의 한 방편이 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도 스친다. 방법을 깨우치고 익히면 훨씬 쉽게 터득할 수 있듯, 이러한 접근을 통해 많은 이들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전통옹기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들이 써야 할 그릇이라는 게 저의 변함없는 생각입니다. 또 나의 위치와 달란트로 또다른 선교의 뿌리를 내릴 수 있다면, 그 또한 내게 맡겨진 사명이라 생각합니다”

인심 좋은 이웃집 아저씨처럼 너털웃음을 지어보이는 이 장로의 푸근한 얼굴에서 장인의 정신과 남다른 선교의지가 엇갈려 배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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