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클라베 시작...세계의 눈은 다시 바티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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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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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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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과 외교적 협력관계 증진해야” 목소리도
새 교황은 세계 42개국의 80세 미만 추기경 115명이 비밀투표로 선출하며, 2/3분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사흘간 오전과 오후 두 번씩 하루 4회 투표하고 하루는 쉬는 방식으로 계속 진행된다.
이렇게 3회, 즉 12일이 지난 뒤에도 새 교황이 선출되지 않으면 투표방식을 바꿔 과반수나 결선 투표 방식을 도입한다.
교황청은 새 교황이 선출되면 시스티나 성당 굴뚝으로 흰 연기를 피워 올리는 동시에 종을 쳐서 이를 알린다.
콘클라베의 시작을 앞두고 세계 각 언론은 추기경단 내 보수파와 개혁파 간의 물밑 움직임이 분주하다고 보도했다. 요한 바오로 2세가 숨을 거둔 직후엔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출신의 개혁파 교황설이 유력하게 제기되더니, 최근에는 유럽 보수 교단이 교황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
이런 가운데 그간 교황 후보로 급부상했던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의 나치 관련 전력이 제기돼,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교황은 뛰어난 정보망 갖춘 세계적 정치가" 영향력 극대
한편, 콘클라베의 시작과 더불어 앞으로 교황청의 세계적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국내에서도 그간 미진했던 바티칸과의 외교적 협력관계를 증진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로마시 안에 있는 인구 1000명밖에 안 되는 바티칸에 상주하는 각국의 대사는 74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전 세계에 파견하는 상주 대사가 93명임을 감안할 때 상당한 숫자다.
특히 미국은 주바티칸 대사관에 7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교황청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이는 앞으로 미국과 교황청과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해 갈 것인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재림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밖에 가톨릭 인구가 한국의 1/10 밖에 안 되는 일본도 한국보다 많은 숫자의 바티칸 대사관을 운영하면서 가톨릭신자인 참사관을 두고 바티칸의 내부 정보에 접근하는 외교를 펼치고 있으며, 아시아의 이슬람 국가들도 종교를 넘어 주바티칸 대사관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바티칸의 영향력은 이번 교황의 죽음을 두고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한걸음에 교황 장례식에 달려오는 것이나, 전 세계가 애도하며 많은 이들이 위성생중계를 지켜보는 모습에서 충분히 입증됐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963년 수교한 이후 대사와 서기관 등 3명짜리 미니 공관 운영에 그치고 있는 한국의 실정을 지적하며 남미를 비롯한 전 세계 가톨릭 국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바티칸의 숨은 외교력을 이해하고 이제라도 효율적 외교에 눈을 떠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교황은 이미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권력을 넘어 정치력과 세계사 속의 막후 역할을 현실화하고 있으며, 대중에게 가장 인기 있는 스타이자, 뛰어난 정보망을 갖춘 정치가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막강한 군대도, 넓은 영토도 없지만 세계 11억의 가톨릭 인구와 종교적 상징성과 영향력을 기반으로 고개를 들며 잰걸음을 디디고 있는 바티칸과 힘을 모으려 세계는 지금 줄을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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