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의 위험에서 체험한 구원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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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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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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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중앙교회 김영복 장로...강원 산불 한 가운데서 무사
전날 밤부터 30여 시간 동안 250여 ha의 산림을 태우고 꺼진 강원도 산불의 불길 한 가운데 있었으면서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 기적 같은 순간을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 뿐 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장로가 살고 있는 양양군 양양읍 금풍리는 이번 강원 산불의 발원지에서 매우 근접한 곳. 더구나 휘몰아치는 강풍과 불기둥의 위험 속에서 결코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만큼 사방이 산과 들로 둘러싸여 있다.
5일 새벽 2시경 산불이 인근 마을인 물갑리를 지나고 있다는 소식에 김 장로는 급히 짐을 꾸려 대피를 서둘렀다. 그리고는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의 박홍균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기도를 요청했다. 화마의 침범을 거둘 수 있는 손길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의 보호하심 뿐이라는 생각에서 였다.
이후 김 장로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가족과 교우들의 도움으로 산을 통째로 집어 삼킬 듯한 거센 불길 속에서도 연신 물을 뿜어대며 집 주위의 불씨를 죽였다. 달리는 차가 흔들릴 정도로 바람은 맹렬했다. 치솟는 불길은 이미 50-60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를 태우고 있었다.
이미 집 주변 동네 곳곳에서 불에 타는 가옥의 처참한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뿌연 연기와 날아드는 잿더미 속에서 김 장로와 가족들은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만을 간구하며 최선을 다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불과 5미터 남짓한 지점의 대나무숲에 까지 불길이 번지며, 어느새 집 왼편의 야산마저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이제 그의 집이 전소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아무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었다.
호스를 끌어 혼신의 힘을 다해 계속 물을 뿌렸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역부족이었다. 70여 마리의 염소와 10여 마리의 강아지들은 화염 속에서 울부짖기만 했다. 인간의 무능력함에 눈물만이 앞을 가렸다.
혹 맹렬히 타들어가는 앞산에서 불씨가 바람에 날려 오지 않을까 염려되어 호스를 앞산으로 옮겨 물을 뿌렸다. 시뻘건 불기둥을 바라보며 그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주님, 도와주시옵소서...” 라며 간절히 기도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서서히 바람이 잦아들면서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토록 맹렬하게 돌진하던 산불의 기세가 약해졌다. 여전히 주변의 산에서는 불길이 치솟았지만 김 장로 집 근처에는 불이 더 이상 번지지 않았다.
어느새 지옥 같던 날이 밝고 해가 동편에서 떠올랐다. 교차로 입구에서 사람들을 통제하며 이리저리 현장을 살피던 경찰과 소방관들은 가족의 생명은 물론 집과 기르던 가축이 모두 무사한 것을 보고는 기적이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에게 보호의 손길을 보이셨다”며 거침없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했다. 불이 꺼진 현장에서 그가 처음으로 내뱉은 탄성 역시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켜 주셨다”는 이야기였다.
김 장로는 지난 7일(목) 만난 자리에서도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없었더라면 재난으로부터 무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거센 불길까지 주장하시면서 당신의 백성을 위험으로부터 구원하시는 권능의 하나님을 찬양한다”고 감사했다.
김 장로는 “나중에 하늘나라에 가서 구원받은 백성들의 무리 가운데 오늘의 경험을 간증하게 될 것”이라며 환히 웃어보였다.
“... 네가 불 가운데로 행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사 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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