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한 박사 부인 그레이스 류 여사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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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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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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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자서전 한국어 출간 하고파 ... 성육원 운영 보람
5일(금) 서울 양화진 외국인묘소에서 있을 류제한 박사와 메 에임스 류 여사의 묘비 제막식에 참석하고, 한국선교 100주년 기념예배에 자리를 같이하기 위해서다.
그녀는 류제한 박사와 함께 한국에서 봉사하던 메 에임스 여사가 1936년 신병으로 숨을 거둔 후 미국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던 1947년 류 박사와 결혼했다. 이듬해 4월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그녀는 의료봉사활동과 구호양육사업 등 한국민을 향한 아낌없는 사랑의 손길을 펼쳤다.
지난 1994년 선교 90주년 기념식에 이어 10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게 된 그녀는 “어디를 가도 밀려드는 인파와 차량들로 복잡하기 그지없다”며 그사이 새롭게 변한 한국의 발전상에 놀라움을 표했다.
올해 우리 나이로 95세의 노파는 “최근 손등에 피부암이 발생해 제거수술을 했지만, 건강에 큰 문제는 없다”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지난 1일(월)에는 노구를 이끌고 경기도 가평에 있던 남편의 별장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 정확히 찾지는 못했다고.
그레이스 여사는 생전의 류제한 박사에 대해 “매사 깊이 생각하는 신중한 사람이었다”고 추억했다. 또 “학창 시절에는 항상 최우수 성적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성실했는데, 특히 기억력이 좋았다”고 회고했다.
그녀에 따르면 류 박사는 한국을 떠난 이후로도 종종 한국의 재림성도들과 위생병원을 떠올리며 모두의 건강과 발전을 위해 기도했다고 한다. 류 박사는 이때마다 “위생병원은 그리스도인 기관이기에 이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참된 재림성도들이 되어야 한다”면서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성경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야한다”고 되뇌였다는 것.
이번 한국방문길에 남편의 생전모습이 담긴 사진 등 몇몇 유품을 정리해 온 그녀의 손에는 류 박사의 자서전도 들려 있었다.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에는 한국에서의 병원 개척 등 초기 의료선교 당시 모습과 류제한 박사의 인간적 고뇌와 면모 등 인생역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녀는 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레이스 여사는 한국에서의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성육원’ 사업을 꼽았다. 성육원은 한국전쟁 직후인 지난 1955년 서울 상봉동에서 시작되어 80년대 초반까지 운영된 아동보호시설. 이 곳을 통해 전쟁고아 등 1,000여명의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이 따뜻한 돌봄을 받았다.
무작정 병원에 내어맡겨진 아이들을 하나둘씩 돌보게 된 것이 시작이 되어 한때는 600여명의 어린이를 가르치고 기르는 전문시설로 확장됐다. 1967년 10월 미국으로 돌아가기 까지 성육원에서 아이들을 정성껏 양육한 그녀는 “당시 모든 원생들을 친자식처럼 생각하고 교육했다”고 회상했다.
그레이스 여사는 선교 100년의 역사를 밟아온 한국 재림성도들에게 “성경을 연구하는 일에 게으르지 말고, 말씀대로 살기 위해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또 “선지자를 통해 우리에게 주신 건강법칙을 잘 따르는 참된 그리스도인의 생활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자신과 남편의 청춘을 바쳤던 위생병원에 대해서도 말을 이어갔다. 그레이스 여사는 “현재 서울과 부산의 위생병원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러한 환경일수록 더욱 마음을 모아 병원이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방편들을 연구하고, 시도해야 한다”며 구성원들의 연합을 강조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각 개개인이 모두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직원들은 개인기도와 말씀연구를 통해 정직하게 일할 수 있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레이스 여사는 오는 11일(목)에는 성육원 식구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모임을 갖고 14일(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위생병원은 현재 병원내 류제한 박사 기념관과 로비에서 류제한 박사 유품 및 사진전시회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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