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기독교정당 창당 앞두고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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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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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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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기독인층 종교 갈등 유발 우려하며 성토
기독교정당을 반대하는 토론회가 계속되고 있고, 교단과 연합기관도 기독교정당과 연결되는 것을 꺼리는 눈치가 극명한 가운데 기독교정당을 둘러싼 계속되는 논란 속에서 교계는 대체적으로 교회의 정치활동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기독교총선연대는 지난 4일(목) ‘기독교정당,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를 놓고 가진 토론회에서 “기독교정당을 주도하는 이들이 '정치권 복음화'란 명목 하에 정치권의 보수우파세력과 손잡고 정치권의 보수화를 꾀할 것이며, 총선에서 표를 얻기 위해 교인들을 동원하고 헌금을 정치자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독교란 이름으로 '정당세력화'하는 것은 정치적 권력으로 다른 종교를 지배하려는 것이며 이로 인해 종교간 긴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이는 개혁을 향한 시대적 흐름을 막는 것으로, 진정한 기독교 정신에도 위배된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성공회대 신학과 권진관 교수는 이 자리에서 “기독교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매우 보수적·대형교회 중심적이기 때문에 기독교정당은 보수주의·권위주의·가부장제적인 정치세력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이스라엘의 통치자가 되기를 거부하고 잘못된 정치권력을 비판한 예수는 권력의 단맛을 알고 헤롯을 '여우'라고 불렀다”면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정신과 대조했다.
장헌일 박사는 “기독교정당을 창당하고 운영하는데 소요되는 많은 예산을 교회가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교회의 합법적 결의 없이 교인들의 헌금으로 정치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기업이 불법선거자금을 지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같은 비판에 대해 기독교정당 창당준비위원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박영률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 총무)는 교계 대표급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구현하는 것도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라며 “정치가 악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들어가 고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논리를 펼쳤다.
박 목사는 한국교회가 정치 부패를 논할 자격이 있는가에 관한 질문에 “물론 기독교가 자랑할 것은 없다”면서도 “교회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교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을 뿐”이라며 교회를 범죄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기독교정당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민주노동당보다 표가 많이 나올 것”이라는 말로 자심감을 표현해 사회적 이목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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