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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엽기살인사건 기사에서 교단명 삭제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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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04.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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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언론사에 강력 항의 ... 범인 재림교인 단서 없어
미국에서 발생한 일가족 살해사건의 용의자가 ‘재림교인’이라는 미확인 보도가 국내 언론에 게재되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연합회는 해당 기사에서 교단명을 삭제하도록 조치했다. 사진은 체포된 용의자의 모습. 사진기자 조선일보
현지 시각으로 지난 12일 미국의 프레즈노시에서 발생한 일가족 9명 살해사건의 용의자가 ‘재림교인’이라는 미확인 보도가 국내 언론과 주요 포털사이트에 게재되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연합회는 해당 기사에서 교단명을 삭제하고, 관련 언론사에 항의 및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연합회 미디어센터(원장 박성하)는 23일(화) 재림마을 게시판에 올린 ‘미국 살인사건 기사관련 조치 내용’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파악이 가능한 주요 사이트에서 본 교단명을 삭제하고, 단순히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대치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각 인터넷 언론사에 항의 및 재발방지 요청 서한을 발송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자신의 부인과 자녀 등 9명을 살해한 마커스 웨슨(57)의 혐의로 알려진 이 희대의 엽기살해사건은 근친상간과 일부다처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미국 현지는 물론 세계 각 국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엠파스 등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는 이 기사를 보도하면서 “그는 전과도 없는 독실한 기독교인(제7일 안식일교회)”이라고 처리했다.

이들 사이트와 언론은 문제의 해당 기사에서 “(범인은)사교와는 거리가 멀 뿐 아니라 마약·TV는 물론 몸에 나쁜 음식도 멀리하는 채식주의자였다고 한다. 게다가 그의 부모와 살아남은 아들·딸들은 그가 '머리 좋고 신실하고 헌신적이며 하느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에 그를 알던 사람들도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순간적으로 뭔가에 씌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엽기적 살인사건의 보도에 특정 교단명을 미확인 상태에서 인용함으로써 재림교회에 대한 일반 여론의 부정적 인식을 갖게 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실제로 관련 기사를 읽은 네티즌 사이에서 재림교회에 대한 오해로 가득한 글들이 한동안 게재되기도 했다.

더욱이 24일(수) 현재까지 범인이 재림교인이라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거나 증명된 것은 하나도 없는 상태다. ANN도 지난 16일자 보도에서 “(범인이)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인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이 기사는 잘못된 것”이라는 커미트 네트버그 북미지회 홍보부장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ANN은 “웨슨이 재림교인이라는 어떠한 기록도 발견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북아태지회 홍보부와 연합회는 해당 언론사 및 포털사이트의 담당 기자와 편집국 측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문제의 기사에서 교단명을 삭제하는 한편, 관련 리플글을 모두 지우도록 조치했다.

연합회는 항의서한에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기사화하여 특정교단을 언급, 보도함으로써 본 교단의 명예를 훼손하게 된 것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신중하지 못한 보도행태를 지적하고 “추후에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각별한 조치를 요망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북미지회 홍보부장 네트버그 목사는 이와 관련 “우리는 프레스노시를 비롯한 모든 국민들과 함께 슬퍼하고 있으며, 이 비극적인 때에 하나님께서 무모한 사건으로 깊은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위로해 주시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용의자 마커스 웨슨은 지난주 금요일 체포된 이래 경찰에 구금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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