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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기저귀 발언' 목사 인권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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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03.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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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 모욕감 불러일으킨 언어폭력” 격노
개신교 지도자급 목사의 여성비하 발언을 규탄하는 기독여성계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예장합동 총회장 임태득 목사의 ‘기저귀 발언’에 따른 후유증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는 것.

한국여신학자협의회를 비롯한 31개 여성.사회단체는 지난 3일자로 최근 ‘기저귀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임 목사에 대한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시켰다. 이들은 그간 가시적인 조치가 없을 경우 성희롱 혐의로 임 목사를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법적, 제도적으로 대응책을 모색해 왔다.

이들 단체는 진정서에서 “(목사나 장로 등 직임에서)여성안수를 제도적으로 막는 것은 명백한 성차별이요, 인권침해”라며 “특히 ‘기저귀차는 여성은 안된다’는 발언은 여성의 임신과 출산 등 생명창조의 역할 전체를 경시하는 것이자, 여성에게 수치심과 모욕감을 불러일으킨 언어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여신협 등 교계 여성단체 대표들은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 대치동 예장합동 총회회관 앞에서 ‘여성 비하’ 발언과 관련, “한 교단의 대표자가 장래 목회자가 될 신학생들 앞에서 기저귀 발언을 한 것을 듣고 여성들은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가눌 수 없다”며 임 총회장의 사퇴와 공개사과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날 ‘교회내 여성차별 조장하는 남성 목회자 들은 각성하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인 이들은 “여성을 비하하고 생명을 경시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목사가 최근 열린 교단장협의회에서 상임회장에 선출되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이는 한국교회 전반에 퍼져있는 성차별 정서가 그대로 노출된 것”이라고 규탄했다.

문제의 임 목사는 지난달 12일(수) 총신대 채플 설교에서 “여자가 ‘기저귀’를 차고 어디 강단에 오를 수 있느냐”며 여성 비하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으며, 이후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부적절한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앞으로 실언이나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며 사과,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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