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남긴 ‘마라톤 간담회’ 3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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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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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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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자료 없이 구두로만 설명 등 운영미숙 노출
그러나 이날 간담회는 관련 자료의 미비와 매끄럽지 못한 진행, 원론에 그친 답변 등 운영상에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하며, 기대했던 성과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이다.
우선 이날 간담회에는 병원 증축에 따른 이해가 부족한 참석자들을 위해 주최측에서 응당 준비했어야 할 증축 개요나 진행상황 등이 담긴 관련 자료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연합회 행정위원인 이학봉 목사조차 “객관적 자료도 없이 병원측의 개괄적 설명에만 의존하고 있으니 참석자 입장에서는 매우 막연하고 당혹스럽다”며 문제성을 제기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증축 준비상황 및 이후의 수익구조 등 검토자료가 문서나 차트가 아닌 구두로만 일방적으로 전달되어 청중들은 이것들이 실제적으로 얼마나 면밀한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었던 것.
더욱이 이날 모임은 일반 성도들의 관심이 쏠린 중대한 사안이었음에도 효율적 간담회를 위한 진행방법 및 형식이 사전에 정해지지 않아 이를 놓고도 참석자들간 상당시간 이견이 엇갈렸다. 때문에 의사진행발언이 계속되는 등 진행방식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본격적인 간담회가 시작된 것은 예정 시각보다 한 시간이나 지난 저녁 8시. 앞서 병원측의 안내에 따라 병원 시설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는 시간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사전에 공지된 바 없는 순서로 참석자들을 순간 당황스럽게 했다.
이후 예정된 질의.응답에 들어갔으나 거의 30여분간 일부 참석자에게만 발언권이 편중되어 원성이 이어지기도 했다. 때문에 한정된 시간 동안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써야한다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이를 조율하는데 만도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결국 이학봉 목사를 진행자로 결정하고 각자 궁금한 사항의 질문을 종이에 써서 제출하면 같은 유형별로 질의 내용을 취합, 책임자에게 답변을 듣는 방식으로 간담회는 진행될 수 있었다. 이미 두 시간 가량의 시간이 지나서였다. 사전에 진행방식을 충분히 준비했더라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실책’이었다.
원론적 수준에 그친 병원측 답변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몇몇 재정 문제에 대해서는 일관성 없는 답변으로 즉답을 피해 자리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병원측은 이 자리에서 “주위 의료환경에 비해 크게 낙후된 병원 시설과 발전을 위해 증축이 불가피하다”는 건축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거듭 설명했으나, 제시되는 질의사항에는 명확한 답변을 이어가지 못해 충실한 간담회를 소화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건축 재원 마련 및 대책, 컨설팅의 부재, 마스터플랜의 미흡 등 증축사업의 현실성과 위험성에 대한 객관적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간담회를 앞두고 이미 충분히 예견되어 왔으나, 이에 따른 심층적인 답변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때문에 그동안 인터넷을 통해 비쳐졌던 양측간의 견해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서로 다른 생각과 잣대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약 다섯 시간동안의 ‘마라톤 간담회’가 자정을 넘겨 끝나자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서로의 소감을 나누었다. 이 자리에서 한 참가자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민심이 전달되어 병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되리라던 성도들의 바람이 결국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며 허탈해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착공시기가 다소 지연되더라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컨설팅 과정을 거쳐 병원 증축이 보다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며, 병원측은 추후 재정을 포함한 세부적 마스터플랜 등 검증 자료를 제시한다는 등의 제안사항이 수용된 점은 간과할 수 없는 소득"이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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