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속 재기의지 다지는 성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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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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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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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우 도움이 가장 커 ... 봉사의 손길에 감사
이재민들은 생활터전이 복구되어 정상화되기까지 한 달 이상 걸릴 것을 걱정하면서도 함께 힘을 쏟아준 교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강릉시 노암동에 사는 강경자 집사는 침수된 수퍼마켓에 진열되어 있던 물건의 반 이상이 물에 젖어 3,000여만원의 손해가 불가피하지만 여기저기 함께 걱정해 주며 용기를 주는 성도들의 모습에서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해 복구가 일찍 끝난 성도들은 이웃 교인들의 상가와 집을 찾아 바쁜 일손을 거들었다. 교인들은 생활터전을 다시 일구는 피해민들을 찾아 음식과 식수를 제공하며 아픔을 같이했다.
복구현장에 나와 일손을 거둔 한 여성도는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형제입장에서 이해하고, 도우면서 극복해야 하지 않겠냐”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골목을 가득 메운 쓰레기더미에서 새어나오는 악취와 무더위 속에서도 “복구일손이 많은 도심지역보다 농촌지역은 상황이 훨씬 더 열악하고, 힘들 것”이라며 고립마을에 살고 있는 성도들을 걱정했다. 실제로 외곽 고립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파손된 도로가 복구되지 않아 5시간이나 되는 산길을 걸어 라면이나 생수를 봇짐에 싸들고 들어가야 하는 형편이다.
수해현장에서 만난 교인들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며 처참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애썼다. 현관까지 치밀어 오르는 빗물을 뚫고 대피했다 물이 빠지면서 집으로 돌아온 배순남 집사는 온갖 집기류가 물에 떠내려가고, 방에는 30Cm나 되는 진흙이 쌓여있지만 “인명피해가 없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다”며 감사할 조건을 찾았다.
배 집사는 “너무 급박해서 온 가족이 빈 몸으로 나와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지만, 많은 인명피해 가운데 우리 가족의 생명을 지켜주셨고, 집을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며 “가장 어려운 상황에 교우들이 식사와 물을 공급해 주셔서 큰 위안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수해지역의 한 목회자는 “우리 교인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위로하고, 눈물 흘리며 이 난관을 극복하려 애쓰고 있다”고 전하고 “계속되는 기도와 지원, 관심은 수재민들이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평생 이런 재난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두른 한 노파는 한 줄기의 벼이삭이라도 더 세워보려 허리를 굽히며 “이번 재해를 겪으면서 사람은 언제 어떤 입장에 처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우리는 이런 경고를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말씀 안에서 더욱 튼튼한 믿음으로 살아가겠다는 의지로 바꾸어야 해”하며 하늘을 쳐다보았다.
성도들은 지금 재기의 의지를 다시 곧추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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