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생활터전 잃은 김기원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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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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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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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 구축으로 피해 커져 ... 성도 도움 절실
지난 봄, 이들 가족은 세상 어느 누구보다 행복한 꿈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고즈넉한 산비탈에 그림같이 예쁜 집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새로 장만한 집은 비록 시내와는 좀 멀어도 천연계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며, 가족간 신앙의 뿌리를 내려가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장난꾸러기 아이들도 새 집을 무척 좋아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번 태풍으로 그토록 소중한 집과 자동차, 각종 가재도구 등 살림살이가 고스란히 모두 매몰되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 31일 안식일 오후부터 계속된 폭우로 산사태가 나면서 집채만한 바위덩이와 토사가 밀려내려 집을 완파시켜 버렸다. 자동차는 지금도 돌덩이에 깔려 형체마저 알아보기 힘들 정도다. 엎친데덮친 격으로 아내가 운영하던 삼척 시내의 피아노학원도 침수피해를 입어 이 젊은 부부는 큰 시련을 당하고 있다.
재난은 순식간이었다. 미처 손을 써볼 틈도 없이, 그저 빈 몸으로 빠져 나오기 급급할 정도로 긴박한 순간이었다. 하마터면 가족들의 생명을 보장하지 못할 정도로 아찔했다.
김 집사는 문서전도자로 누구보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며,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왔던 이 시대 보기드문 청년이었다. 슬기롭고 지혜로운 아내도 행복한 반려자로 내조하며 작은 천국을 이루어왔던 그들이었다. 여유롭지는 않았지만 누구보다 근면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던 이들이었기에 지켜보는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더욱이 마을주민들은 이번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지난 동해지역 산불피해 후 산림청이 방화선구축을 위해 임도를 만든다며 산 중턱을 깎아버린데다 엄청난 양의 모래를 쏟아 부은 것이 화를 불렀다는 것이다. 실제로 방치해두었던 나무들은 빗물과 함께 붕괴되어 내려오며 피해를 유발했고, 임도에 깔렸던 모래는 냇가의 높이를 올려놓았을 정도로 쓸려 내려왔다.
주민들은 “10여년전에도 이처럼 많은 비가 오긴 했지만 이렇게 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며 인재를 탓했다.
마읍예배소 가족들은 “분명한 국가의 피해보상을 놓고 어쩌면 법적으로 싸워야 할는지 모른다”고 걱정하면서도 “하나님께 모든 짐을 매어 맡기며,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토록 애써 가꾸어왔던 삶의 터전을 한 순간에 잃어버린 김 집사 부부는 지금 삼척시내로 피신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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