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산나와 함께 쓰는 新 몽골리안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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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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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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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스칸의 땅에 복음을!!” (4회)
아침이 밝았다. 몽골에서 맞는 두 번째 안식일이다.
하지만 도착 첫 날 맞았던 몽골에서의 첫 안식일은 피곤과 여독에 시달리느라 진정한 안식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다항 캠핑장에서 맞는 안식일 아침은 싱그럽고 상큼하기만 했다. 대원들의 표정도 한결 밝았다. 이날은 몽골 재림가족들과의 콘서트가 예정된 날이기도 했다. 이들의 성공적 음악회를 약속이나 하는 듯 일행이 묵고 있는 숙소 위로 무지개가 떠올랐다. 아니, 몽골연합회의 두 번째 연합야영회를 축복이나 하듯 오색무지개는 캠핑장 전체를 아름드리 꾸며주고 있었다.
식사 후 교회 갈 채비로 바쁜 일행에게 한 무리의 몽골리안 친구들이 찾아왔다. 생각해보니 언제부터 인가 호산나 숙소를 찾는 몽골 교인들의 발걸음이 부쩍 잦아졌다. 환자들이었다. 단순한 배탈부터 피부질환 환자까지 찾는 이들도 다양했다.
약사인 춘수 씨가 가져온 약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몇몇 환자들에게 작은 선행을 베푼 것이 몽골교인들 사이에서 알려진 모양이었다. 환자들이 계속해서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치료받기 위해 호산나를 찾는 행렬이 밤 늦도록까지 이어진 날도 있었다. 이처럼 호산나는 이번 여행에서 음악적 교류뿐 아니라 자신들이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방편의 도움을 아낌없이 제공하기도 했다.
드디어 정규 안식일예배가 모두 마쳐지고 예정됐던 콘서트 시간이 다가왔다. 안식일예배는 우리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교과공부와 설교, 그리고 찬양과 간증순서로 이어진 안식일예배는 호산나와 몽골 재림교인들 모두가, 세천사의 기별 안에서 한 가족임을 실감케 했다.
또 여느날과 달리 깔끔하고 단정하게 차려입은 아이들이 맨 앞줄에 앉아 열심히 찬양하고 말씀을 경청하는 모습은 거룩한 안식일을 맞는 그들의 경건함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어른이나 아이나 모두가 행복한 표정이었다.
예정된 콘서트 시간이 가까워지자 호산나 대원들은 물론 함께 무대에 오를 몽골청년들의 표정에도 다소 긴장이 스며들었다. 물론 지금까지 몽골 청년들과 음악적 교류를 나누며 적잖은 일정을 소화했지만 어떤 의미로 본다면 이번 무대야말로 호산나가 몽골을 찾은 공식적이고, 가장 주요한 임무의 출발인 셈이었다.
전날 특별순서에서는 몽골 이르덴트교회의 성도들이 훌륭한 찬양무대를 선보여 주었다. 이르덴트는 수도 울란바타르에 이은 몽골의 2대 도시로 많은 재림교인들이 복음을 전하며 개척에 열심을 내고 있는 곳. 호산나의 방문 기간동안 ‘사랑의 빵 나누기’ 대원들이 구호와 사랑을 전하며 땀흘린 지역이기도 했다.
연합찬양, 기타합주, 연극, 간증 등 다양한 순서들을 감동적으로 꾸며준 이르덴트교회의 열정적 찬양은 모두를 하나로 묶기에 충분했다. 그들만의 전통적 문화와 색채는 잘 간직한 채 고유한 재림교회 문화를 만들어가는 이들의 모습은 호산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특히 뜻밖에 선보여진 워십댄스는 호산나 대원들 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이런 찬양은 처음”이라며 놀라워했다.
시간이 지나며 그들의 특별한 모습이 감동과 여운으로 전해져 올수록 호산나 대원들의 마음에는 ‘더욱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부담 아닌 부담으로 작용하는 듯 했다. 분명 이르덴트 교인들의 특순이 호산나에게 신선한 자극이 된 것은 확실했다. 전날 이런 훌륭한 순서를 경험한 때문이었는지 호산나에 거는 몽골 교인들의 기대도 대단해 보였다.
공연에 앞서 대기실에선 준비가 한창이었다. 가사와 화음을 다시 맞춰보기도 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기도 했다. 호산나와 몽골청년찬양팀이 손에 손을 잡고 기도를 시작했다. 하나님을 경배하고 찬양하며 그분께 영광을 돌리기를 원하는 마음이 각자의 표정에 가득했다.
드디어 오후 4시.
심호흡을 크게 들이쉰 몽골청년찬양팀이 먼저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그간 울란바타르 센트럴 교회와 기차, 그리고 다항 야영장에서 배웠던 노래들과 자신들이 준비한 찬양을 한 올 한 올 풀어갔다.
곧 호산나도 무대에 올라 ‘기뻐 주의 이름 찬양해’ ‘나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등 은혜롭고 감미로운 찬양을 이어갔다. 호산나와 함께한 오현선 양과 김도성 군의 바이올린 합주는 듣는 이들을 더욱 기쁘게 했다. 어떤 이는 “바이올린 연주를 직접 듣기는 이번이 태어나서 처음”이라고도 했다.
청중들은 어느새 찬양과 화음 안에서 하나가 되어 있었다. 대원들의 표정에서도 한결 여유가 느껴졌다. 군데군데 눈물을 흘리며 음률에 자신을 맡기는 이들도 적지않게 눈에 띄었다. 캠핑장의 세미나와 강연에서 노래를 배웠던 사람들은 찬양을 따라 부르기도 했다. 곧잘 능숙한 화음을 곁들이는 이들도 있었다.
너무 긴장을 풀었던 탓일까. 몽골청년찬양팀이 화음을 놓치고 말았다. 그들만의 무대였기에 호산나가 어찌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노래는 계속 진행되는데 어느 누구하나 음을 정확하게 잡지 못하고 있었다. 순간, 공연장에 긴장이 흘렀다. 객석에서도 고개를 갸우뚱 하는 이들이 많았다. 당황한 때문인지 지금까지 알려준 것을 모두 잊어버린 듯 했다.
이래가지고는 올란바타르에서의 콘서트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곳 다항 야영장에서의 콘서트는 몽골 재림교인들을 위한 행사라지만, 울란바타르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선교콘서트이기에 더더욱 신경이 쓰였다.
다행히 호흡을 가다듬은 찬양팀이 곧 제 음(音)을 찾기 시작했다. 몽골청년찬양팀은 이후의 모든 순서들을 잘 이끌어갔다. 호산나와 함께 마지막 노래를 부르는 순간, 250여명의 청중들은 환호와 박수로 아낌없는 호응을 보냈다. 자리에는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신령과 진정으로 찬양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렇게 1시간30분간의 콘서트는 마무리 되었다.
공연을 마친 호산나와 몽골 청년들의 옷은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비록 적잖은 실수와 긴장으로 최상의 공연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호산나 대원들을 찾아 고마움의 인사를 나누는 몽골찬양팀의 표정에는 ‘무언가 해 냈다’는 자신감이 가득해 보였다. 기념사진을 찍기에 바쁜 대원들 사이로 몇몇 몽골 교우들이 사인을 해 달라며 줄을 서는 이색적인 광경도 연출됐다.
공연 후 호산나 대원들과 몽골찬양팀은 다시 모였다. 그리고 이날 공연에서의 부족한 점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더나은 찬양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호산나 대원들도 이제 몽골 청년들과 음악적인 교류를 나눌 수 있는 주체가 되었다는 생각에 한결 뿌듯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 더 이상 몽골은 호산나에게 ‘미지의 땅’이 아니었다. 울란바타르에서의 공연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다음호 계속>
*사진제공=가디너스 김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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