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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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없이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물론 화를 내지 않고 자녀를 키우는 부모도 없을 것입니다. 자녀는 예쁜 짓도 하지만 무수히 많은 미운 짓도 하니까요. 그렇다 하더라도 감정변화가 심한 사춘기 자녀와 소통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세계적 감정연구가인 가트맨 박사에 따르면 사춘기는 변덕스럽고 감정변화가 요동치는 게 정상이니 자녀의 격한 감정을 다 받아주라고 합니다. 왜냐면 모든 선택은 감정이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이가 엉뚱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그들이 느끼는 부정적 감정을 그럭저럭 다룰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화가 난다고 해서’ ‘질투가 생긴다고 해서’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고 해서’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감정에는 좋고 나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모두 소중하기 때문에 느끼면 안 되는 감정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화나는 감정’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화를 내는 방식’은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화를 내고 후회하기를 반복하는 부모라면 먼저 자신의 감정을 살피고 돌봤으면 합니다. 화를 내고 소리치면 지금 당장은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자녀 마음에는 적개심이 쌓여 욕하고 때려도 안 듣는 지경까지 가게 될 것입니다.
아이의 문제행동과 태도를 꼬집어 문제 삼고 뜯어고치려고 성급히 훈계만 한다면 사춘기의 뇌는 위협을 느끼고 감정적으로 더욱 격렬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흥분한 사춘기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맞대응합니다. 사춘기 아이가 격분해 대들면 인내심 많은 부모라도 두렵고 힘들어집니다.
하지만 부모도 이런 불편한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어디서도 배워보지를 못했습니다. 오히려 부정적 감정은 들키지 않아야 하기에 습관적으로 억누르기 일쑤입니다. 그 결과, 부정적인 감정을 다루는 데 있어 모두가 미숙합니다. 미안한데 화를 내고, 섭섭하면서 등을 돌리고, 열 받는다고 마구 먹습니다.
이런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면 건강한 관계를 잃고, 서로의 감정과 존재에서 멀어지며 급기야 정서적 연결마저 끊어지면 관계가 안전하지 않습니다. 안전한 관계가 아니면 함께 있을수록 불편하고 불안합니다. 만약 자신이 사소한 일에도 정도가 지나칠 정도로 심하게 화를 터뜨려 심하게 말(욕)을 하거나 늘 성난 사람처럼 화를 자주 내고 있다면 분노조절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살펴봐야 합니다.
다음은 TV프로그램 <금쪽 상담소>에서 방영한 ‘분노조절 자가진단 테스트’입니다. 6개 이상 체크 시 분노조절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배달 음식이 늦게 오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 화가 나서 물건을 집어 던진 경험이 일주일에 2회 이상 있다.
□ 주변 사람으로부터 ‘넌 성격이 너무 급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 무시당한다는 생각에 기분 나쁠 때가 자주 있다.
□ 다른 사람의 잘못을 꼭 짚고 넘어가야 하며, 이로 인해 트러블이 생긴다.
□ 분노가 극에 달해 운 적이 있다.
□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쉽게 좌절을 하고 포기도 빠른 편이다.
□ 논쟁할 때 자주 언성을 높인다.
□ 집중하려고 할 때, 주변의 반복적인 소리에 신경이 거슬릴 때가 있다.
□ 5명 이상이 모인 자리에서, 특정 대상에게 욕을 하고 화낸 적이 있다.
당신은 이 중 몇 개나 해당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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