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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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의 대화, 특히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를 원만히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화를 안 할 수도 없고, 못마땅한 언행을 마냥 두고만 볼 수도 없으니 부모도 난감합니다.
무엇보다 부모도 사람인지라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자녀를 향한 불쾌한 감정을 그럭저럭 다스려 사랑이 충만한 평정심으로 되돌리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부모도 답답하고 속상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까다롭고 예민해서 자주 반격하고 무례하게 군다면 부모도 지치고, 짜증 나고, 화가 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부모라 해도 자녀를 매번 너그러이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부모와 자녀 간에 서로의 뜻이 충돌되고 감정이 상하면 상할수록 감정이 양육 태도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천천히 부드럽게 그리고 간결하게 말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자녀를 키우는데 있어서 부모는 생존을 위한 기본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 외에 두 가지 핵심 역할을 합니다. 하나는 자녀의 마음 ‘헤아리기’이고, 다른 하나는 삶의 본질을 ‘가르치기’입니다.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을 통해 자녀의 정서적 안정과 정서조절 능력 함양, 회복탄력성과 자존감을 키워두며, 가르치기를 통해 자녀가 이 사회에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 그리고 예의범절과 공동체 질서를 지키는 기술을 전수해 줍니다. 대부분의 자녀를 키우는 현장에서 부모는 이 두 가지를 오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때 가르치기를 해야 할까요. △자해, 자살, 중독 등 자신을 헤치는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거짓말, 괴롭히기, 폭력 등 타인을 헤치는 위협적인 행동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질서를 무너뜨리는 반사회적 행동, 약속 등 규칙을 어기는 행동을 했을 때 등입니다.
이때는 잘못된 행동을 즉각 중단시키고,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될 때까지’ 엄히 가르쳐야 합니다. 물러서거나 멈춰서는 안 됩니다. 자녀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직 잘 모르거나, 알더라도 앎이 태도가 될 때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바람직한 대안 행동을 알려줍니다.
그 외에는 마음 ‘헤아리기’를 주로 활용해야 합니다. “네가 그렇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 하는 수용의 태도로 그 이유에 대해 궁금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녀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따지겠다는 마음이 아닌 이해와 수용의 태도를 갖추고 묻고, 듣고, 공감해야 합니다. 심지어 자녀가 잘못해서 가르치기를 먼저 한 경우에도 이어서 ‘헤아리기’로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가르치기를 한 후 마음 헤아리기로 넘어가는 이유는 가르치기에서 자녀가 상처를 입었을까봐가 아닙니다. 제대로 가르치려면, 아이가 왜 그 잘못을 했는지 부모도 이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해되지 않은 상태로 이해시킬 수는 없으니까요. 지혜로운 부모는 ‘헤아리기’ 그리고 ‘가르치기’ 이 두 가지 양육기술을 양 날개처럼 자유자재로 쓸 수 있으며 언제 어떤 기술을 쓸지 구분을 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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