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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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나타내는 자존감이 낮은가요? 타인과 의미를 나누기 위해 사용하는 의사소통 방식이 직접적이지 않고, 모호하거나 솔직하지 못한가요? 아이에게 적용하는 규칙이 엄격하고, 까다로운가요?
때때로 인간적이지 못하다고 느낄 만큼 타협이 불가능하고 절대 바꿀 수 없을 만큼 경직되어 있지는 않나요? 자신과 자녀 모두 사회와 유대를 맺는 것에 두려워하고, 회유(회피)적이며,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지는 않나요?
가족치료의 대가 사티어 박사가 부모-자녀 사이에서 문제와 갈등을 일으키는 관계적 특성을 지적한 내용입니다. 이런 성향이 나타나는 까닭은 부모-자녀 사이의 소통이 원만하지 않은 탓입니다. 사티어 박사는 오랜 임상 경험을 통해 이 같은 성향을 보이는 사람은 자기 자신은 물론, 그 자녀 역시 비슷한 성격적 특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해결책이 있습니다. 바로 위에 언급한 요소를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누군가와 의사소통을 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이며, 그 결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티어 박사는 자녀와 대화를 나눌 때 부모는 현장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에서는 특히 내용도 중요하지만, 언제 하는가도 무척 중요합니다. 대화를 유기적으로 나누려면 때에 맞는 화제로 이야기해야 합니다. 즐거운 생일축하 자리에서 지난 학기 성적을 거론하거나 설레는 여행길에 그다지 달갑지 않은 이야기를 꺼내 분위기를 무겁게 만드는 일이 대표적입니다.
여러분도 성장 과정에서 부모님과 소통이 잘됐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부모 자식 사이지만, 불통으로 인해 고통을 겪었던 경험도 있을 것입니다. 따뜻한 미소 한 번 본 적 없이 강압적인 언사로 윽박지르는 경우가 많았거나, 인간적인 관계의 기쁨과 신뢰는 느끼지 못한 채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라는 지시적 언어에 노출되어 성장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대화를 나눈다기보다 꾸중과 훈계를 듣는 일이 더 잦았고, 한 집에 살면서도 며칠 동안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무서운 것은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에 따라 몸과 표정이 현재의 상황에서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경험이 소통이었는지, 불통이었는지 심지어 고통이었는지에 따라서 말이죠. 매사 언행이 부정적이고, 누구와도 주고받는 말이 없거나 쏟아내는 말마다 독기를 품고 있어 듣기 거북한 사람이 그렇습니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거나 사람을 똑바로 보지 않고 화가 난 사람처럼 세상을 잔뜩 노려보고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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