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양의 국제 캠포리 자원봉사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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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통신원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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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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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0명의 지구촌 재림가족들과 하나가 되다
미국 위스콘신 주의 오시코시에서 에스더를 모델로 한 ‘Courage to Stand’라는 주제로 국제 캠포리가 지난 8월 11일부터 닷새 동안 열렸다.
이곳의 스텝으로 참가하기 위해 6개의 summer camp에서 온 1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개막 한 주 전부터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전 세계에서 참가하는 3만5000명의 재림교인들이 모인 곳에서 일한다는 기대에 부풀어있었다.
나는 돈을 받지 않는 자원봉사자의 입장이었지만, 일리노이 주의 Camp Akita에서 5주간 일했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이 아닌 일반 스텝들과 함께할 수 있는 특권을 갖게 되었다.
3만5000명이 숙식을 하며 일주일간 지내야 하는 광활한 비행장은 아직 텅 비어 있었다. 이 어마어마하게 큰 터에 울타리를 세워 구역을 나누고, 텐트를 치고, 무대를 세우는 일이 우리의 할 일이었다.
스케줄은 매일 아침마다 각 캠프에서 온 스텝들을 소그룹으로 나누어 그날의 할 일을 배정해 주는 방식이었다.
나는 꼬박 이틀을 무대 쪽에서 페인트칠하며 보냈는데 나중에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사람들이 내가 직접 그리고, 칠한 입구로 지나다니는 것을 보니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무대 작업이 마친 후, 울타리와 텐트 세우는 일을 번갈아가며 하게 되었는데 여자라고 해서 ‘봐주는’ 상황은 없었다. 처음에 텐트를 세운다고 해서 작은 텐트를 생각하고는 별 생각 없이 나갔는데 장정 열 명이 세워도 벅찬 거대한 대형 텐트였다.
정말 죽을힘을 다해 일했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 정도의 고통스러운 근육통과 시도 때도 없이 앉기만 하면 고개를 꾸벅거리게 되는 피곤이 뒤따랐다.
생각해보면 태어나 처음으로 새벽 6시에 아침식사를 하며 시작되는 하루를 새벽 1,2시까지 보내고, 식사시간을 제외한 시간엔 내 키만큼 큰 말뚝을 박고, 장대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목재를 나르고, 텐트를 세우며 보냈다.
힘겹기도 했지만 오히려 빡빡한 스케줄이 외로움을 느낄법한 시간들을 메워주었고, 함께 일한 스텝들 덕택에 웃으며 지낼 수 있었다.
그간 외국여행을 여러 번 했지만 이번처럼 나 홀로 한국인이었던 적은 없었다. 그러나 같은 연령대의 젊은 친구들과 24시간 함께 있다 보니 마치 어떤 친구들은 가족같이 가까워지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유대감이 형성됐다.
오래된 군용텐트에서 자고 간이화장실, 간이샤워시설을 사용하고, 밤에는 전기가 없어 손전등 불빛 하나에 의존하고, 냉방시설도 되지 않는 환경 속에서 햇볕에 피부가 까무잡잡하게 그을려져가면서 땀 흘려 일한 일주일은 내 생애에서 가장 힘들었지만 절대 잊지 못할 알찬 시간이었다.
본격적인 프로그램은 화요일에 시작되었지만 그전부터 사람들이 하나둘씩 도착하기 시작했다. 일부러 찾아다니며 만나진 않았지만 샤워를 하기위해 보통 30분에서 1시간을 기다리며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같은 신앙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 하나로 처음 만난 외국인들과 이렇게 빨리 친해지는 것이 신기하고 너무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화요일부터는 더 이상 힘쓰는 일은 하지 않고, 안내 및 안전관리 부서에 배정이 되었다.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입구에서 관리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복잡해지고 부상자가 생기기 십상이라서 모두가 모이는 저녁 프로그램 때 최대한 많은 스텝들이 동원되어 안내봉사를 했다.
나는 Kaylea라는 친구와 그 중에서도 골프카트 주차장 관리업무를 맡게 되었다. 각 합회마다 교통수단으로 골프카트가 주어지는데 한 곳에 주차를 하게 정해놓은 것이다. 사람들이 질서정연하게 주차하고, 모두의 안전을 위하여 프로그램 마친 후 15분정도를 기다렸다가 카트를 빼도록 안내하는 일을 했다.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의 문제도 있었고, 몇 시간이고 서서 목청이 터져라 안내하는 일은 지난주 set up기간에 비하면 천국이었지만 이마저도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그렇지만 세계 각국에서 모인 3만5000명의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인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난다는 것은 정말이지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 그들과 함께 한 장소에서 생활하고 예배하며 느꼈던 감동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5년 후 같은 장소에서 만나든지 아니면 하늘에서 보자는 인사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정들었던 친구들과 아쉬운 이별을 해야 했지만 하늘의 소망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꼭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되었던 것이다. 나는 내가 이 엄청난 모임에 참여했다는 사실 하나로 여전히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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