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수술 대기 중인 영남합회 권재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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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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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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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야 할 산 많지만, 도우시는 하나님 섭리 믿어”
간이식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 중인 삼랑진교회 권재선 목사의 병실이다.
볕이 바로 드는 창가 옆 침대가 그의 자리다. 권 목사의 얼굴빛이 마치 햇볕에 검게 그을린 피부처럼 어둡다. 최근에는 황달증상이 심해지면서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착색되었다.
“어떠냐?”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는 “입원할 때보다는 많이 안 좋아졌지만, 가장 안 좋을 때보다는 나아졌다”며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병색이 완연한 모습에 이내 마음이 무거워진다.
현재 그의 황달수치는 40을 오르내린다. 한때 47까지 올라간 적도 있다. 일반인의 정상수치가 1.2 정도인 걸 감안하면 그의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황달증세가 이렇게 심한데다 복수까지 차올라 정상적인 식사는커녕, 음식물 섭취도 부담스럽다.
권 목사는 “마음 같아서는 우선 퇴원하고 수술이 확정되면 다시 입원하고 싶지만, 그건 우리 생각”이라며 고개를 돌렸다. 옆에서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이승연 사모가 “황달수치가 너무 높아 지금 퇴원했다가는 어떻게 될지 상황을 장담할 수 없다며 의료진이 이식수술까지는 계속 병원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고 귀띔했다.
오늘 오전, 사촌형 간이식 가능여부 알아보는 기증자 검사 예정
입원치료 한 달째. 권 목사는 오늘(20일, 목) 오전 사촌형이 이식 가능여부를 알아보는 기증자 검사를 받는다.
그와 가족들은 이번 검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아내와 학교후배가 검사를 받았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검사는 이르면 25일(월)쯤 결과가 나올 것이다. 만약 적합판정이 나오면 이식여부를 판가름하는 장기이식협회에 심사를 의뢰하고, 곧 2차 검사를 받게 된다.
기증자와 대상자가 이식이 가능한지 정밀조직검사를 하는 것이다. 이 기간이 약 2주 정도 소요된다. 때문에 앞으로 한 달 가량이 권 목사의 치료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모는 “그나마도 결과가 좋아야 그 다음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1차 검사에서 적합판정을 받아도 2차에서 안되는 경우가 많아 어떨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이미 앞선 두 번의 심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기에 마음은 더욱 초조하기만 하다.
한때 원인불명 고온으로 의료진도 긴장 ... 아이들 생각하면 가슴 먹먹
걱정스런 눈빛의 아내를 향해 권 목사가 “그나마 열이 내려간 게 어디냐”며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그는 입원이후 원인불명의 고열과 기력저하로 고생했다. 의료진도 그 이유를 찾지 못해 한동안 애를 먹었다. 한때는 저항력이 약해져 마스크를 쓰고 치료를 받아야 했다.
다행히 나흘 전부터 정상체온을 유지하기 시작했다. 권 목사는 “그때는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더니, 지금은 살만하다”며 이마저도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눈빛에 애처로움이 가득하다. 이 사모는 “힘들지만 잘 견뎌 내고 있어 고맙다”며 남편을 위로한다. 권 목사도 “아내가 옆에 있어주어 힘이 되고 그저 고마울 뿐”이라며 그녀의 손을 잡는다. 서로 많이 힘들 텐데, 용기를 잃지 않으려 애쓰는 부부의 모습이 아름답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마산 큰집에서 건강하게 돌아올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부부는 마음 한 구석이 텅 비는 것만 같다.
이미 간 기능 회복불능상태 ... 간이식수술이 유일한 치료방법
현대의학에서 그가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오직 간이식수술 밖에 없다. 이미 의료진으로부터 간 기능이 회복불능상태라는 선고를 받은 후다.
그러고 보니 그는 지난 2003년 병원으로부터 1년 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를 받은 적이 있다. 간경화증세가 악화되면서 식도정맥류를 앓았다. 식도정맥류는 문맥압 증가에 의해 식도정맥의 수와 크기가 증가하여 정맥이 혹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 심할 경우 출혈성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권 목사는 이후 꾸준한 식이요법과 기도생활로 이를 이겨내다 3개월 전 갑작스럽게 간경화증세가 악화되면서 건강에 위협을 받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색소성담석증이라는 합병증까지 생겼다.
일주일이 멀다하고 응급실을 찾는 그와 아내에게 의료진은 “간이식수술 이외에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식기증자’와 ‘돈’이었다. 기증자는 백방을 수소문해서라도 찾으면 되지만, 수술을 포함한 치료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현재 한 달 입원비만 약 500만원이 청구되었다. 곧 이식에 적합한지 여부를 알아보는 2차 검사비용은 건강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약 300만원의 진단비가 나올 것이다.
수술이 확정되면 입원보증금이 5,000만원이다. 신장이식에 비해 5배나 비싼 액수다. 수술 후 회복까지 치료비는 약 3,000만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간 기증자도 입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치료비는 합병증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중환자실에 머물게 되면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중환자실의 경우 의료보험이나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항목이 많기 때문이다. 수술 이후에도 계속 약물복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비는 계속 들어가야 할 형편이다.
눈덩이 치료비 어떻게 마련하나 ‘막막’
약 1억 원에 가까운 수술비와 치료비는 이들 젊은 목회자 부부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거액이다. 때문에 그들은 기도의 힘에 의지하고 있다.
권 목사 부부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용기 잃지 않고, 말씀 안에서 희망을 얻으려 한다”며 서로에게 힘을 북돋웠다.
그는 “소식을 전해들은 성도들이 생면부지의 저를 위해 위로와 격려의 전화를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이것이 한 믿음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삶이라는 생각에 큰 용기를 얻는다”고 전했다.
그는 “회복되면 성도들에게 더 열심히 봉사하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는 다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게 된다”며 “그게 솔직한 지금의 내 마음”이라고 웃어보였다.
밝게 미소 짓는 그의 머리맡으로 잿빛 구름사이를 비집고 흘러나온 어느 오후의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었다.
권재선 목사 후원성금 계좌번호
농협 045-02-268995(예금주: 권재선)
농협 811091-51-068191(예금주: 삼랑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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