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수 선교사의 ‘아프리카 PMM 보고서’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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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수 통신원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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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2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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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후 베푼 첫 침례 ... 차갈라교회 성도들과의 뜨거웠던 첫 만남
그러던 중 1985년 이웃에 살던 예키아교회의 레쿠 장로가 이주해 왔고, 1995년에는 은지아 장로 가족이 옮겨와 이곳에서 가장 높은 언덕인 마라차힐에서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공들인 노력에 비해 열매는 미미했다.
이후 아루에서 목회를 시작한 루칸도 목사가 이 나체부족들에게 복음을 전하기로 결심하고, 본격적인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열정적인 선교활동으로 2년이 채 되지 않아 현재 이곳에는 135명의 침례교인이 매주 안식일을 성수하고 있다.
3월 11일
이곳에서 침례식이 열렸다. 내가 경험한 콩고에서의 첫 침례식이다. 모두 26명의 귀한 영혼들이 자신의 삶을 주님께 바치기로 결심했다. 콩고에 도착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침례를 베풀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이곳의 침례식은 그야말로 동네 잔치였다. 교회에서 약 1Km 정도 떨어진 개울에서 열린 침례식에는 마을주민들이 함께 모여 이들을 축복했다. 예식에 참여하기 위해 온 성도와 주민들, 어린이들이 길게 줄을 지어 가는 모습은 마치 유대인들이 명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을 향해 나아가는 긴 행렬처럼 보였다.
흑인 특유의 부드러운 화음이 어우러진 찬양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한 명, 한 명 침례를 받고 나올 때마다 터져 나오는 기쁨의 환호성이 온 들판에 메아리쳤다. 이렇게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불어나 1,000명, 2,000명을 채우고, 6,000명의 룩바라 나체족 모두가 재림교인이 되는 것이 벧엘교회의 꿈이다.
이미 그 결실을 보고 있기도 하다. 미테, 마라차, 냐이 등 이곳으로부터 각기 다른 방향으로 약 4-5km 되는 지역에 이미 분교를 세우기 위한 부지를 구입하거나 기증받았다. 다수의 교인들도 확보되었다.
교회로 돌아와 이들에게 룩바라어 성경을 한 권씩 선물했다. 한국에서는 흔한 성경이지만, 이곳에는 교회에 성경을 가져 올 수 없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때문에 침례식에 참석한 교인들이 이 성경을 아주 부러워한다. 그래서 이곳에 새로 세워지는 분교들마다 성경이 없는 가정을 조사해 한 가정 당 한 권씩의 성경을 선물하기로 했다.
현재 이곳에는 기술고등학교가 건축되고 있다. 근처에 고등학교가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이 학교가 빨리 지어져 자녀들이 공부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수도공사도 해야 하고, 기숙사와 식당도 지어야 하는 등 아직도 할 일이 많고, 재정도 많이 필요하지만 이제 곧 학교가 문을 열어 수업을 시작하게 되면, 이곳이 한국의 삼육동처럼 콩고 북동부지역의 선교중심지가 되는 중요한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3월 24일
차갈라교회 아침기도회에 다녀왔다. 이곳에서는 화요일이나 금요일 저녁예배를 아침에 예배를 드린다. 해가 지면 치안이 위험하기도 하고, 불을 밝히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도회는 한 장로가 ‘시대의 소망’을 읽고 이에 대해 교우들이 함께 열띤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득 궁금한 생각이 스쳐 파트너인 말렘베 목사에게 물었다. 교인들 중 예언의신을 갖고 있는 신자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거의 없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목회자들도 대쟁투 총서를 갖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고, 대부분 ‘시대의 소망’이나 ‘각 시대의 대쟁투’를 낱권으로만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너무 비싸 살 형편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회도 형편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것이 오늘날 콩고 재림교회의 현실이다.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우리가 그동안 뭐했을까’하는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곳의 찬미가도 새로 편찬해 주고 싶다. 그만큼 종이의 질이 나쁘다. 하지만 그것조차 없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교회를 방문하면서 같은 믿음과 사상으로, 같은 목표를 향해 살아가는 믿음의 형제들이 구석구석에 많이 있다는 생각에 감동도 크게 받지만, 그만큼 어깨도 무거워진다. 한국의 성도들이 이들에게 힘과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내가 이곳으로 부름을 받은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3월 21일
콩고에서 세 번째로 맞은 안식일이다. 오늘에야 겨우 내가 담임하게 된 차갈라교회를 갈 수 있게 되었다. 첫 안식일은 이곳 대회장의 안내로 콩고에서 가장 큰 교회인 무티리교회에서 설교를 해야 했고, 그 다음 주 안식일에는 선교여행 중 코만다교회에서 예배를 드렸기 때문이다.
이제 내게 배정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지만, 당분간은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방문해야 할 교회가 줄을 서 있어서다. 기대와 설렘으로 마하하우스에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한 교회에 도착했다. 사실 거리는 아주 가깝지만 길이 워낙 나쁜데다, 온통 언덕이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오전 9시30분쯤 교회에 도착했는데, 이미 성도들이 안교교과 토의를 위해 분반을 한 상태였다. 말렘베 목사에게 물었더니 오전 8시30분에 이미 안식일학교를 시작했다고 한다. 교과토의는 10시45분까지 이어진다.
교과 토의가 끝나자 신자들이 교회로 모여 들었다. 물론 큰 교회는 아니었지만, 교회가 비좁아 교인들이 다 들어가지 못하고 건물 밖에서 스피커로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었다. 200명은 족히 되어보였다. 이들 중 절반은 어린이였다. 우리 일행이 도착했을 때, 제일 먼저 반겨준 것도 아이들이었다.
예배가 끝나고 오후에는 영상을 통해 선교보고 시간을 진행했다. 한국 같으면 점심식사를 해야 할 시간이지만, 이곳에서는 교회에서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 형편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도시락을 싸오는 것도 아니다. 아침에도 식사를 하고 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그만큼 가난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배가 고파 맥 빠진 상태로 예배드리는 법은 결코 없다. 이들의 찬양은 얼마나 열정적이고, 힘 있는지 많은 감동을 준다. 찬미가에 음표도 없는데 어떻게 그렇게 화음을 잘 만들어 부르는지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프레젠테이션은 내가 한국 교회와 PMM에 대한 소개를 파워포인트로 진행하고, 말렘베 목사가 벧엘교회 방문소식을 영상으로 전했다. 좁은 교회 안에 사람들이 가득 모여 DVD를 시청했다. 전기사정이 여의치 않아 10분 이상 중단되었지만, 누구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
오후 2시30분이 되어서야 모든 순서가 마쳐졌다. 그때까지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모두 숨이 막히도록 영상에 집중했다. 오히려 더 보여 달라고 조르는 눈빛이었다.
이 교회의 소망은 자금사정으로 인해 건축이 중단된 교회를 완공하는 것이다. 콩고에서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재림교회를 만드는 것이다. 완공까지는 적지 않은 헌금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 일에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와 도우심이 필요하다.
이처럼 콩고는 비록 일상생활형편은 열악하지만, 그만큼 복음의 옥토라 할 수 있다. 선교의 적기를 만난 것이다. 좋은 씨앗을 뿌리고 물만 잘 주면 엄청난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그래서 세계 교회의 특별한 관심이 필요 되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 성도들의 특별한 기도와 관심을 절실하게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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