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의료선교사 꿈 첫 단추 끼워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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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쁨 명예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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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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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라 첫 해외자원봉사자로 캄보디아 파송되는 진한나 양
하지만 그렇다보니, 우리들마저도 주변 이웃들의 아픔이나 고통을 돌아보는 데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
그러한 가운데 고통 받고 있는 지구촌 이웃들의 선한 친구가 되기 위해 1년 동안 아드라 자원봉사자로 파송되는 진한나(서울대 의대 2) 양을 만났다.
그는 곧 캄보디아로 떠난다. 그곳에서 ‘해외아동 자매결연사업’을 돕게 된다. 이는 동남아 저개발국가나 아프리카 지역의 아이들을 국내 후원자와 1:1 자매결연을 맺어주는 사업이다. 도움이 필요한 결연대상 아이를 선정해 후원자에게 사진과 인적사항 등을 소개해 주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 그는 요즘 마치 ‘외계어’처럼 생소한 캄보디아어 공부에 열심이다. 우리가 만나던 그날도 그의 손에는 캄보디아어 교재가 들려있었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내게 몇 문장 가르쳐주었지만, 도통 무슨 소린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진한나 양은 아드라 코리아가 파송하는 첫 번째 해외자원봉사자. 그만큼 개인적으로도 각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체계적으로 인도주의적 구호봉사활동을 펼치는 아드라와 함께 일을 하게 되어 기쁘다”며 “장기의료선교사가 되는 것이 꿈인데, 그 첫 단추를 끼우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와 함께 신성은(캄보디아) 봉사자와 이희옥(방글라데시) 봉사자가 파송된다. 진한나 봉사자는 학업을 중단하고, 나머지 두 분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채 떠난다고 한다. 언뜻 생각해도 큰 결심이 따른 선택이었을 것 같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엄마가 입학선물로 사주신 슈바이처 위인전기를 읽고 의료선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꾸었어요. 의대에 진학하면서 ‘아! 드디어 내 꿈이 이루어지는 구나’ 생각했는데, 막상 입학하고 나니까 해외봉사를 간다는 게 생각처럼 쉽지는 않겠더라고요”
하지만 그는 본격적인 의예과 공부가 시작되는 본과 이전에 다녀오는 것이 앞으로의 학업이나 진로에 큰 무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드라의 해외봉사활동에 선뜻 지원하게 되었다.
결정과정에서 여러 가지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첫 번째 봉사자이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도 있을 것 같아 두렵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이 흘린 땀방울이 앞으로 이 길을 걷게 될 다른 봉사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헌신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결심을 굳혔다.
주변에서도 지지와 격려보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더 많았다. 특히 의대과정이 얼마나 길고 힘든지 아는 학교친구나 선배들은 “남들은 하루라도 빨리 졸업하려 안달인데, 너는 왜 1년이란 금쪽같은 시간을 쉬려하냐”며 만류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대단하다” “대견하다” “나도 너처럼 봉사하고 싶다”며 응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재림교인 의.치.한의대생들의 모임인 SMA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선배들과 함께 다녀온 지난해 방글라데시 의료봉사활동을 잊지 못한다. 이번 지원에도 당시 경험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어딘가에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비록 전문적인 의학지식이 없어도, 다른 부분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때문에 그는 지금 의학공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그게 더 필요하고 중요한 일인 것 같다고 말한다.
이제 며칠 후면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 진한나 봉사자. 그곳에 가서 꼭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가 있을 것 같았다.
“제 생애에 걸쳐 꼭 이루고 싶은 바람이기도 해요. 모든 사람을 불쌍히 여기시고, 사랑하시고, 항상 그들의 고통을 함께 느끼면서 도움을 주신 예수님을 닮은 사람이 되는 거예요. 저도 그분처럼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러한 삶의 목표는 곧 그가 앞으로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와 맥이 닿아 있다. 그는 환자를 돈벌이 수단이 아닌, 그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보듬어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은 게 꿈이라고 했다. 치료자가 되시는 하나님을 소개하는 의사가 되고 싶은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걱정 아닌 걱정을 던졌다. 아무래도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자신의 판단으로 선택해야 하다 보니 자칫 정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데도 누락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선택과정과 자신이 하는 일에 하나님께서 함께 해 주시고, 봉사자들에게 지혜를 주시기를 성도들이 기도해주길 부탁했다.
특히 경제가 불황이라 많은 성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 달에 2-3만원이면 한 아이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니 ‘해외아동 자매결연사업’에 관심을 갖고, 적은 금액이라도 동참해 주길 기대했다. 실제로 지구촌에서 매년 사망하는 개발도상국의 5세 미만 어린이 1,100만 명 중 절반 이상이 영양실조가 원인이 되어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누구나 처음 가는 길은 두렵고 떨리기 마련이다. 설혹 그 길이 진정 자신이 꿈꿔오고 바라던 길이라도 초행길은 설렘과 흥분보다, 약간의 걱정이 마음을 부담스럽게 짓누른다.
더구나 이제껏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면 마음은 더욱 무거우질 터. 하지만 언젠가 결국 누군가는 이 길을 걸어야가야 하고, 그 걸음이 머잖아 복음의 대로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는 것이 ‘개척자의 정신’이다.
오늘, 그런 마음을 안고 선교사이자 봉사자로 떠나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길 기도한다.
* 진한나 양은 앞으로 ‘여기는 프놈펜’이란 제목의 시리즈를 연재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고통 받고, 소외된 지구촌 이웃을 향한 한 재림청년의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의 발자국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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