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기도 ... “너와 끝까지 함께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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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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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0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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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투병 채희균 군 어머니 윤숙이 집사의 눈물 고백
“아무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머릿속이 하얘진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았어요”
하지만, 곧 마음을 다잡았다.
“어차피 아버지께서 주신 것이라면 받겠습니다. 우리에게 주신 길이라면 걸어가겠습니다. 하지만 약속해 주십시오. 이 시련의 길을 우리만 걷게 하지 않겠다고. 우리의 막막한 사정을 너무나 잘 아시는 주님께서 함께 동행 해 주십시오. ...”
엄마의 기도는 그것뿐이었다. 아니,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기도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불안한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하나님께 모든 걸 의지하고 짐을 내어 맡기기로 했다. 이렇게 기도하고 나니 어느덧 마음은 씻은 듯 평안해졌다.
엄마와 아들은 곧 자신들만 이 외로운 광야에 혼자 버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식을 전해들은 성도들이 여기저기에서 함께 기도하며,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친구들은 정성껏 쓴 편지를 보내주며 세상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힘을 실어 주었다.
“오히려 우리보다 더 간절하고 애타게 기도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절망할 여유도 없었어요. 어서 이 악몽에서 깨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제 가슴까지 들려오는 여러분의 기도의 음성을 들으며 이제는 다시 힘을 얻습니다”
엄마는 무엇보다 어려운 형편과 처지 속에서도 상황을 잘 받아들이고 각자 알아서 자기 몫을 해 주는 가족들이 고맙기만 하다. 그들이 이번 기회에 더 하나가 되는 것 같아 뿌듯하다.
특히 자신들의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남편이 스스로 십자가 앞에 나와 무릎 꿇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는다.
“솔직히 믿어지실지 모르겠지만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고난 너머의 고난을 경험할 수 있어 우리 가족은 이마저도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믿고, 그에 순종할 것입니다”
엄마는 이제 더 이상 아들에게 미안해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는 어느새 자신의 머리맡에서 곤히 잠든 아들에게 말한다.
‘그래. 넌 할 수 있을 거야. 분명히 이겨낼 거야. 우리에겐 질병보다 더 큰 믿음이 있으니까... 무엇보다 네가 강한 의지로 이겨내야 한단다. 대신 우리가 너와 끝까지 함께 갈게. 사랑한다. 아들아!’
엄마는 꿈꾼다. 그리 멀지 않은 날, 아들과 함께 강단에 올라 “우리 희균이는 여러분의 기도 덕분에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라고 간증할 날을.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하며 더 큰 목자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고백할 날을.
엄마는 말한다. “희균이는 이제 내 아들뿐 아니라, 우리 모든 성도들의 아들”이라고. 때문에 아들이 분명히 나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비록 지금은 창백한 얼굴에 불편한 몸으로 누워있지만, 그가 하나님의 뜻을 나타내며 건강을 회복할 날이 머잖아 올 것이라고.
엄마의 기도는 그날을 위해 오늘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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