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문제 고초겪은 박형주-심재화 동반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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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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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4.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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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교회 정체성 재확인 계기 ... 군내 소수자 신앙양심 보장되길”
이들은 군사재판에 회부된 후 육군교도소로 송치되어 강제 전역 조치되었으며, 그간 민간교도소에서 복역해 왔다.
박형주 군은 삼육대 신학과 3학년을 마치고 2006년 3월 육군 현역병으로 입대했다 신병교육대에서 안식일 준수문제로 구속되었다.
1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후 불복해 국방부 고등군사법원 항소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지만, 훈련소에서 다시 안식일준수 문제로 재구속되어 이중처벌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심재화 군은 삼육대 영문학과에 재학 중이다 2006년 12월 입대했다.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안식일 준수문제로 지난해 1월 23일 구속 수감되었다.
오랜 만에 아들을 만나게 된 부모들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꿈만 같다”고 감사했다. 이들은 그간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낯선 곳에서 안식일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아들을 생각하며 눈물로 밤을 지새웠지만, 더욱 강인한 신앙인으로 단련된 아들의 모습에서 대견함을 감추지 않았다.
박형주 군의 어머니 조영숙 집사는 “아들을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매일 기도로 세월을 보냈다”고 말했다. 조 집사는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어 연약해지지 않을 수 있었다”며 “형주가 끝까지 겸손한 신앙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심재화 군의 어머니 이윤배 집사(청학교회)는 “그간 힘든 여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인내해준 아들이 기특하다”며 “돌이켜보면 모질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만큼 큰 가치를 느끼므로 오히려 감사하고 보람 있다”며 미소 지었다.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 옥고를 치르면서까지 고투한 이들을 신록이 완연한 삼육대 교정에서 만났다.
▲출소 소감은?
박형주: 많은 분들이 기도하고 신경 써 주셔서 건강하게 잘 있다 나왔다.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싶다. 특히 복역 중 국가인권위원회나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 국가기관에 재소해 우리의 어려움을 풀려고 노력해 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수형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진리를 경험하고, 또 전할 수 있어 수감생활이 어려웠다고만 말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오히려 더 좋은 것들을 배우고 접하기 위해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맘껏 찬양하고 싶은 생각뿐이다.
심재화: 솔직히 처음에는 실감도 잘 나지 않았다. 막상 나간다고 생각하니 당황도 되고, 얼떨떨해서 긴장도 많이 했다. 하지만 감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무엇보다 말씀을 더 깊이 있게 경험하고 생활 속에서 체험할 수 있어 하나님께 감사한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교회 내에서만 자라다가 사회의 한 가운데 있어보니까 우리가 가진 기별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특히 건강법칙이나 가정생활에 대한 기별은 획기적이었다.
▲복역 중 특별히 어려운 일 없었나?
박형주: 재판과정이 길어져 약간 고통스러웠던 것 빼고는 복역 중 특별히 어려운 일은 없었다. 세 번씩이나 재판을 거듭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건 사실이다. 내 생각에는 ‘될 것 같은데 왜 안될까?’ 그러면서도 ‘군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교차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가 가진 종교적 신념과 재림교회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심재화: 수감자들 중에서도 생활습관이나 안식일 준수 등 종교문제가 나 혼자만 다르니까 그게 좀 어려웠다. 하지만, 그 다른 점이 하나님 보시기에 더 좋고, 가치 있는 것이기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더 의미 있고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분들이 이해해 주고 배려해 주어 더욱 감사했다.
▲복역하면서 어떤 생각했나?
박형주: 일단 그 안에서 내가 해야 될 임무가 있으니까 ‘하루하루 열심히 충실하게 살자’고 되뇌었다. 좁은 공간에 서로 다른 처지의 여러 사람이 살아가다보니 생각하지 못한 일도 많았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품성을 드러낼 수 있고, 나의 연약함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심재화: 세상에서 진리와 말씀대로 온전히 살아가는 게 어렵다는 것을 느끼기는 했지만, 결코 후회는 없었다. 내가 가진 신앙과 기별에 대한 더 깊은 확신을 갖고, 더 진리를 사랑하는 계기가 되었다.
▲복역 중 기억에 남는 특별한 경험은?
박형주: 한 불교신자가 다른 수감자들에게 무시당하고 어려움을 겪는 일이 있었다. 내가 그리스도인의 마음으로 그에게 다가가 잘 대해주자 주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다.
그는 “나는 불교를 믿기 때문에 너와 여러 가지 생각이 다르지만 너의 행동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고백하며 “내가 지금껏 많은 부분에서 명확하게 선을 긋고 살아왔지만 너에게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예수님이 한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예수님의 삶을 닮아가고 싶다는 심정을 갖게 된 또다른 계기가 되었다.
심재화: 교도소 병원에서 한 고혈압 환자를 돌본 적이 있다. 다른 이들이 모두 피하는 사람이었는데, 그분을 위해 따뜻하게 기도하며 옆에서 보호해 주었더니 나중에 “이제껏 아무도 나를 생각해 주지 않았는데 너는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는구나”라며 고맙다고 인사했다.
이 경험을 통해 사랑이 한 사람의 생명과 영혼을 살릴 수 있다는 귀한 사실을 체감했다. 그러면서 ‘내가 왜 지금까지 이 진리를 내 삶에 스스로 적용하며 살아오지 않았는가’ 반성했다. 한편으론 하나님께서 내게 이런 진리를 먼저 알게 하신 목적이 있구나 생각했다. 앞으로도 이 귀한 정신을 나 혼자 알고 있지 않고, 계속 생활에 적용하고 전하며 살고 싶다.
▲안식일 준수 문제로 수감생활을 했는데, 이를 통해 자신의 신앙이나 심경에 변화가 있었나?
박형주: 안식일의 정체성을 더욱 확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안식일을 지키는 것 자체가 율법의 한 부분이고,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라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안식일 지키는 것이 하나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이고, 그것이 하나님의 사랑에 반응하는 것이며,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그분의 은혜로 우리가 오늘도 안식일을 평안하게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심재화: 처음에는 군이라는 특수성이 있어도 안식일을 지키겠다고 하면 허락할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까 무척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매주 돌아오는 안식일을 매우 소중하고 가치 있게 여길 수 있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잘난 게 없는데도 하나님은 내게 다른 사람들보다 안식일을 더 알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솔직히 옛날에는 의무적으로 생각했던 안식일 준수가 내가 겪은 특수한 상황을 통해 더욱 사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성도들에게 하고픈 말씀이 많을 것 같은데?
박형주: 막상 출소해 보니까 그동안 여러 일이 있었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든 분들에게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하지만 이후로는 이런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성숙해 소수자의 신앙양심과 종교적 신념을 인정해 주길 바란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대로 가야 한다면 이런 일들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예언에 나타난 것처럼 앞으로 마지막 때에는 더 심각한 일이 벌어지지 않겠는가. 하나님을 바라보며 걸어간다면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심재화: 재림교회가 이렇게 귀한 신앙공동체인 줄 몰랐다. 특히 교도소 안에서는 매일 혼자 예배를 드리거나 개신교인들 틈바구니 속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막상 나와 보니까 새삼 우리 교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 것 같다. 모쪼록 우리가 진리와 사랑 안에서 재림의 그날까지 서로를 보듬어주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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