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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07.12.0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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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신교의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학술심포지엄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반기독교 정서와 과학적 무신론에 대응하기 위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사진기자 자료사진
종교의 허구성을 주장해 논란이 된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이 우리나라 서점가에서도 베스트셀러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도킨스의 반기독교 정서와 과학적 무신론에 대응하기 위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연세대 산하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소장 김균진)는 지난 6일 교내 신학관에서 ‘한국 개신교회의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연세대 신학과 김균진 교수는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그 타당성과 문제점 - 한국사회의 반기독교적 정서’를 주제로 발표한 논문을 통해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 ‘만들어진 신’에 나타난 과학적 무신론의 문제점과 한계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과학적 방법에 근거해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고 과학의 인식만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과학적 무신론에 대해 “하나님 존재에 대한 도킨스의 부정은 과학적 실증주의 내지 근본주의에 근거한다”며 “이는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배제한 기계론적이며 결정론적 인간관”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과학적 무신론에 대한 신학적 응답으로 “하나님은 과학을 통해 검증될 수 있는 물리적 현실(reality)이 아니”라며 “과학적 방법을 통해 검증된다면 그는 더 이상 하나님이 아닌, ‘자연계’의 사물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학적 인식이 유일하게 신빙성 있는 인식이라면, 인간과 세계를 구원할 수 있는 길도 과학적 인식에 있어야 한다”고 반박하고 “과학은 우리가 갖고 싶은 것을 줄 수는 있지만 ‘우리가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의 문제에는 침묵한다”고 평가했다.

김균진 교수 ... “종교의 올바른 발전 위해 물질적 욕심 배제해야”
News_3584_file2_v.png김 교수는 그러나 최근의 한국 사회에서 심화되고 있는 반기독교적 정서를 언급하며 “기독교가 신앙과 이성, 신앙과 교양, 신앙과 상식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많은 기독교 지도자들이 성서의 글자 자체를 절대 진리로 간주해 세상 학문은 헛된 것이기에 오직 성경만 읽어야 한다고 가르친다”며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교회가 반지성적, 반이성적 분위기로 흐른다”고 전했다.

특히 “▲세속적 명예와 권세에 대한 과도한 욕심 ▲교회의 물량적 팽창과 교세에 대한 욕심 ▲이 욕심을 채우기 위한 돈에 대한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며 기독교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 물질적 욕심을 배제해야 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도덕적이어야 할 종교가 비도덕적일 때가 더 많다는 도킨스의 비판도 한국 교회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교회는 도킨스의 종교비판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을 개혁하는 일에 앞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발제자로 참석한 진중권 교수(중앙대 겸임)는 ‘한국 교회는 맘몬인가’라는 주제로 한국 교회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진 교수는 ‘사학법 개정에 반발한 삭발 시위’ ‘보수단체와 연합한 시청앞 집회’ ‘특정 대선후보 지지’ 등을 예로 들며 교회의 우 편향된 정치적 성향과 개신교의 위기원인을 집중 조명했다.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은 어떤 책?
News_3584_file3_v.png세계적인 무신론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옥스퍼드대학 진화생물학 교수인 리처드 도킨스 박사가 쓴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은 신의 존재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 도킨스는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병이라고 하고,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 한다”며 종교를 인간이 만들어낸 ‘망상’으로 규정하고, 자녀들이 부모에 의해 신앙을 가지게 되는 것을 ‘아동 학대’라고 주장하는 등 무신론적 입장에서 종교 반대론을 펼치고 있다.

도킨스는 “종교가 없었다면 9·11테러도, 이라크전쟁도, 십자군도, 마녀사냥도, 인도 분할도, 유대인 학살도, 여성 할례도 없었을 것”이라며 “종교는 단순한 심리적 부산물”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신의 존재를 의심하고, 인간의 능력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그는 궁극적으로 광신적인 기독교인들을 비판한다. 특히 미국 기독교 광신주의자 같이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맹목적인 기독교인들의 신앙에 신랄한 비판을 가하며 “종교 비판은 도덕적 타락이 아니라, 연민과 사랑 등 인간 본연의 가치를 찾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한국 종교계에서도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문제작 ‘만들어진 신’은 한국어를 포함해 30개국 언어로 번역됐으며, 최근 터키에서는 이 책의 무신론적 내용에 분노를 표시한 종교인들에 의해 출판금지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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