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이행성증후군 박성준 목사 16일 퇴원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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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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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11.1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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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고리를 이어갑니다 ... 힘을 내요! 목사님’
골수이행성증후군으로 이식수술을 받고 현재 충남대학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에서 치료 중인 박성준 목사는 14일 오후 기자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병실에서 간단한 운동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이 좋아지고 있다”며 안부를 전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한결 밝아보였다.
이날 저녁부터 밥을 먹을 수 있을 만큼 입맛도 돌아왔다는 그는 “걱정했던 소화기 장애도 일어나지 않았고, 입안과 장기의 점막도 모두 나았다”며 “이제는 특별히 아픈 곳도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16일(금)쯤 퇴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박 목사는 퇴원하면 가족이 있는 강원도 동해시에서 요양할 생각이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하고, 3개월 동안은 계속 수혈해야 한다. 완전 생착까지는 1년 정도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니 여전히 조심스럽다.
당분간 이식편대숙주반응을 대비해 적응해야 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신체 어딘가에서, 언제, 어떠한 형태로 나타날지 모르기에 더욱 불안하고 괴롭지만, 이 과정을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
박 목사는 그러나 이제 곧 사랑하는 세 아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힘이 절로 솟는다. 지난주 병원에서 했던 인터뷰에서도 ‘퇴원하면 가장 하고 싶은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이들과 함께 자고 싶다는 그였다.
아이들과 같이 있을 때 제일 행복 ... 아빠의 낯선 얼굴에 눈물만
영원이와 영재, 막내 영찬이 등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세 아이들은 지금 동해 외가에서 지내고 있다. 그러고 보면 병에 걸린 뒤로 한동안 아이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 아이들은 아빠가 수술을 받은 뒤로도 면회가 제한되어 병원에 오지 못했다. 입원하던 날, 아빠를 병원으로 보내야 하는 아이들은 참 많이도 울었다고 한다.
부부는 병원으로 오는 길, 잠시 전자상가에 들렀다. 눈앞에 어른거리는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어 휴대폰을 화상전화가 가능한 기종으로 바꾸기 위해서였다. 비록 액정으로 만나는 얼굴이지만, 매일 저녁 만나는 아이들은 너무나 사랑스럽고 반가운 얼굴들이다.
어느덧 어엿하게 자란 큰딸 영원이는 색소침착으로 거무스레해진 아빠의 낯선 얼굴에 자꾸 눈물만 흘린다. 그런 영원이를 볼 때마다 지난여름의 일이 생각나 아찔해진다.
골수이행성증후군 판정을 받은 후 박 목사는 ‘어쩌면 내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얼마 남지 않은 생명의 줄이 안타까워서가 아니라, 자신을 멀리 떠나보내고 남아있을 가족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졌던 것이다.
무엇보다 아빠 없이 살아 갈 아이들이 걱정이었다. 혼자 남아 세 아이를 키울 아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가만있을 수 없었다. 투병의지를 곧추세우고 아이들과 아내를 위해 다시 일어서야 했다. 아이들은 아빠가 다시 일어나 강단 위에서 말씀을 전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을 것이었다. 천진한 목소리로 “아빠, 사랑해”라고 말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생명과 회복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고 있을 것이었다.
“저는 아이들과 같이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비록 병은 얻었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는 또다른 계기가 된 것 같아 이마저도 감사합니다”
그의 떨리는 목소리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이 깊이 배어나왔다.
“많은 분들의 사랑 받고 있다는 생각에 큰 위로”
하지만 박 목사가 가족의 사랑만 배운 것은 아니다. 바로 성도의 사랑이다. 여기저기에서 전해지는 격려의 문자메시지와 안부전화는 하루 종일 답답한 병실에서 지내야 하는 그와 아내에게 큰 힘이 된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자신과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성도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적잖은 용기와 위로를 얻는다.
박 목사는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모든 성도들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저를 위해 많은 분들이 기도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치료에 대한 확신이 선다”며 “그분들의 기도 때문이라도 반드시 완쾌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생긴다”고 마음을 다졌다.
특히 치료비 마련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금운동까지 펼치고 있는 친구와 동료 목회자들에게 “모금은 하지 말고 기도로만 응원해 달라고 했는데, 이렇게 큰 도움을 받게 되어 미안하고 면목 없다”며 “본의 아니게 여러분에게 염려를 끼치는 것 같아 송구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저를 위해 정성을 모아주신데 대해 뭐라고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며 “내가 정말 많은 분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 큰 힘이 난다”고 미소 지었다.
옆에서 남편을 지켜보던 부인 신은희 사모도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성도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다”며 “사랑의 빚을 너무 많이 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지만, 앞으로 살면서 갚아가겠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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