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교수, 신학자들과 성서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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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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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05.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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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신성’ ‘4대 성경 정경화 과정’ 등 설전
김 교수는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 감신대 백주년기념관 중강당에서 ‘한국 교회와 성서’란 주제로 열린 신학토론회에 참석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자신의 저서 ‘요한복음 강해’와 ‘기독교성서의 이해’ 등과 관련한 논의를 펼쳤다.
한국조직신학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와 김광식 전 연세대 교수 등 원로 신학자와 역사적 예수를 연구해 온 김준우 감리교신학대 교수, 구약성서학자인 김은규 성공회대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도올 김 교수는 기조발제를 통해 “기독교는 어떤 종족이나 국가의 이해를 대변하는 구속적 제도가 될 수 없으며, 개인의 실존의 선택이나 결단의 대상”이라고 말하고 “21세기 종교는 '이해 없는 신앙'을 더 이상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도올은 이어 “기독교는 유대 민족의 모든 제식이나 혈통주의적 관습의 강요를 거부하는 데서 출발한 것으로 이제 와서 구약의 율법주의를 직접적 신앙 대상으로 삼는 것은 유대교의 아류일 뿐 기독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광식 박사(전 연세대 교수)는 “설교자의 목적은 신자들을 지혜롭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게 하려는 데 있다”며 “(도올과 같은 주장은 이미)독일의 칸트와 18~19세기 자유주의 신학자들에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또 “김용옥 교수는 단지 역사적 예수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다”며 “성경을 보편적 가치나 이성적 가치에 근거를 둔 시민사회적 관점에서만 바라본다면, 성령의 역사와 하나님의 역사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도올은 이와 관련 “교회의 기본이념은 교리가 아니라 믿음과 소망 같은 보편적 정서인데, 교회운동은 다른 종교신념체계와의 공존을 배제하는 독존을 고집하고 있다”며 “이제 여러 신학적 담론을 수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는 “한국 기독교는 문자적으로만 해석해 신이 33년간 (인간의)몸으로 살다가 본래로 돌아갔다고만 하는데, 그것은 고대엔 흔해 빠진 논리였다”며 “다른 인간과 달리 예수만이 신의 화육(몸을 빌려 옴)이라는 교리가 예수에 대한 이질감을 불러온다”고 밝혔다.
김광식 박사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그럼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며 고개를 저었다.
도올은 “나도 (예수의)인성과 신성을 다 100%씩 갖고 있다고 인정하지만 (예수뿐 아니라)인간도 100% 하나님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요한복음의 하나님은 인격체가 아니라 진리로서의 하나님이이서 깨달을 수 있는 인간의 가능성을 100%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은규 교수는 “기독교가 초기에 정경(4대 복음)을 정하지 않았다면 ‘더욱 탄력적인 기독교로 발전해 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든다”며 “성서주의와 정통주의를 강조하는 도올 자신도 그 사고의 틀에 갇힌 것은 아닌가”라고 받아쳤다.
도올은 이에 대해 “불교는 정경과 외경 없이 대장경이란 틀 속에 모두를 수용했다”면서 “기독교도 만약 그런 폭 넓은 수용틀을 마련했다면 더욱 풍부한 종교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정배 교수는 ‘복음을 위해 성서는 해체돼야 한다’는 도올의 주장에 대해 “기독교의 복음이 경전화 되지 않았다면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경전 형성의 필연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논란이 되었던 도올의 이른바 ‘구약무용론’에 대한 신학자들의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준우 교수는 “'요한복음'이 예수가 가르친 '예수의' 복음이라기보다, 후대 사람들이 가르친 '예수에 대한' 복음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밝히고 “성서 자체의 무오류성에 대한 비판은 동감하지만, 김용옥 교수가 쓴 '기독교 성서의 이해'에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부분은 거의 강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규 교수는 “구약은 이스라엘의 역사적 상황을 반영했고 당시로서는 도덕과 정의의 기준이었기에 율법은 존중돼야 하며 구약 정신은 기독교 정신에서 없앨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학생과 신학자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약 3시간 동안 뜨겁게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 대해 언론은 “그동안 기독교계가 도올의 성서 해석을 무시하고, 이단적 언설로 규정한 것에 비하면 이례적일 만큼 높은 관심이었다”며 “반박을 위한 반박이 아닌, '공통분모'와 차이점을 짚어가는 진지하고 열정적인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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