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언론회 주최 ‘안티 기독교와의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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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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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11.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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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자정능력 상실” VS “논리적 성급한 일반화”
한국교회언론회(대표 박봉상)가 지난 23일 서울 연동교회에서 개최한 ‘안티 기독교와의 토론회’ 자리가 바로 그것.
기독교인과 안티 기독교인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지성수 목사(호주 시드니 사랑방교회),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이찬경 회장(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 정강길 실장(세계와기독교변혁연대) 등이 패널로 참여해 대화를 나눴다.
조성돈 교수 ... “교회가 반사회적이라는 지적에 동의 못해”
추첨에 따라 첫 발표자로 단에 오른 조성돈 교수는 “안티 기독교가 ‘개독교’ ‘똥경’ ‘먹사’ 등의 언어를 사용할 뿐 아니라, 기독교 박멸이 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의 존재이유라고 말하는 등 호전적인 언어를 사용한다”며 폐해를 지적했다.
또 “아프간 피랍사건 때는 익명성을 이용해 알자지라 방송이나 CNN 등에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에 납치된 인질은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안티 기독교가 자기들만의 공동체를 형성해 황당한 주장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며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기독교가 반성해야 하지만, 자신들도 순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가 반사회적이라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며 “분명 일부 목회자의 잘못은 있지만, 교회는 ‘굿네이버스’나 ‘월드비전’ 등 구호단체들이 대부분 개신교 계통에서 만든 사회단체일 만큼 좋은 일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경 회장 ... “문화의 상대성과 다양성 존중 않는 기독교는 배타적”
반론에 나선 이찬경 회장은 “기독교를 반대하는 것이 마치 기독교인을 미워하는 것처럼 호도하지 말라”며 “반 기독교운동은 인본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기독교로 인해 피해를 입는 수많은 이웃과 형제와 가족들을 빼내려는 운동”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신의 정의를 부르짖고 공의의 하나님을 이야기하면서 신의 심판을 설교하는 종교 엘리트의 부패가 그들보다 더 교육기회가 없었던 신도들보다 더 치졸하고 야비하다”면서 “우리는 기독교가 자정능력이 아예 없거나 상실했다고 판단한다”고 안티 기독교운동의 배경을 밝혔다.
특히 “불상과 단군상을 부수고 장승을 훼손하며, 수만 명의 신도가 모여 부산의 모든 사찰이 무너지라고 통성기도를 했던 사례, 타문화와 종교에 대한 몰지각한 인식으로 일어난 아프가니스탄의 사망사건을 순교로 미화했다”고 비난하며 “기독교가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교리로 다른 문화와 종교에 대한 멸시와 폄하를 일삼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물질적 축복과 기복을 파는 종교업자들이 수많은 선량한 사람들을 '예수천당 불신지옥'으로 협박하고, 공룡화된 교회는 거대한 기업처럼 돌아간다”면서 “천민자본주의가 판을 치고, 교회의 외적 성장과 신도의 양적 팽창이 목사의 성공으로 치부되는 현실에서 신도들은 결국 현금지급기 노릇만 하고 있다”고 기독교의 이중성을 공격했다.
정강길 실장 ... “상호평등 종교로 바꾸는 기독운동 일어나야”
정강길 실장은 “안티 기독교의 출현과 성장은 기존 기독교의 오류와 병폐가 원인이지만 그것에 대해 반성을 하더라도 행태적 반성에 그쳐서는 안된다”며 “그러한 점에서 기독교가 이 문제를 회피하려 해서는 곤란하며, 오히려 교리적 신념까지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안티 진영에 대해서는 “기독교 박멸주의는 기존 기독교의 배타성과 폭력성을 똑같이 보여주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그런 방식으론 기독교인과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의 기독교를 이웃과 함께하는 상호평등의 종교로 바꾸는 건강한 운동이 일어난다면 안티 기독교에 대한 진정한 대응이 될 것”이라며 “한국 교회는 이를 계기로 새롭고 건강한 대안 기독교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기독교의 근원적 변화를 요구했다.
또한 “진보적 신학교를 나온 목사들이 ‘성서비평’을 배웠음에도 이걸 가르치면 교인이 안 모일 뿐 아니라, 피곤해지기 때문에 실제 목회 현장에선 이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정말 솔직하지 못한 신앙인은 신앙인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지성수 목사 ... “기독교 박멸 등 정제되지 못한 감정적 발언 자제해야”
지성수 목사는 “한국 교회의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인 선교활동의 부작용이 '기독교 박멸'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고 자성하며 “안티 기독교의 기독교 비판이 논리적으로 성급한 일반화지만, 그것에 대한 기독교의 반박은 의미 없다”고 전했다.
지 목사는 안티 기독교 측에 “기독교 박멸이라는 말은 ‘때려잡자, 공산당!’이라는 표어 이후 처음 들어봤다”며 “기독교는 외부에서 충격이 오면 오히려 더 강해지는 종교로 ‘기독교 박멸’이란 말을 쓰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욕설과 저주로 하는 시민운동이 어디 있나”며 정제되지 못한 감정의 배설을 지적하고 “한국 사회를 한국사회를 건전하게 만드는 대승적 차원의 시민운동을 전개해 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안티 진영 측에 “교회의 정치권력화, 대형화, 세속화 등 문제를 안고 있는 몇몇 대형교회와 달리 찬송가 구절처럼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일생을 고결하게 목회에 바치고 있는 다수의 성직자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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