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이 양의 ‘쉐어 힘 프로젝트’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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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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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10.0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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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에 퍼진 한국 젊은이들의 복음선포
많은 사람들은 이 단어를 부정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인다. 약물 중독, 알콜 중독, 니코틴 중독, 습관도 일종의 중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듯 ‘중독’이라는 단어에 따라오는 단어들을 보면 많은 부분에서 피해를 주는 단어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부정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좋은 중독도 있을까? 난 내가 중독자임을 고백한다.
1학년 2학기 겨울방학 필리핀으로 선교봉사대를 가서 성경은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임을 확신한 이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 예수님을 전하는 것은 나에게 서서히 중독으로 변해갔다.
이번 여름방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작년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대학과 쉐어 힘 프로젝트가 손을 잡은 것이 시작이었다. 쉐어 힘의 뜻은 ‘그분을 나누자’, 곧 예수님을 나누자 라는 선교적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
“나는 선교중독자 ... We knew we had to do it again”
쉐어 힘은 대체적으로 미국과 같이 사는 것이 여유로운 나라의 교인들이 가난한 나라에 가서 전도회 강사로 설교를 하도록 세워주는 국제적인 프로젝트이다. 이곳에 신청한 사람은 2인 1조가 되어 한 지역을 배정받아 그곳에서 총 16일 동안 18번의 주어진 설교를 하게 된다.
2006년 여름에는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쉐어 힘 프로젝트가 열렸었다. 그곳에 나는 신청을 했고, 가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오게 되었다. 매일 저녁 우간다의 50군데가 넘는 곳에서 같은 시각에 전도회가 열렸다.
이 전도회가 시작되기 하루 전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는데, 거기서 만난 미국 목회자 부부와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사모님은 이 자리에서 내게 “We knew we had to do it again” 이라고 말했다. 나 역시 전도회가 끝난 후 또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엄청난 경험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2007년 여름, 중미에 위치해 있는 엘살바도르에서 열린 쉐어 힘 프로젝트에 다시 신청하게 되었다. 엘살바도르는 스페인어로 ‘구원자’라는 뜻이다. 난 아프리카에서 경험 했던 일들을 기대하며 이곳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모든 상황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정반대였다. 마치 우리나라 70년대를 보는 것 같았다. 있을 것은 다 있지만 제대로 되어 있는 것이 그다지 없는 나라. 최근까지 내전이 있어 아직도 전쟁의 흔적이 남아있는 나라. 그러나 적어도 우간다 보다는 상황이 많이 좋았었다.
내가 어떤 상태에 있든 하나님의 말씀은 여전히 살아있다
오히려 선교를 목적으로 왔는데 이렇게 편안하게 지내면 사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또한 아프리카에서와는 달리 공터에서 설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교회에서 설교를 하도록 되어 있었다. 작년처럼 열악한 생활을 하며 열린 공터에서 200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 목이 터져라 말씀을 전하는 것을 기대했던 나는 다시 적응을 해야 했다.
50명 정도가 오면 꽉 차버리는 작은 교회에서 설교를 하고, 열린 공간이 아닌 제한된 공간에 있으니 목소리를 크게 낼 필요도 없다보니 나의 행동은 소극적으로 변하고 외적으로 드러나는 결과가 적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전도회에 오는 사람들은 50명이 채 되지 않았기에 금방 누가 누구인지 알고 빨리 친해졌지만 마음을 나눌 수가 없었다. 기운이 쭉 빠졌다. 기대가 너무 컸나, 한 번의 경험으로 만족했어야 했던 것일까, 수도 없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의욕은 갈수록 사라지고 있었지만 여전히 설교는 계속 해야 했다. 의욕 없이 열정적으로 설교를 하자니 너무 힘들고 비참했다. 매일 저녁 설교를 마치고 돌아와서 각자 있었던 경험을 나누고 기도를 하는 시간에 나만 나눌 것이 없어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내가 어떤 상태에 있든지 그것과 무관하게 하나님의 말씀은 여전히 살아있고 운동력이 있었다. ‘사람들이 설교를 잘 들었을까, 이해는 했을까’ 하며 고민했지만, 전도회에 참석한 사람들 중에 감동을 받고 그리스도를 믿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다.
이것을 보자 나는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그곳 사람들이 그저 함께 인연을 맺게 된 친한 친구들이 아닌, 함께 하늘에 갈 가족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설교를 연습하면서 내가 먼저 감동을 받았다.
기적의 연속 ... 엔진오일 한 방울 없이 강가를 달려온 자동차
내가 배정 받았던 교회는 과탈루페교회였다. 그곳에는 한 커플 있었는데, 이 커플은 둘 다 다른 사람의 아내, 남편이기도 했다. 교회를 오랫동안 다니고 여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만, 둘이 부부가 아니기에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들이 많이 생겨 교회활동을 그들이 원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할 수 없었다.
남자는 교인이었고, 여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있는 동안 그들이 결혼을 공식적으로 하고 여자가 침례를 받는 것을 보게 되는 특권을 가지게 되었다.
어느 안식일에는 강가에 가서 침례식을 했는데, 시간이 지연되어 그날 전도회장에 늦게 도착하게 될 상황이 되었다. 강가에서 교회까지는 약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나는 마음속으로 ‘하나님, 당신의 말씀을 듣고자 하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늦지 않도록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했다.
다행히 우리는 제 시간에 맞추어 교회에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에 끝난 것이 아니었다. 과탈루페 담임목사인 꾸루즈 목사님이 오더니 “당신을 태운 자동차가 엔진오일 한 방울도 없이 강가에서 이곳까지 달려온 기적이 일어났습니다”라고 말해주었다.
자동차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는 나는 엔진오일의 중요성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깜짝 놀라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불시에 도움의 손길을 펴시는 하나님의 ‘애교’에 웃음 짓고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님의 계획에 참여한 것은 큰 특권이자 축복
마지막 날은 온갖 감정과 생각이 휩싸인 날이었다. 지난 3주 동안 함께 했던 통역자 델미, 꾸루즈 목사님, 빌리 집사님과 설교 준비를 하는데 와서 도와주겠다고 짐을 거들어주고 세팅을 해 주었던 꼬마 천사들, 그리고 전도회에 왔던 모든 사람들…… 그새 또 정이 들어 있었다.
서로의 아픔을 나누면서 눈물 흘린 시간들, 나를 매일 전도회장으로 태워다 준 마리오는 영어를 전혀 못하고 나는 스페인어를 전혀 못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서로 침묵을 지켰지만 이젠 되도 안되는 말 서로 써가며 농담까지 할 정도로 친해지고 그의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었던 일 등등……
마지막 안식일 저녁에는 교인들이 내 얼굴이 크게 프린트 되어있는 거대한 케익을 깜짝 선물로 준비하고, 난 그들을 위해서 밤새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보여주고, 모든 순서가 끝난 다음에는 다같이 모여서 사진을 찍고 그들의 전통 음식인 뿌뿌사와 카카오에서 직접 우려낸 초콜라떼를 마시며 송별회를 가졌다.
비록 얼굴과 국적, 언어와 문화가 다르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 하나가 되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끼에라 바모스 엔 엘 씨엘로!(우리 하늘에서 봐요!)” 라고 외치며 그들과 헤어질 때는 너무나도 큰 아쉬움이 있었다.
돌이켜 보면 내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내가 사랑하는 하나님은 나 혼자서 간직하기에 너무 크신 분이어서 다른 이들과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싶어 ‘Share Him’을 했을 뿐.
하나님께서 이루시기 위하여 계획한 일에 내가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특권이고 축복이었다. 내가 변하고, 사람들이 변하고, 서로에게서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체험하는데 어찌 중독되지 않을 수 있으랴.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은, 하면 할 수록 중독되고 더 깊이 빠지고 싶게 되는 좋은 중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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