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 - 김두식 교수의 ‘평화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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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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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06.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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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의 오해와 편견, 그리고 진실
경북대 법대 김두식 교수가 펴낸 <평화의 얼굴(교양인 / 1만4,000원)>이 그것. 과거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의 공론화를 시도한 <칼을 쳐서 보습을(2001)>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고쳐 새로 쓴 책이다.
자신 역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저자는 군법무관 시절 입영을 거부하는 여호와의증인 신자들을 판결하면서 품기 시작한 문제의식과 이들에게 덧씌워진 우리 사회의 막연한 오해와 편견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저자는 시종 오늘날 국가와 개인의 신념이 가장 첨예하게 충돌하는 사안이자, 평화주의의 가장 구체적 문제인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면서 한국 사회의 오늘을 진단한다.
특히 병역거부자들이 주장하는 ‘양심’의 진정성을 받아들이는 문제와 별개로 ‘병역 기피자’ ‘종교적 이단자’라는 프리즘으로만 비쳐지는 이들에 대한 사회적 시각을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교정해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 보수 기독교계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권이 아닌 이단의 차원으로만 접근하려 한다”고 꼬집으며 “이 문제를 특정 종파의 교리에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평화주의와 관련해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 사회가 법적ㆍ문화적으로 상식을 뛰어넘을 만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가혹하게 차별하고 소외시킨 사실을 드러내는 이 책은 재림교회의 과거와 미래의 대안제시를 함께 내포하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는다.
한국전쟁 당시만 해도 정부가 재림교인들의 비전투 복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상대적으로 유연한 태도를 보였지만 5ㆍ16 군사쿠데타 이후 군대폭력에 시달리며 맞아죽거나, 때로는 복무기간의 2배가 넘는 7년 이상 수형생활을 감내해야 했던 역사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 문제를 풀어가는 해결책으로 대체복무제도 도입을 제시하는 동시에 차선으로 비전투요원으로의 복무제도를 연구할 것을 제안한다. 군 생활 내내 총을 잡지 않는 보직을 주자는 것이다. ‘집총 거부’를 ‘폭력과 전쟁 거부’에 대한 양심으로 환원해 살펴봐야 한다는 논지에서다. 재림교회가 사회에 던지는 제안과 맥을 같이한다.
아울러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가 돌출될 때마다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군 복무한 사람들은 비양심적인지, 병역거부는 이단이 아닌지’ 등 평화주의자들을 궁지로 몰아넣는 대표적인 몇몇 질문들을 내 놓으며 반대주장의 논리적 빈약성을 질타한다.
저자는 남북대치 상황 때문에 대체복무제 도입이 시기상조라는 논리에 대해서도 발상의 전환을 꾀하자고 말한다. 우리가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이유가 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라면 믿고 싶은 종교를 마음대로 믿을 수 있는 자유, 양심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과연 민주주의적 가치와 분리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맹목적인 변호가 아닌 전쟁과 평화, 양심의 문제에 대해 우리가 지닌 상식의 허를 찌른 이 책을 통해 왜 이들이 병역을 거부하는지, 그 이면에는 어떤 진실이 존재하는지를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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