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테마기획③ ... ‘열정을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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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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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01.0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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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생 김종현 군과 박재영 판사의 열정학개론
오늘은 그 마지막 시간으로 올해 사법고시에 합격해 법조인으로의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김종현 군과 선배 법조인 박재영 판사와의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박 판사가 근무하는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열정’이란 주제로 나눈 이날의 대화를 통해 이들 법조계 선후배들은 그간 자신의 가슴에 담아왔던 인생의 목표와 비전,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정신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열정이란 ... ‘올바른 것에 대한 믿음’
이번 만남은 올해 사법고시에 합격한 새내기 법조인과 현역 판사와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섭외단계부터 기자의 흥미를 끌었다. 더구나 근래 몇 년 사이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재림청년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법조계에 진출하는 재림교인의 직업정신에 대해서도 듣고 싶던 터였다.
특히 박재영 판사는 지난해 연말 자동차 폭주족에 이례적으로 실형을 선고해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일반인들이 폭주족을 보며 느끼는 감정을 고려해 법집행을 엄정히 하는 차원에서 선고했다는 것이 당시 법원의 설명이었다. 때문에 이날 인터뷰는 단순히 재림교인 법조계 선후배의 만남이라는 의의 이 외에도 시의적 의미까지 부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먼저 사법시험 합격이라는 결실을 얻은 김종현 군과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데 어려운 시험에 합격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소감을 밝혔다. 교회와 주변에서 기도를 많이 해 주어 큰 힘이 되었다는 감사의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김 군은 “합격을 하기 전에는 시험에 붙으면 성경도 많이 읽고, 기도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막상 합격하니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며 “그럴 때마다 아직도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의 차분한 목소리에 솔직한 자기반성이 묻어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김 군은 2007년을 신앙적으로 많이 성숙하는 한 해로 삼기로 다짐했단다. 사법에 관한 실무에 종사하는 법조인이기에 앞서 타인에게 진리를 보여주는 재림교인 신앙인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신이 먼저 사고의 폭을 넓히고, 진리에 대해 확실하게 깨닫는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도 덧붙였다.
김 군은 “돌이켜보면 많은 직업군 중에서 법조인이 되겠다고 결심하게 한 특별한 계기나 이유는 딱히 없었다”며 멋쩍어 했다. 다만, 자신의 적성에도 맞는 것 같고, 사회에 대한 봉사나 직업적 보람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아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꿈을 꾸었다고 한다.
그가 이처럼 구체적으로 법조인의 꿈을 키우는 데에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조언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관련 자료나 책을 전해주며 도움을 준 동중한ACT교회의 선배들은 쉽게 잊을 수 없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김 군은 ‘열정’이란 이날의 주제에 대해 ‘올바른 것에 대한 믿음’이라고 풀었다. 신앙이나 전도도 진리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선교의지가 자발적으로 생기는 것처럼, 열정도 자신이 올바른 일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생기는 것 같다는 설명을 함께 붙였다.
그의 눈가에서 어느덧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어엿한 법조인의 길에 들어서는 한 재림청년의 패기와 자신의 모든 열정을 다해 희망을 일궈가는 이 시대의 건강한 젊은이의 모습이 스쳐 지났다.
“앞으로 정직한 재림교인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짧지만 다부진 각오를 밝힌 김 군은 선배에게 실제 판사생활을 하면서 사회정의를 세우거나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관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곧 선배의 시선이 그의 까만 눈동자와 마주쳤다.
삶을 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들어 나가는 근본적 에너지 ‘열정’
지긋이 후배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박재영 판사는 “연수원에서 논리적인 것들을 많이 배우게 될 텐데, 이미 그런 소양을 충분히 갖춘 것 같다”면서 “앞으로 훌륭한 법조인이 될 것이란 기대가 벌써부터 든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후배에게 법조인의 이상과 현실, 법 적용의 실제와 올바른 법정신의 실천에 대해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판사라는 직업이 갖는 고민을 이야기 할 때는 매우 실제적이었다.
양심과 정의의 실현, 이론과 현실, 개인의 신념과 법률의 상충, 그리고 공의와 자비가 충돌할 때 판사로서 필연적으로 겪어야하는 고민 때문이었다. 쏟아지는 사건생각에 악몽에 시달리거나 식사 중에도 상념에 잠길 때도 많다고.
이러한 갈등과 어려움 속에서도 판사만이 가질 수 있는 보람도 크다. 사건을 열심히 파헤쳐 억울한 사정 가운데 놓여 있는 피고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경우나, 응당 부여받아야 할 시민의 권리를 찾아주는 때가 그러하다. 무엇보다 판결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중요한 기로에 선 사람들에게 적절한 결론과 답을 내리게 될 때는 큰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처음 판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을 때 재판받는 사람들이 답답해하지 않고, 충분히 행복하게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진 법관들이 많이 필요한데, 저부터 그런 그리스도인 재판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이 길을 선택했습니다”
짧은 이야기에 법관으로서의 그의 직업정신이 담겨있는 듯 했다. 실제로 이같은 그의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박 판사는 지난해 법원 출입자들이 참여한 심사에서 18개 재판부 중 제일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잠시 대화의 초점을 이날의 주제인 ‘열정’이란 테마로 옮겨보았다. 박 판사는 열정에 대해 ‘우리 삶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들어 나가는 근본적인 에너지’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재림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해 주길 주문했다.
특히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도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재림교인들도 이전보다 안식일 준수가 용이해 진만큼 보다 많은 청년들이 국민에게 직접 봉사할 수 있는 공무원 사회로 진출하길 권유했다.
마주 앉은 김종현 군에게는 “언제나 그리스도인의 마음으로 매사에 임했으면 좋겠다”며 초심을 강조했다. 늘 겸손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며, 그러한 태도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타내야 한다는 것이다.
“법관의 삶과 인생이 재판정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그것에 비추어 결코 우월하다 단정할 수 없습니다. 정의를 구현하고 신뢰를 쌓아가기 위한 마음으로 이 길을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라는 당부는 기자의 마음에도 많은 생각을 남겼다.
그는 지금도 사법연수원 수료 당시 ‘법관은 성직’이라던 한 스승의 말을 잊지 못한다. 각자의 삶의 의미와 국민의 바람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올바르게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는 지도였다. 어쩌면 그것은 목회자를 꿈꾸던 소년 박재영을 법관으로 세우신 하나님의 목적이자 이유였을는지도 모른다.
박 판사는 앞으로 법조인을 꿈꾸고 있는 청소년과 지금도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미래의 법조계 후배들에게 “이곳에 와서 열심히 아름답고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들을 한다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사람 낚는 어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법조의 ‘바다’에 재림청년들의 열정어린 도전이 계속되길 희망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 이들이 새해를 맞아 전국의 재림청소년들에 전한 신년메시지가 뇌리에 남았다. 국가와 가정, 그리고 교회에서 중심이 되는 귀한 하나님의 일꾼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어떤 결과에도 이것은 내가 스스로 해냈다고 생각하지 말고, 성도들의 기도와 하나님의 자비로 일구었다는 겸손한 생각을 잊지 말라”는 부연까지.
바깥기온은 영하의 추운 날씨였지만 가슴 속은 봄날 햇볕 받은 양지처럼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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