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안자야로 파송된 27기 선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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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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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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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발급 늦어져 지난 5일에서야 선교지로...
그동안 캠퍼스에 머물며 그런 동기들의 소식을 간간이 들을 때마다 못내 그들이 부럽기도 하고, 자신들의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인지 초조하기만 했다.
지구상 최후의 오지라는 인도네시아 이리안자야로 파송되는 한국인 27기 1000명선교사는 모두 3명. 마혜린 양(동중한 중화동교회)과 김진영 군(영남 고성교회) 그리고 필리핀 유학 중 선교사에 지원한 허진희 양(동중한 금오동교회)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5일, 113명의 동기들과 함께 27기 1000명선교사로 부름 받아 이 거룩한 대열에 동참했다. 이후 소정의 선교사교육을 모두 마치고, 이리안자야로 선교지가 배정되어 파송을 기다리던 중 예기치 않게 비자문제가 발생해 출발이 지연되어 왔다.
이전에도 비슷한 일들이 있어왔지만, 대개 한 달 이내에 해결되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유독 심사가 길어졌다. 그리고 드디어 모든 수속이 완결되어 지난 5일 새벽 이리안자야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파송을 앞두고 지난 4월 선교사훈련원에서 만난 이들과의 인터뷰를 재구성했다.
선교사로서 가장 크게 마음에 담고 있는 다짐은 ‘겸손’
선교사들은 저마다 “하나님의 복음사업의 확장을 위해 ‘죽으면 죽으리라’는 심정으로 선교지를 향해 나아가겠다”며 결의에 찬 각오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동기들보다 늦게 파송되는 만큼 그 사이에 더 많은 준비를 하겠”노라며 의지를 다졌다.
특히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지, 우리의 바람이나 뜻대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성도들의 아낌없는 기도의 지원을 요청하고 “1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 살아계신 하나님의 섭리를 마음껏 체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선교사로서 가장 크게 마음에 담고 있는 다짐은 바로 ‘겸손’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기 자신을 죽이고, 자아를 희생하며, 이웃을 위해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진정한 주의 종이 되겠다는 마음에서다.
자신들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자신들이 내뱉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자신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모두 일상의 선교요, 그리스도인을 대표하며 곧 복음전파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선교사들은 매사 자신들의 생활 속에서 그리스도의 변치 않는 사랑과 구원의 약속을 투영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서 이웃들에게 찬양과 기도, 봉사와 치유의 손길을 전하겠다는 마음을 다지고 있었다.
‘극복’이 아닌 ‘이해’로 땅 끝까지 복음 전파하고파
이들은 선교사훈련 기간 동안 영어 등 선교사로서 필요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과정들을 이수했다. 인종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과 문화와 언어가 다른 이들이 섞여 공통훈련을 체계적으로 밟아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은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하나의 사명으로 엮어져 있었기에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특히, 난생 처음 체험해보는 낯선 이질적인 문화들에 처음에는 많이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극복’이 아닌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그들 역시 자신들을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리라 생각하니 마음의 부담도 훨씬 덜했다.
선교사들은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일터에서 저마다의 달란트로 복음의 꽃망울을 터트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하여 선교지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 가장 부지런한 도우미가 되겠다고 주먹을 쥐어보였다. 자신의 표정만 보아도 하나님이 생각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이들은 선교사훈련 기간 동안 사소한 것에도 즉각적으로 응답되는 ‘기도의 파워’를 곳곳에서 실감했다. 아무리 험하고, 낯선 선교지라 할지라도 자신들이 가장 적합하고, 필요한 곳이기에 하나님께서 보내시는 것이라 믿고 땅 끝까지 복음의 횃불을 들고 전진하겠다는 각오다.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계신지 알게 되었다는 이들은 자신들의 발걸음을 여기까지 인도하신 ‘에벤에셀’의 하나님께서 앞으로 선교지에서의 생활과 활동에도 직접 관여하여 주실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들의 입술과 손길과 발걸음에 주님의 권능이 임하길 기도하며 자리를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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