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당분간 ‘한 지붕 두 가정’ 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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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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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01.2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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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총회, 연합회에 제주 일부 교회 행정권 위임
제주문제 해결을 위해 22일 오후 2시30분부터 시작된 호남합회 의회는 이틀간 이어진 마라톤회의 끝에 호남합회 행정지시에 순응하고 있는 교회는 예전대로 호남합회가 관리하고, 호남합회 행정지시를 거부하고 있는 교회들은 완전 정상화가 될 때까지 인사, 재정, 행정권을 연합회에 위임하기로 결의했다.
이러한 조치는 호남합회 행정지시를 거부하고 있는 제주중앙교회 등 일부 교회들을 교단 행정질서에 복귀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며, 이 조치가 성공하여 완전한 정상화가 이루어질 경우 연합회나 지회의 행정절차를 거친 후 임시총회를 열어 제주지역 분리절차를 밟게 된다. 그러나 만일 정상화 노력이 실패하면 임시총회에서 출회 결의를 하게 된다.
정상화의 기준은 출회 이유로 거론된 ‘소속합회 탈퇴 및 불법대회 조직’ ‘인사권 불순종’ ‘재정권 불순종 및 교회부동산 불법점유’ ‘합회 지시사항 해태 및 거절’ ‘합회 공문서 수신 거부’ 등 5가지 사유의 완전한 해소이다.
그동안 연합회 제주현안관련 정상화위원회 활동으로 제주중앙교회 등의 무자격 목회자가 철수했고, 보관하고 있던 헌금을 연합회로 보냈으나, 호남합회에서 파송한 목회자의 수용 및 헌금 송금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총회는 ‘정상화’에 대한 정의를 제주지역 일부 교회들이 호남합회로부터 파송된 목회자를 받아들이고, 십일금을 비롯한 헌금을 호남합회로 직접 송금하는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정의했다. 이 요건이 충족되면 제주는 임시총회를 통해 분리할 수 있는 행정적 근거를 갖게 된다.
한편, 관련 인사들에 대한 징계와 관련하여 징계위는 “현재 징계요청안과 규정, 심의방법 등을 검토 중이며, 제주현안이 어느 정도 매듭지어진 후 징계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제주현안정상화위원회 및 징계위원회 보고 놓고 갑론을박 ‘팽팽’
총회 의회는 첫 의안으로 제주현안을 다루었으며, 제주교회 정상화를 위해 구성된 한국연합회 제주현안정상화위원회와 징계위원회의 활동보고를 받고, 정상화의 의미와 수위를 놓고 뜨거운 토론을 이어갔다.
앞서 호남합회는 제주지역 5개 교회와 1개 예배소의 출회여부를 결정짓기 위해 지난해 11월 9일 소집된 임시총회에서 제주 4교회(제주중앙, 신서귀포, 표선, 제주학원) 징계 안건을 차기 정기 총회 시까지 심의를 보류하되, ▲제주 4 교회들과 2 예배소들의 조건 없는 정상화 ▲이 기간 안에 관련된 인사들의 징계 ▲제주 문제는 차기 정기 총회로 완전 종결한다는 3가지 조건을 포함시켜 제주 문제 해결 전권을 한국연합회에 위임했었다.
제주정상화위원회는 이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달 사이 14차례나 제주도를 오가며 관련 활동을 펼쳤다. 이를 통해 청빙되었던 무자격 목회자가 철수했고, 대총회의 감사에 따라 십일금 등 동결 헌금이 연합회로 송금되었으며, 제주선교협의회 등 자치기구도 해체되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에 대해 의회는 “재정권과 인사권 등 중요 부분에서 정상화를 위한 필요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의견과 함께 “완전한 정상화는 아니지만, 100% 정상화가 아니라고 결론짓기에도 무리가 따른다”는 상반된 해석이 제기되어 정상화의 기준을 놓고 설전이 계속됐다.
허부환 장로 등 “헌금 동결 등은 잘못된 일” 총회에 사과
이 과정에서 허부환 장로를 비롯한 제주분리 문제의 중심에 서 있던 당사자들이 그간의 행정파행 결과에 대해 총회에 공식 사과했다. 제주분리 여부를 놓고 발생한 불협화음에 대해 해당 교회 당사자들이 공개적으로 사과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회제안이 동의.제청된 제주중앙교회, 신서귀포교회, 표선교회, 제주학원교회 등 4개 교회대표들은 분리주장이 제기된 경위와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동기야 어찌되었든 결과적으로 헌금을 동결하거나 임의로 목회자를 초빙한 문제 등은 아주 잘못된 일”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제주중앙교회 허부환 장로는 “제주 분리문제는 행정체제가 개편되면 제주선교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순수하게 시작된 것이었다”고 설명하고 “그 과정에서 합회에 대항할 마음의 동기는 없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며 이해를 구했다.
허 장로는 “이유야 어찌되었든 하나님을 섬기는 장로이자 이 교단의 성도로서 교단에 부담과 고통을 준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여러분이 자비를 베풀어주시면 앞으로 빚을 갚는 심정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신서귀포 박종수 장로는 “교회의 법을 무시하면서 까지 일을 진행시키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점점 골이 깊어지면서 오늘에 이르렀다”며 “이 시간을 빌어 그동안 일어났던 모든 일들에 겸허한 자세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대표들은 이후 질의.응답을 통해 제주대회의 성립 및 해체 과정, 정상화위원회의 요청에 따른 제주지역 해당 교회들에 대한 감사 절차 및 경과, 재정권 및 인사권의 회복을 포함한 호남합회로의 복귀 등 제주 행정정상화와 해결방안을 놓고 논의를 계속했다.
최종적으로 허 장로는 “앞으로 호남합회의 행정지도를 따르겠느냐”는 질문에 “어려운 질문이다. 연합회 정상화위원회 지도에 따르겠다.”고 비켜갔다. 이에 제주분리 문제와 관련하여 출회 대상 교회들과 상반된 입장에 있던 제주 모슬포교회 강인영 장로 등은 “제주 양 진영의 화합이 중요하며 양측의 합의없는 분리추진은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후 제주 일부 교회들의 행정정상화를 위한 대표들의 발언과 갖가지 방안이 제기되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렸다. 총회는 이에 “각 대표들이 한 번 더 상부기관과 합의를 이루도록 협의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자”는 긴급제안에 따라 22일 밤 10시부터 자정까지 북아태지회, 한국연합회, 호남합회, 제주 양 측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다자간 회의를 진행했으나, 결국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내 합의도출에는 실패했다.
홍 연합회장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제주 정상화 이룰 것”
만 하루에 가까운 시간동안 뾰족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동의와 재개의, 개의안 철회, 수정안 발의 등 진통을 거듭한 총회는 산고 끝에 출회 제안된 교회들의 행정권을 연합회에 위탁하여 정상화를 도출해 내는 것으로 결론을 맺었다. 이에 따라 연합회는 제주 선교정상화를 위한 관리체제와 관련 활동에 들어가게 되었다.
홍명관 한국연합회장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가능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제주교회들이 정상화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교회와 합회, 교단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가장 최선의 방법으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일하겠다”고 밝혔다.
대표들은 “이번 총회를 통해 서로 신뢰를 회복하고 연합할 수 있는 잠정적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다소 미흡하고 최선은 아니지만 파행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내린 결론으로 이해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번 계기를 통해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을 종식하고 선교와 성장을 위해 함께 힘쓰길 바란다”고 말하고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며 변화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펼쳐가길 기대한다”며 이 문제가 조속한 시일 내에 원만하게 해결되길 기원했다.
13년 동안 곪은 상처를 봉합하기 위한 숙제를 또다시 위임받은 한국연합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앞으로의 향방에 눈길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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