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이겨내고 의명대 졸업한 임윤아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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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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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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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닐케톤뇨증 극복하며 사회 진출...“순수한 그림 그릴터”
그녀는 신체에서 정상적으로 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 대사를 할 수 없는 유전성 대사장애 ‘페닐케톤뇨증(선천성 대사효소결핍증)’을 앓고 있는 장애우다.
일반인에겐 이름마저 생소한 이 병은 뇌성마비와 증세가 비슷하지만, 신진대사에 필요한 효소가 부족해 생기는 질병이다.
현재 국내에 환자가 10여명 밖에 없을 정도로 희귀한 병으로, 밥은 먹지 않아도 약은 반드시 먹어야 일상생활이 가능할 만큼 고통스런 병이다.
윤아 양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보고된 최초의 발병자이다. 삼육대 음악학부에 다니는 동생 승준 군도 같은 장애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윤아 양은 이같은 난치성질환의 장애를 이겨내며, 당당히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그녀의 이런 모습은 많은 장애우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의지와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날 학사모를 쓰고 졸업가운을 입은 윤아 양은 “흐뭇하고 기분이 좋다”며 연신 미소를 지어보였다. 더욱이 학교 측은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실과 근면함으로 학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점을 높이 인정해 특별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그간 윤아 양의 뒷바라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헌신을 다한 아버지와 어머니도 감회어린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며 마음껏 축하했다.
아버지 임진수 씨는 “윤아가 자기가 갖고 있는 장애를 이겨내고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졸업하게된 것도 고맙지만, 윤아를 이해하고 도와주신 교수님과 친구들이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주위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윤아 양이 삼육의명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특별한 동기에서.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그녀가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친구들과 지도교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다행히 남매가 출석하던 서울중앙교회 교우들과 청년들의 도움으로 의명대를 지원하게 되었고, 이후 윤아 양은 밝고 쾌활하게 생활하며 자신의 꿈을 키워갈 수 있었다. 윤아 양의 이러한 모습에 동생 승준 군도 삼육대 음악학부로 지원해 함께 공부하고 있다.
윤아 양은 학창 시절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지난해 가을 서울 인사동에서 열었던 첫 개인전을 꼽았다. 당시 40여점의 작품을 선보였던 윤아 양은 이 전시회를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밝게 웃었다.
윤아 양은 장애우들이 다니는 정민학교에서 교생 실습을 마쳐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녀는 이를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애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며 “훌륭한 화가가 되어 나처럼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애의 어려움과 역경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윤아 양에게 그간 사랑과 정성을 다해 지도했던 학과 교수들도 진심어린 축하의 인사를 보냈다.
입학 후부터 지금까지 그림을 가르치고 있는 김용선 교수는 “이제 졸업이지만 제2, 제3의 개인전을 준비하고, 언젠가는 선생님과 함께 듀엣 전시회를 열자”며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윤아 양도 김 교수에게 “교수님께서는 저에게 용기를 주셨다”며 “평생 은혜에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버지 임진수 씨는 딸의 졸업을 바라보며 장애우들이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대학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교육기관에서 학생들을 이해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윤아 양처럼 대사성 질환을 갖고 있는 학생들은 일반인들의 60~70% 정도 밖에 능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특성을 이해해,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아 양은 앞으로 일주일에 하루 이틀 시간을 내어 인근 사회복지기관에서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장애우들을 위해 봉사할 계획이다. 그녀의 얼굴에 자신이 그린 꽃보다 더 아름다운 미소가 활짝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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