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와 토론] 재림문인협회 20주년 기념 문학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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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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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0.2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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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문학의 정체성 되짚고, 현재와 미래 방향성 고민
심포지엄의 성격을 띠고 진행한 이날 포럼을 통해 협회는 재림문학의 정체성을 되짚고, 그 역사와 미래방향성을 주시했다.
특히 ‘무엇을 읽을 것인가’ ‘읽을거리를 어떻게 준비하고 교육할 것인가’ 등 재림문학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에 대해 고민했다.
협회 총무 설영익 교수는 “문학은 신앙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며 어떤 기여를 하는지, 또 재림신앙은 문학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며 어떤 기여를 요청하는지 등 다양한 관점과 관계성에 대해 상호간의 입장을 살폈다. 나아가 이런 문학적인 화두를 우리 협회가 어떻게 활용하면서 더 좋은 정보를 생산해 나가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남대극 교수는 ‘문학은 이교의 샘에서 솟아나는 독인가?’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한국 재림교회의 문학 개념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거나 문학관을 지배해 온 말씀으로 화잇 여사의 저서 <교육> 226~227페이지의 권면을 들며 “이 영감적인 말씀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고 실천해야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남 교수는 ‘모든 문학은 이교 사상의 우물이며, 부패한 고대 이교에 근원을 둔 물샘인가’ ‘그렇지 않는 문학은 존재하지 않는가’ ‘재림교인이 추구하거나 향유할 수 있는 문학은 전혀 없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읽어야 하고, 어떤 글을 써야 하는가?’ 등의 질문에 대해 화잇 여사의 글을 중심으로 조명했다.
그는 “오직 사람의 영성을 계발하고, 도덕적 표준을 고양하며,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의 깊이를 심화시키는 문학을 즐기고, 권장하며 나아가서는 창작할 줄 아는 문학가 또는 문학애호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림교인은 선지자의 권면에 따라 문학을 창작할 때나 감상할 때, 가장 건실하고 아름다운 것을 추구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쓰거나 읽는 모든 글이 일률적으로 신앙적인 것이라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인간의 심성을 순화시키고 지성과 감성을 함양하는 글, 예술적 감각과 문화적 양식을 북돋우어 주는 글, 그리고 자연을 아름답게 묘사하거나 생활의 지혜를 표현하는 글은 모두 우리에게 필요한 서적이고 권장해야 할 문학이다. 퇴폐적이거나 선정적인 문학,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현란한 상상력을 선동하여 사람들의 영성을 피폐하게 하는 글은 쓰지도 말고 읽지도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무조건적으로 문학을 배척하고 멸시하던 시대를 마감하고 좋은 문학과 나쁜 문학을 잘 선별하고, 유익한 문학은 적극 장려하고 생산하여, 우리 자신도 문학이 주는 축복을 향유하고, 우리의 후손들이 지도자로서 꼭 필요한 재능인 ‘문학적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왜냐하면 선지자가 말씀하기를 “장차 문학적인 자질(literary qualifications)을 갖춘 남녀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절실하게 필요될 것”(그리스도교 교육의 기본, 192)이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병천 목사(춘천중앙교회 담임)는 이에 대한 ‘인문학적 감성의 시대를 사는 재림성도 문학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토론에서 범신론 사상에 빠진 켈로그와 교회의 갈등, 배틀크릭병원과 리뷰 출판사의 잇따른 화재로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1900년대 초기 미국 재림교회의 상황을 언급하며, 1903년 화잇 부인이 <교육>을 저술하게 된 시대적, 교단적 배경을 설명했다.
이병천 목사는 “재림교회는 결코 부인하거나 변경될 수 없는 절대 진리를 수호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것들이 거부되는 이 시대에 어떻게 그런 절대성을 합리적으로, 마음에 와 닿게 가르칠 수 있을까, 어떻게 독서하고, 어떻게 저술하고, 어떻게 토론하고 나눌 것인가 하는 것은 차세대 재림성도를 길러내는 데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재림교회 정체성을 확립하고, 구원의 확신을 심어주려면 책을 읽고 내재화시키는 독서 토론으로 ‘하브루타식’ 접근이 필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하고 “이웃과 공감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친교의 확산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내부로부터의 문학적, 인문학적 자실을 향상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아울러 외부적으로부터도 읽고, 쓰고, 발표하고 토론하는 현대적 독서 활동이 요긴하다”고 말했다.
이규호 교수는 ‘시로 하늘 읽기 – 재림문학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재림문인은 대부분 세상 문단을 통해 등단했지만, 세상문학이 아닌 ‘하늘문학’을 향유해야 하는 제약을 받는다. 이 제약성이 곧 재림문학의 정체성”이라고 전제하고 “재림문인의 모본은 어디까지나 예수님이어야 하며, 우리의 시적 사유와 영감의 근원 또한 성경과 예언의 신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라며 재림문학의 정체성을 짚었다.
이 교수는 ‘신호등’ ‘온천욕’ ‘누름돌’ 등 자신의 작품을 예로 들며 “‘하늘’을 담아야 하는 ‘재도문학’(載道文學)으로서의 재림문학 그리고 ‘신앙’에 ‘문학’이란 당의(糖衣)를 입히고 제대로 꽃 피울 수 있기를 고민하는 재림문인들은 ▲완전 노출형 ▲부분 노출형 ▲완전 은닉형 등 3가지 유형으로 그 제약성을 극복하는 동시에 그 문학성을 담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재림문학 역시 성경을 바탕으로 하여 창작되어 질 때 교회나 학교나 기관에서 ‘시로 하늘 읽기’는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재림문학이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재림문학은 누구든지 문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대신 친밀성을 갖게 하여, 그를 통해 하나님과 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쉽고 단순하게 씌어져야 한다. 또한 영성이 결핍되어서는 하늘을 제대로 담을 수도 없거니와 공감대도 형성할 수 없으므로 지성과 영성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 세상 시를 흉내 낼 것 없이, 그것에서 나와 따로 서서 하늘 시에 진력함으로, 재림문학만의 독자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며 세속에서 신성으로의 전환을 주문했다.
명지원 교수(삼육대 교육학)는 ‘시로 하늘 읽기 – 재림문학의 나아갈 길 –에 대한 토론’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규호 교수의 작품과 문학교육 방법에 대한 의견을 요약하고 해석했다.
명 교수는 “이규호 시인은 우리에게 ‘하늘문학’으로서 시의 중요성을 깨닫고 그 시를 일상화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일은 누구 한 사람의 노력으로 가능하지 않다. 이곳에 있는 우리 모두가 ‘시인의 마음’을 갖고, 가장 위대한 시인이신 하나님의 ‘시심’을 찾고 찾아 노래해야 한다. 우리가 경험하고 만나는 모든 것이 시의 소재가 될 수 있음을 이규호 시인은 자신의 시로 호소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우리 구성원과 공동체가 ‘시인의 마음’으로 시 문화를 활성화할 때, 우리는 더 좋은 개인, 더 좋은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문학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활성책이 교단 차원에서 강구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표성수 교수는 ‘재림문학의 발자취에서 살펴본 현실 진단의 지향점 모색’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0년 동안 걸어온 협회의 발전과정을 분야별로 살폈다. 표 교수는 1992년 발간한 재림문학인 첫 동인시집 <새벽 날개를 치며>로 시작해 1997년 재림문인협회가 창립하고, 이듬해부터 매년 발행한 정기 문집 <문학과 신앙> 등 그간의 활동 면모를 발췌했다.
또한 ▲1998년 제정한 ‘재림문학상’ ▲2001년 구축해 5년 동안 운영했던 인터넷 홈페이지와 2014년 창간한 뉴스레터 ▲2013년 제정한 ‘청향문학상’ ▲지역교회 방문 및 각종 특별행사 ▲재림문고 발행 ▲재림문인협회 회원과 문학 전공자들의 작품 활동 및 학위논문 등을 수록했다.
표 교수는 재림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기다림’ ‘쉼’ ‘하늘의 문학’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문학선교로 힘을 모으는 것’ 등을 들었다. 특히 “문학은 치료제이다. 문학의 보고가 가득한 성경은 많은 사람의 상한 마음을 위로해 주고, 치료해 주는 가장 귀중한 치료제”라며 문학을 치유의 매개체로 사용할 것을 제언했다.
그는 1990년대 초부터 시치료 강좌를 통해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고 정신문화 사업에 일조해 온 삼육대 평생교육원 시 치료반의 사례를 들며 “음악과 문학은 쌍둥이처럼 같이 조화를 이룰 때 감동으로 다가온다.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지면 선교사업에도 많은 결실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고 ‘독서 치료’ ‘이야기 치료’ ‘수다 치료’ ‘시 치료’ ‘저널 치료’ ‘글짓기 치료’ 등 다방면으로 발전하는 문학치료를 소개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희만 목사(사로교회 담임)는 ‘뿌리 깊은 나무의 힘센 줄기로 솟다’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2세대 재림문인 발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20년간 재림문인협회 활동 세대는 다음 10년, 20년 세대보다 나름대론 문학 토양이 그래도 좋았다고 보아야 하는 데에 현실적 어둠이 있다. 작금은 노소를 막론하고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잡혀 있어 문학의 양태에 실로 큰 차이가 있으며, 아울러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박희만 목사는 “재림문학에는 정갈함이 담겨 있다. 정결한 영혼들이 깃들어 놓은 깨끗한 문학세계이다. 사유가 풍부하고 생명력이 분출한다. 사랑에서 발인된 문학정신이 정결한 그릇에 담기고, 서로 나누는 데에 재림문학의 지향점이 분명해진다. 하나님의 고요함 속으로 들어가 친밀히 교통하는 그 깊은 사귐이 내면의 깊이를 더하여 재림문학의 세계를 더욱 재림문학답게 한다”고 짚었다.
박 목사는 “재림문인들이 이룬 재림문학이 사회와 교회에 더 크나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재림문인협회 창설 20주년을 기념하는 이 포럼에서 더 분명한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20년 제1세대의 재림문학 정신과 세계를 어떻게 다음 세대, 특히 젊은 층에게 계승하고 더 심화 확대할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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