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터뷰] 핵소 고지에서 데스몬드 도스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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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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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4.0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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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우 목사 “영웅적 간증 아닌, 이 시대의 가치로 이어가야”
- 지금까지 이런저런 이유로 50번은 온 거 같습니다. 매번 전쟁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죠. 그러면서 우리가, 아니 내가 믿는 신념이 과연 나의 삶을 충만하게 이끌고 있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정작 답을 찾고 오지는 못하는 거 같아요. 오늘도 ‘나는 과연 내가 믿고 있는 그 신념 그대로 살고 있는가’라는 큰 질문을 하게 됩니다.
▲ 핵소 고지가 우리에게 신앙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세요?
- 방금 말했듯 ‘재림교회가 갖고 있는 이 고귀한 신념이 우리의 신앙과 삶을 이끌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고 있는 곳이죠. 그런 면에서 재림교인이라면 전쟁의 한 가운데에서 그가 보인 영웅적인 행동에 천착하기 보다는, 오히려 데스몬드 도스의 정신과 신앙적 가치에 좀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핵소 고지가 이 시대의 재림교인에게 던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 우선 비무장이나 평화주의 사상을 주목할 수 있죠. 나아가 ‘내가 믿고 있는 그대로 오늘 나는 살고 있는가’ ‘그 믿음을 위해서 나는 내 목숨을 걸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봅니다. 핵소 고지에서 단지 ‘데스몬드는 훈장을 받은 전쟁영웅이야’ ‘그의 삶은 영화로까지 만들어졌고, 우리와 같은 재림교인이야’라는데 관심을 그치면 안 됩니다.
비무장.비폭력 정신이나 평화주의 사상도 주목할 수 있지만, 결국 그 자리에 서 있는 나 자신을 보지 못하면 의미가 퇴색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역시 영화 속 배우들의 연기를 바라보는 관객과 별 다르지 않은 이해방식으로 데스몬드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 핵소 고지가 장소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정신적 유산으로 계승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우리는 그 정신을 어떻게 이어받을 수 있을까요?
- ‘말씀’대로 살면 돼요. 성격대로 신앙하지 않고, 말씀에 따라 신앙하면 됩니다. 그 믿음대로 살면 되는 겁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데스몬드에게 감동을 받는 특별한 이유는 그의 영웅적인 행동이 아니라, 그가 자신의 신앙대로 살고자 애썼고, 믿음대로 행동했다는 거죠.
이곳에 와서 보면 어떤 사람은 누군가의 영웅을 꿈꾸고, 혹은 데스몬드처럼 자신의 생애가 영화로 만들어지는 멋진 일을 바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위해선 그에 앞서 ‘나는 과연 오늘 말씀대로 살고 있는가’ ‘성격대로가 아닌, 신앙대로 살고 있는가’라고 되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믿음대로 산다는 것. 그건 매우 단순하고 간단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하죠.
▲ 데스몬드의 삶을 통해 ‘타협하지 않는 신앙’을 배웁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에게 배워야 할 교훈은 무엇일까요?
- 사실 그는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었죠. 그런데 왜 굳이 군대를 갔을까요? 그는 군대에 가면 총을 들지 않을 것이고, 자기는 놀림과 고난을 당할 것이란 걸 분명히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대를 선택했죠. 그곳에는 멸시와 조롱, 심지어 죽음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그러나 그는 신앙을 위해 이 길을 선택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과연 그와 같은 신앙인으로서 멸시와 경멸, 무시와 학대 그리고 죽음을 선택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알면서도 과연 그 길을 갈 수 있을까 자문해 보는 거죠. 구원의 앞에 있는 십자가를 배워야 합니다. 고난과 멸시, 능욕을 참을 수 있는 신앙 말이죠. 그런 모습에서 주님의 삶을 따라간 데스몬드를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재림교인들에게도 각자 저마다 추구하는 행복이나 가치관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그 앞에 놓인 십자가를 바라보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내가 그 길을 선택할 때,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고 우리 자신 역시 존귀함을 얻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데스몬드는 오늘 이 시대의 우리에게 신앙적으로 어떤 영적 각성을 일깨우고 있을까요?
- 교회 안에서도 자기중심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죠? 예수님의 가르침조차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말이죠.
그런 면에서 데스몬드의 삶을 반추하며 우리는 믿음의 선배들이 지켜왔던 그 가치를 여전히 잘 지켜가고 있는가. 혹은 개선하고 성장시키고 있는가를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이 교단이 소중하게 여겨왔던 가치를 계속 승화시키고, 발전시켰으면 좋겠어요.
▲ 끝으로 핵소 고지가 과거의 흘러간 유산에 그치지 않고, 오늘 우리에게 살아 숨 쉬는 역사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어떤 의식을 가져야 할까요?
- 데스몬드의 삶이 영화로 만들어졌기 때문인지 우리가 다분히 그의 삶을 ‘영웅적 스토리’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그의 문제는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가 겪은 문제는 학교 교실에서도, 우리의 직장이나 교회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떤 문제나 입장에 서게 되었을 때 우리는 데스몬드와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죠. 데스몬드가 죽음의 전장 한 가운데서도 재림신앙과 가치를 꿋꿋하게 고수할 수 있었듯, 오늘날 우리의 교회 안에서도 그런 신앙과 교육이 있어야 합니다.
요즘 들어 우리의 자녀들이 성경을 마치 감동적인 옛날이야기처럼 이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자신의 삶이 되어야 합니다. 나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죠.
데스몬드의 이야기를 하나의 아름답고 영웅적인 간증으로 간직할 게 아니라,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재림청년들의 가치와 열정으로 이어가야 합니다. 그들의 삶에서 재현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그런 모습으로 살아갈 때, 하나님의 영광은 더욱 밝게 드러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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