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복음화 위해 자원한 사람들 ‘SNS 전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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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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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4.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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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의 방식은 다양해도, 세대와 지역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
자신의 몸도 피곤하고, 부서질 듯 아프면서도 눈살 한 번 찌푸리지 않으며 이웃을 위해 기꺼이 사랑의 손길을 폈다. 그러면서도 “이곳까지 찾아와 주신 분들이 더 고맙다”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들에겐 봉사 그 자체가 성령과 동행하는 경험인 듯했다.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울릉도 모시개 주민교회에서 전도회를 한 SNS 봉사대(대장 이봉주) 단원들 이야기다.
이번 전도회에는 17명이 참여했다. 서울은 물론, ‘통일의 관문’ 파주부터 ‘남도의 끝자락’ 여수까지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일흔이 훌쩍 넘은 노장로부터 이제 겨우 17살 된 청소년까지 세대가 어우러졌다.
발관리, 상담, 혈압 및 혈당 체크, 칼갈이 등 봉사의 방식도 다양했다. 안내나 찬양, 식사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린 이들의 정성도 빼놓을 수 없다. 직접 장비를 챙기고, 기타와 악기를 메고 뱃길을 따라 달려 왔다. SNS 전도단 소속 회원 외에도 뜻을 같이 하는 성도들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기꺼이 자원했다.
저마다 분야는 제각각이었지만, 마음은 하나였다.
장미예 집사는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부족함을 많이 느낀 시간이었다. 준비도 많이 했지만, 역시 쉽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다른 어느 봉사대보다 더 열심히 기도했다. 결과적으로 나에게 여전히 할 일이 있다는 게 고마웠다. 미력이나마 아직도 내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도록 건강과 힘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혜연 집사는 “솔직히 이런 대외활동은 처음이다. 그래서 두려운 마음으로 왔다. ‘내가 과연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혹여나 짐이 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됐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업에 쓰임 받을 수 있다면 작은 일이라도 감사하며 참여하겠다고 생각했다. 단원들이 열심히 봉사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동안 내가 너무 소극적인 신앙생활을 했다는 반성을 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어느 곳에서도 열심히 사역하겠다”고 다짐했다.
성영주 집사는 “사랑을 주러 왔다가 오히려 더 많이 받고 간다.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깊은 정을 나눴다. 짧은 시간인데도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들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게 사랑으로 연결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크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필요한 곳에 꽂아주셨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주방에서 봉사한 김인숙 집사는 “아무리 같은 교인이라도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봉사대를 가야한다는 게 처음에는 부담이었다. 게다가 식사봉사는 조원들끼리 서로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그러나 이제껏 다니면서 최고의 단원들을 만났다. 이번 주방봉사자들은 그야 말로 ‘드림팀’이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외의 여러 전도회에 참여했다는 김전호 장로는 단원들의 마음가짐부터 챙겼다. 그는 “경험에 비춰볼 때 제일 중요한 게 봉사대의 연합이다. 어딜 가든, 누구와 무엇을 하든 구성원들이 하나가 되는 게 성패를 가른다. 또한 인솔자의 지도를 잘 따라야 한다. 비록 나이는 많지만, 앞으로도 불러주신다면 함께 협력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앳된 모습의 청소년들도 힘을 보탰다. 올해 17세의 김한비 양과 성희원 양이 주인공. 이들은 홈스쿨링을 하고 있어 평일임에도 봉사대에 참여할 수 있었다. 설교에 앞서서는 플루트, 바이올린, 피아노 등 악기를 연주하며 찬양의 감동을 선물했다. 주민들은 이들의 음악을 가만히 눈을 감고 경청하며 예배를 준비했다. 잔심부름 등을 맡아 일손을 거들기도 했다. 존재만으로도 봉사대에 생기를 한껏 불어넣었다. 그 자체로 비타민 같은 활력소가 되었다.
엄마의 권유로 참여했다는 성희원 양은 “전도지를 거절하는 모습에 약간 상처도 받았지만, 인생과 신앙에 큰 경험을 했다”며 이번 활동이 남긴 의미를 되짚었다. 친구가 참여한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따라왔다는 김한비 양은 “처음엔 또래가 한 명도 없어 깜짝 놀랐다. 많은 걸 배우고 가는 느낌이다. 다음엔 내 또래와는 봉사대를 못 갈 거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들은 “어른들의 전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게 생각됐다. 솔직히 우리는 그렇게 열심히 하지 못했다. 전도란 뭔가 특별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란 걸 배웠다. 앞으로 어떤 재림청년이 되어야 할지 좀 더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울릉도교회에 많은 분들이 찾아와 다음에 방문했을 때는 성도들로 꽉 차 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대장 이봉주 장로는 행사를 마치며 “SNS 전도는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는 선교”라며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IT시대에 걸 맞는 첨단 전도법을 개발하고 시행해야 한다. 다른 교파에 뒤처지지 않도록 지금부터 관련 분야 지도자를 양성하고, 실제적인 노력을 뒷받침해야 한다. 이번에 몇몇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그런 체험이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경험하지 않는 이론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모시개주민교회를 돌보는 임상훈 장로는 “그 어떤 일도 아닌, 하나님의 거룩한 사명을 어깨에 짊어지고 산다는 건 매우 뜻 깊고 가치 있는 일이다. 우리가 이렇게 만나게 된 건 주님의 은혜이며 축복이다. 모든 단원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열심히 봉사해주셨다. 마음 같아서는 1년 내내 함께하고 싶다. 우리를 위해 아낌없이 헌신하고, 기도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울릉도에 입도하던 날. 파도가 꽤나 거칠었다. 쾌속선이 요동치는 바람에 기자는 멀미로 적잖이 고생해야 했다. 울렁이는 가슴과 메스꺼움을 애써 억누르며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하나님께서는 왜 나에게 울릉도까지 출장을 가라 하시나?’. 그러나 그 답을 찾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스도의 손과 발이 된 사람들. 성령의 입이 되어 봉사하는 사람들. 복음을 나누며 겸손의 사역을 펼치는 사람들. 그들을 만나러 온 것이었다. 스스로 낮은 자가 되려 한 사람들. 영생의 소식을 손에 들고 마을과 언덕을 넘는 사람들. 그들이 거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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