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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국자원봉사대회 대상 받은 남가인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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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19.11.1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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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에는 ‘유통기한’이 없잖아요” ... 장기려 박사 같은 선한 의사가 꿈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남가인 양이 교훈탑 앞에서 기념촬영에 응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큰 대회인 줄 몰랐어요. 봉사에 대한 평소 생각을 기록해 제출했는데, 결과가 좋았어요. 격려해주신 부모님과 선생님들께 감사해요. 큰 기회와 성과를 얻었으니까 앞으로 그에 걸 맞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무슨 일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매사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한국중등교장협의회와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이 공동주최한 제21회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에서 대상인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은 남가인(대전삼육중 2) 양의 수상소감이다.

가인이는 한 달에 한 번씩 농어촌의료봉사단인 ‘블루크로스’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한다. 새벽 5시에 대전에서 출발해 서울에 모여 다시 농촌지역까지 간다. 이동거리가 만만치 않지만,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느끼는 뿌듯함과 기쁜 마음은 피곤을 싹 가시게 한다. 지금까지 경북 봉화, 전남 순창, 충남 금산 등 전국 곳곳을 누볐다.

왕복 10시간이 넘는데다 꼬박 6시간동안 남을 도와야 하는 일이라 체력소모가 여간 큰 게 아니다. 회원 대부분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의료장비와 기계를 챙겨야 하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야 한다. 또래 청소년들도 많이 참여하지만, 대개 고등학생이고 가인이가 제일 막내다. 그래도 얼굴에는 웃음꽃이 한가득이다. “진짜 재밌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의사선생님이 무료진료를 하는 동안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손 씻기 등 보건 및 응급처치교육을 하거나 관련 안내책자를 전달하고 건강체조를 알려드리는 게 역할이다. 건강검진, 물리치료 등의 의료지원 활동도 그의 몫이다. 이름표를 달아드리거나 어르신들의 말동무가 되어드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외롭고 쓸쓸하게 살아가던 소외지역 노인들에게 가인이는 마치 친손녀를 대하는 듯 예쁘고 기특하다.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초등학교 때부터. 엄마의 도움으로 꾸준히 이어왔다. 처음에는 틈틈이 용돈을 모아 후원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고 장기려 박사의 일대기를 그린 전기를 읽고는 외과의사가 되어 더 크고,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가인이에게 봉사는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발걸음이다.

“봉사는 ‘유통기한’이 없어요. 학교 다니는 것도 기간이 있고, 직장생활이나 예술활동도 모두 한계가 있는데 봉사는 끝이 없잖아요. 마음만 있으면 누구라도 작은 일이지만 도울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봉사를 끝까지 하고 싶어요”

봉사예찬론을 펼쳐내는 가인이의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봉사활동이야 대전에서도 얼마든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며 굳이 힘들게 그렇게 까지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손사래를 친다. 차원이 다르단다.

“안 그래도 그런 말씀을 하는 분들이 많아요. 친구들도 그렇고.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했던 여러 가지 활동과 블루크로스에서의 봉사는 달라요. 다른 곳에서는 선생님이나 어른들이 시키는 일을 수동적으로 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제가 알아서 능동적으로 할 수 있거든요. 뭐랄까 제가 주체가 되는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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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음을 갖게 된 데에는 학교교육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가톨릭재단이 운영하는 초등학교를 나온 그는 엄마의 권유로 대전삼육중에 진학했다. 처음에는 종교도 다른 자신이 왜 삼육학교에 가야하는지 의문이었지만, “그래야 올바르게 자랄 수 있다”는 엄마의 말에 수긍했다. 당시엔 그 의미가 뭔지 몰랐는데, 시간이 흐르며 이젠 여기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 진로지도를 잘 해주시고, 친구들도 참 착해요. 선생님이나 목사님도 친절하고 잘 설명해주세요. 주변에서 좋은 영향을 많이 주셨어요. 이번에 이렇게 큰 상을 탈 수 있었던 것도 삼육학교에 왔기 때문이었던 거 같아요. 아마 다른 학교에 갔더라면 이런 기회를 갖지 못했을 거예요”

가인이에게는 요즘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학교 친구들과 함께 교내에 의료봉사동아리를 만들어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다. 주변에 활동의 필요성이나 취지를 설명하고, SNS에 소개하는 등 선의 영향력을 확산시키고 있다. 다행히 교장선생님께서 적극 도와주기로 약속했다. 여기에 의료봉사단의 청소년 임원이 되어 희귀.난치성 질환 아동을 위한 인형극에서 악기연주를 하기로 했다.

“봉사를 하다보면 자칫 질릴 수도 있고,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을 수도 있어요. 때때로 ‘내가 이걸 왜 해야 하지?’하는 생각도 들죠. 하지만 봉사는 진심에서 우러나와야 지속할 수 있어요. 그리고 꾸준히 참여하다보면 자신과 잘 맞는 분야를 찾을 수 있죠. 지금은 재미없고 싫더라도 언젠가는 만날 수 있으니까 많은 분들이 봉사활동에 동참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정말 뿌듯한 기분이 들 겁니다”

혹,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한 가인이의 답이다. 아니, 자원봉사 참여를 권유하는 의젓한 추천의 한 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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