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동중한 총회의 날, 펼쳐보는 遺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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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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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1.06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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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인 일인가요. 그가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떠난 유훈(遺訓)이 이처럼 분명하고도 절절하게 생각나는 건.
그사이 몇 번의 총회가 있었지만, 오늘 새벽처럼 또렷하게 떠오른 건 처음입니다.
오늘은 동중한합회 제38회 총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신계훈 목사님이 한국 교회에 마지막으로 남긴 말씀이 총회장으로 향하는 모든 대표들의 공통된 기도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까지 백성들의 마음과 교회에 성령이 임하길 엎드려 탄원했던 고인의 마지막 부탁을 여기 다시 옮깁니다.
“... ... 이제 주께서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로 높은 곳에 다니게 하시려는 것일까. 삶을 정리하면서 사랑을 나눈 성도들에게 마지막으로 부탁을 드립니다.
모든 것을 바쳐 주님을 마음껏 사랑하시고 분골쇄신하도록 몸 되신 교회를 섬겨 주십시오. 그래야 마음의 평화가 있고 삶의 후회가 없습니다.
모든 것이 뿌리부터 뒤흔들리는 이 격변의 시대에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의 증거를 가진’ ‘그 여자의 남은 자손’인 우리의 고유한 정체성을 철두철미 고수해 주십시오. 그것은 세 천사의 기별을 위임받은 남은 교회의 분명하고도 확실한 사명입니다.
‘너희 속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예수 그리스도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가 확신하노라’(빌 1: 6)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 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요삼 1: 2).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감사의 말씀입니다.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지난 40개월의 어설픈 목회와 행정사역을 이렇게 서둘러 끝내고 가는 저의 심정은, 40년의 고달픈 광야 사역을 끝내고, 느보산 정상에 올라 요단강 너머 약속의 땅을 바라보는 모세의 절절한 심정입니다.
여호와께서 모세를 부르셨을 때 당황하였듯이 저는 책임을 맡고 난 몇 주 동안, 제 일생에 그렇게 많이 울어본 적이 없습니다. 낮에도 울고, 밤에도 울었습니다. 총회를 치르면서 표출된 우리의 현실이 너무도 슬퍼서 울고 모든 것이 암담하고 사방이 막막한 때 힘이 없고 부실한 제게 지워진 짐이 너무 무거워서 두려워 울었습니다.
복음의 멍에를 함께 멘 친애하는 동역자 여러분, 목회자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신 예수님처럼 성도들 마음에 와 닿는 말씀으로 성도들 가운데 거하고, 성도들의 필요를 아는 목회자로서 백성들 안에 거해야 합니다.
부디 양을 위하여 목숨까지 버리신 선한 목자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의 본을 따라, 몸 되신 교회를 끝까지 힘껏 섬겨주시고 성령 충만한 하나님의 사람이 되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목회 동역자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신뢰하고 사랑합니다.
한국 교회의 장래는 어린이, 청소년교육에 달려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복음으로 양육되고 있는 우리의 교육기관은 선교인력 생산공장이요, 어린이, 청소년전도의 황금어장이며 문전옥답입니다.
그것은 한국 교회의 힘이요, 희망이요, 백년대계입니다. 학사 에스라의 간절한 심정으로 교회의 생사가 달린 교육사업을 끝내 아름답게 가꾸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각급 학교에서 밤낮 헌신하시는 교육선교 동역자 여러분, 그리고 미래의 주인이 될 학생들을 철썩 같이 믿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예고 없는 죽음의 부름으로 여름 장막 부흥회의 초청을 기약 없이 미루고 이렇게 서둘러 가면서 아직도 남아 있는 근심은 무엇이 한국 교회의 획기적인 발전과 영적 부흥을 초래할 성령의 임재를 지연시키고 있는가 하는 고뇌입니다.
저는 그것이 예수님의 마지막 고뇌인 것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의 지상 생애가 끝나 갈 때 제자들은 서로 ‘누가 크냐, 누가 지도자가 되느냐’는 리더십 논쟁에 몰두해 있었습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교회에 약속된 마지막 성령은 지체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가 나라의 정치풍토 같다면 어떻게 성령이 교회에 임하시겠습니까!
지역적 편견으로 나뉘고,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리저리 엉키어 서로 담이 막힐 때, 성령은 결코 임하실 수 없습니다. 성령께서는 백성들이 서로 교제하며 사도의 말씀을 따라 말씀과 기도에 전혀 힘쓸 때 임했습니다. 성령이 우리의 기관사업에만 아니라, 백성들의 마음과 교회에 임하실 수 있도록 엎드려 탄원합니다.
한국 교회가 부흥해야 불쌍한 우리 민족이 살고, 한국 교회가 아니면 이룰 수 없는 북방의 동포들이 삽니다. 북방에서 모진 핍박을 받는 우리 동포를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습니다. 이른 비 성령으로 시작된 복음사업이 약속된 늦은 비 성령으로 그 빛이 밝아져야 주님이 오셔서 갈수록 괴롭고 살기 힘든 이 세상이 하나님의 나라로 바뀔 것입니다.
저는 우리의 영적인 어머니인 교회가 이단으로 오해받는 것이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분하여 제게 베푸신 은혜를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안간힘을 다하여 「어두움이 빛을 이기지 못하더라」는 책을 썼습니다.
제가 먼저 가더라도 남아 계신 성도들께서 고마운 우리 어머니 교회의 누명을 벗겨 주시고, 마지막 참 교회의 진상을 밝힘으로 의로운 해로 옷 입은 정결한 여인의 명예를 회복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제가 마지막으로 드리는 부탁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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