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폭우 피해 일주일’ 예천 새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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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피해가 일어난 지 꼭 일주일 만이었다. 그러나 성도들은 덤덤하게 미소 지으며 서로를 반겼다. 마음은 무겁지만, 고난 속에도 삶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떠올리며 감사의 조건을 찾았다.
<재림신문>은 지난 22일 안식일, 영남합회 예천 새움교회(담임목사 정욱재)를 방문했다. 출석 교인이 채 50명이 되지 않는 교회지만, 장마 폭우로 4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P 장로는 가옥과 작물재배 하우스가 완파됐고, J 집사는 과수원이 빗물과 토사로 유실됐다. S 집사는 토지 일부가 강한 물살에 떠내려갔고, 또 다른 J 집사는 주택 일부가 무너지고 차량이 물에 잠겼다. 재산피해뿐 아니라 안타까운 인명피해도 일어났다.
그럼에도 성도들은 어김없이 교회로 발길을 옮겼다. “어려움 속에도 예배할 수 있도록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나님 안에서 한가족을 이루고, 위로하며 사랑하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생각하며 십자가를 바라보게 해 달라”고 두 손 모았다. 애써 웃음 지으며 서로의 평안을 기원하는 모습이 의연해 보였다.
안식일학교에서는 수해로 고통 겪는 성도와 이웃에게 하나님의 도우심이 함께 하길 기도했다. 상처 입은 이들의 마음에 더 큰 희망과 하늘의 위로가 임하길 바랐다. 하루빨리 회복되고, 상황이 이전보다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시길 마음 모았다. 자신들이 기도 받는 자일 뿐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산사태로 밀려든 토사로 무너진 집에서 가까스로 탈출해 목숨을 건진 K 집사는 “흔히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구원해 주셨다고 기도하는데, 정말 죽을 수밖에 없는 극한 상황에 놓였었다. 그 순간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며, 예수님의 이름만 부르며 대피했다.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몸을 피했는지 모르겠다”며 죽음의 골짜기에서 보호하신 여호와를 찬양했다.
정욱재 목사는 ‘고난 속에 함께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전한 설교에서 시련을 극복하기 위한 믿음과 소망을 조명했다. 그는 마가복음 8:34 말씀을 인용하며 “하나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어떤 ‘십자가’가 필요한지 잘 아신다. 그래서 능히 감당할 수 있는 시험만 허락하신다. 곤경에 처할수록 하나님께서 왜 나를 이렇게 인도하시는지 돌아보며 수용하는 신앙을 갖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때때로 인생의 가시밭길에 서 있을 때가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처는 우리를 정금 같이 단련하기 위한 연단이다. 주어진 현실을 세상의 눈으로 보지 말고, 믿음으로 바라봐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나를 기억하시며 부르짖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신다. 우리를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는 그분께서 절망 가운데 그냥 놔두지 않으실 것”이라고 권면했다.
오후에는 피해지역을 방문해 복구에 일손을 보탰다. 역경에 빠진 이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기로 했다. 현장은 예상보다 훨씬 더 처참했다. 그나마 많이 나아진 것이라고 했지만, ‘어떻게 저런 곳에서 살아났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여전히 도로가 끊기고, 군데군데 집이 무너져 있었다. 2층 주택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곳에서는 한숨 밖에 나오지 않았다.
봉사를 위해 기꺼이 팔을 걷은 성도들은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이웃의 곁을 지켜주었다. 이들은 “한순간에 큰 봉변에 처한 이재민의 아픔을 우리가 감히 어떻게 헤아리겠냐”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말해도 모를 거”라면서 손을 맞잡았다. 무너진 집에서 가재도구를 꺼내고, 살림살이를 옮기며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염원했다.
뜻하지 않은 고난에 처한 P 장로는 “마지막 때에는 이보다 더 큰 환란을 겪을 거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하늘에 가서 할 수 있는 간증거리가 생겼다고 생각하겠다. 다만, 고난 가운데 임하실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고 싶다. 여러분이 곁에 있는 자체만으로도 용기가 되고, 고맙다”면서 복잡하고 어지러운 심경을 추슬렀다.
이날 기자가 찾았던 새움교회는 예천군 새움로에 있다. ‘샘’이라는 뜻의 표준어다. 시련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이재민과 성도들이 은혜로 세움을 입고, 성령의 생명수가 마르지 않는 샘처럼 흐르길 기원하며 핸들을 서울로 돌렸다. 문득 교회 주보에 적혀있던 ‘목양 메시지’가 떠올랐다.
“어머니가 젖먹이 자식을 잊을지라도 주 하나님은 우리를 절대 잊지 않으십니다. 환란과 고난 속에서도 우리와 동행하시고 이길 힘을 주시는 여호와를 찬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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