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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M 뒷바라지꾼’ 나선 스즈키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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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04.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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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비 털어 자동차 등 헌신 ... 하루 다섯 차례씩 기도도
PMM 선교사들에 대한 그의 각별한 애정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사진기자 김범태
PMM 2기 선교사들의 취재를 마치고 동경으로 돌아가려는 길, 선교사들이 한사코 앞길을 막아섰다. 여기까지 와서 그를 꼭 만나고 가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들의 괜한 극성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튿날 저녁 노인과의 인터뷰가 마쳐질 즈음, 어느새 기자의 무딘 가슴에도 감동의 물결이 차올랐다. 순간, 꽤 오랜만에 코끝이 찡해짐을 느꼈다. ‘이 분을 만나지 않고 그냥 돌아갔더라면 후회할 뻔했다’는 생각이 한동안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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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원로 목회자 스즈키시게하루 목사. 그는 항상 자신의 윗옷 왼편가슴에 'PMMS'라는 글씨를 새기고 다닌다. ‘PMM 서포터’라는 뜻이다. 어느 누구의 요청도, 권유도 없었지만 그는 PMM 운동에 나선 선교사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거의 모든 재산을 헌신하며 도움을 주고 있다.

PMM 선교사들에 대한 그의 각별한 애정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칠순이 훨씬 넘은 노구를 이끌고 필리핀 선교여행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공항에서 일본 삼육대까지 달려와 준 스즈키 목사의 자동차 본네트에는 성경 말씀과 함께 PMM 1기 선교사들의 사진이 붙어있었다. 하나님을 모르는 일본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PMM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서 였다.

몸이 다소 불편한 부인과 함께 현관으로 들어서는 그의 손에 큼지막한 두루마리 한 뭉치가 들려있었다. 족히 전지(全紙) 사이즈는 되어 보임직한 종이에는 PMM 1, 2기 선교사 가족들의 사진이 코팅되어 있었다. 스즈키 목사 부부는 이 사진을 현관에 걸어두고 하루 다섯 번씩 기도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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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선교사 가족의 이름이 빼곡히 들어찬 별도의 기도판이 있을 정도다. 코코넛껍데기에도 선교사들의 사진을 붙여두고 눈에 띌 때마다 이들을 위해 정성으로 기도하는가 하면, 언젠가 들렀던 한국에서 가져온 접시에는 로마서의 말씀을 인쇄해 붙여두고 PMM 사업의 발전과 일본 복음화를 위해 기도한다고 한다.

노 부부는 요즘도 잠시 짬이 날 때마다 언어연수 중인 PMM 2기 선교사들을 찾아 쌀이나 과일, 채소 등 생필품을 시시때때로 공급한다. 이들은 타국에서 복음을 전파하고 있는 선교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최근 가와사키와 사가를 다녀오기도 했다. 곧 마츠모토와 후꾸이, 오키나와에도 다녀올 계획이라고.

스즈키 목사는 특히 얼마 전 자신과 그 아들의 자동차를 이진환 선교사와 고기림 선교사를 위해 희사했다. 자동차 없이는 생활에 큰 불편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일본의 현실에서 이들 부자의 헌신이 선교사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과 감동이 되었을지는 두말할 나위 없다.

스즈키 목사 가족이 이처럼 선교사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이들이 결코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노인은 자신의 장례식 기금으로 사용하려고 모아두었던 자금을 쾌척하는가 하면, 부부의 결혼기념 해외여행을 위해 아껴두었던 비용을 남김없이 기탁하고 있는 것이다. 스즈키 목사는 이날도 그간 자신이 타던 중형차를 2기 선교사들을 위해 선뜻 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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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처럼 헌신을 아끼지 않는 것은 오직 선교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 때문. 그는 “선교조건이 열악한 일본에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와 복음을 전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이처럼 열성적으로 세천사의 기별을 전파하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스즈키 목사는 이를 통해 얻는 스스로의 기쁨도 크다며 선교사 서포터 역할을 기꺼이 자임하고 나선다. 그는 자신의 작은 정성으로 선교사들에게 힘을 불어넣는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일본선교의 발전으로 이어지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모세의 곁에 서서 팔을 들어주었던 아론과 훌의 마음처럼 말이다.

그는 자신이 이토록 헌신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을 기도의 힘에서 찾았다. 하나님께서 그 때마다 지치지 않도록 힘을 주셨다는 것이다. 만만찮은 경제적 부담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기에 전혀 버겁지 않다고 웃어보였다.

PMM 선교사들을 돕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황혼기를 살아가는 자신들이 누리는 삶의 마지막 기쁨이자 보람이라며 “희생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작은 것이라도 이들과 나누고 싶다”며 “요즘이 지금껏 살아온 날 가운데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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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목사는 PMM 사업이 지구촌 곳곳에서 골고루 발전하기 위한 덕목으로 ‘겸손’을 꼽았다. “겸손은 나라와 나라의 경계를 넘고, 인종과 인종의 벽을 헐고, 사랑과 이념의 관계를 초월해 전해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때문에 지금도 어딘가에서 PMM 선교사를 준비하고 있을 청년들에게 ‘겸손의 충전’을 당부했다. 각 선교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선교사들에게도 “겸손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접하고 인도한다면 언어와 문화의 차이는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용기를 주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려는 순간, 스즈키 목사가 기자의 손을 잡았다. “언제나 예수님을 바라보며 열심히 전도한 결과로 일본보다 10배나 많은 선교발전을 일구어 낸 한국교회의 선교 100주년을 축하하며 감사한다”는 인사를 건네기 위해서였다.

*스즈키 목사는 얼마 전 PMM 선교사가 개척하고 있는 한 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청년들이 일본 전도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한국선교 100주년 기념예배 참석을 위해 모아두었던 자금을 또다시 PMM 운동을 위해 전액 쾌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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