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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암송 박사’ 한영수 집사의 기억절 예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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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16.09.0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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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 총 858절 외워 “말씀암송은 기도이자 하나님과의 대화”
한영수 집사는 암송하는 성경절만 총 858절이나 된다. 쉬지 않고 외워도 꼬박 3시간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히브리서만 45분이 걸린다.
제주중앙교회에 다니는 한영수 집사는 ‘성경암송 박사’로 통한다.

창세기 1장을 시작으로 출애굽기 20장, 이사야 53장, 시편 1편과 23편, 마태복음 5~7장을 모두 외운다. 야고보서와 베드로전서, 베드로후서, 요한1서는 모든 장을 막힘없이 암기한다.

특히 303절에 이르는 히브리서는 1장부터 13장까지 한 절도 빠짐없이 머리에 ‘저장’되어 있다. 그가 암송하는 성경절만 총 858절이나 된다. 쉬지 않고 외워도 꼬박 3시간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히브리서만 45분이 걸린다.

하지만 신앙 초기부터 이렇게 열심히 성경을 암송한 건 아니다. 1997년 당시 제주 선인동교회에 다니다 함덕교회로 옮긴 게 계기가 됐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이 교회 성도 대부분이 52 기억절을 외우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과 자극을 받으면서 부터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충격에 가까웠다. 함덕교회 성도들이 부러웠다. 재림기별을 받아들인 지 20여년이 지나는 동안, 자신은 도대체 무얼 하며 신앙생활을 했는지 되돌아보며 반성했다.

그날부터 마음을 굳게 먹고 말씀을 붙잡았다. 우선 교과책의 기억절부터 시작했다.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 자꾸 잊어버리고, 바쁜 일상을 핑계로 잠시 뒷전에 넘겨두는 일도 잦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마음을 다잡았다. 하나님께 지혜를 달라고 간구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52 기억절을 암송하고 있다.

그런데, 교과책의 기억절만 외우다보니 마치 “듬성듬성 이가 빠진 듯” 했다. 말씀을 연구할 때마다 반복되는 성구가 있었다. 그래서 내친김에 아예 성경을 통째로 외우기로 했다. 히브리서가 제일 어려웠다. 그러나 그만큼 은혜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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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는 갈라디아서와 에베소서 암기에 도전했다. 요즘은 잠시 숨을 고르는 중이다. 지금까지 외운 성경절을 잊지 않기 위해 열흘에 한 번씩 되새기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새로운 구절을 외우다 보니 자꾸 앞서 저장했던 구절을 잊어버리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그는 “머리 용량에도 한계가 있다. 과식하면 안 된다”면서 너털웃음을 지었다.

말씀을 외우면 무엇보다 목사님의 설교를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어 좋다. 그는 “설교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어 은혜가 줄줄 들어온다”고 표현했다. 주제성구 앞뒤 문맥과 스토리를 꿰뚫기 때문에 감동의 깊이가 다르다. 아는 말씀이면 반갑고, 모르는 말씀이면 새로운 공부가 된다. 주변 사람들이 어려워하면 설명을 도울 수 있고, 그러면서 자신도 새로운 진리를 발견한다. 로마서의 ‘믿음’과 야고보서의 ‘행함’ 요한복음의 ‘사랑’을 그렇게 깨달았다.

한영수 집사의 ‘성경암송 예찬론’이 이어진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무장하면 잡념이 사라지고, 세상 욕심이 부질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혹 신앙의 위급한 때가 닥치면 마음의 창고에 저장된 말씀을 되새김질하면서 환난을 이기고, 구원의 약속이 우리 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저에게는 어느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가져갈 수 없는 858절의 완전한 보물이 있습니다”

그는 1급 장애인이다. 25년 전, 목초작업을 하다 경운기에서 떨어지면서 하반신이 마비되는 사고를 당했다. 손가락도 까닥하지 못할 만큼 큰 중상이었다. 100일 만에 퇴원했지만, 걸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끔찍한 사고가 그에겐 감사의 조건이 되었다. 만약 다치지 않았다면 어쩌면 하나님을 떠났을 수도 있었을 것이란다. 말씀암송이 중도장애를 이겨내는데 큰 도움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News_7688_file3_v.png 그는 이제 어디를 가나, 누구를 만나든 말씀암송을 강조하는 ‘전도사’가 되었다. 단 1절이라도 외우는 것을 장려한다.

그의 모본을 따라 제주중앙교회에는 매주 안식일이면 20여명의 성도가 꾸준히 기억절을 암송한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남다른 보람에 뿌듯하다.

“언젠가부터 교과공부의 기억절이 안교반생이 모여 앉아 읽고 넘어가는 ‘낭독절’이 되어 버렸어요. 많은 분들이 의지가 약하고, 바쁜 일상 때문에 ‘외워야지’ 하면서도 그냥 넘기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기억’은 외우는 것이죠. 안식일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작은 일에 충실하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복음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그의 지적이 호된 꾸지람처럼 다가와 가슴이 뜨끔했다. 근래 들어 기억절을 외우는 분위기가 많이 퇴색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목소리에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시간이 없어서, 바빠서 못한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이 176시간입니다. 그런데 그 중 하나님의 말씀을 외울 1시간을 못내요? 기억절도 안 외우는데, 성경은 언제 보고, 기도는 언제 하겠습니까? 나중에 한다고요? 지금 안하면 나중에도 하지 않습니다. 젊을 때 말씀을 가까이 하지 않던 사람은 나이 들어서도 그런 습관을 들이기 어려워요. 모두 허울 좋은 핑계에 불과합니다. 안 그래요?”

‘사람에 따라 암기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자 그가 자신만의 노하우를 살짝 귀띔해주었다. 무턱대고 외우려고 달려들면 금세 싫증나서 더 힘들고, 잘 외워지지도 않는다는 걸 그 역시 그간의 경험에서 터득했다. 욕심을 부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성구를 외우려 하지 않고, 한 절씩 끊어서 암기하는 게 노하우다.

한 절을 완전히 습득한 후 그 다음으로 넘어가야 쉬이 잊지 않는다. 그러면 하루에 보통 10절 정도를 외울 수 있단다. 혹 다음 날 잊어버리면 반복해서 암기하면 된다. 일주일이고 열흘이고 계속 되뇌다보면 어느 순간, 온전히 자기 게 되고, 묘한 정복감이 들면서 그 자체가 좋아지게 된다고 한다.  

또 처음부터 섣불리 과욕을 부려 성경 전체를 외우려하지 말고, 교과책의 기억절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게 좋다. 숙달이 되면 교과책을 받는 게 즐겁고, 이번 기에는 어떤 말씀을 만나게 될지 은근히 기대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교과책은 성경공부의 첫 발자국이자 지름길이다.  

잠자리에서도 잠이 오지 않는다고 뒤척이지 말고, 하루 동안 외웠던 말씀을 묵상하면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그 자체로 신앙의 좋은 취미를 가질 수 있다. 그는 이를 ‘되새김질’이라고 했다.

“잊어버리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하지만 그건 당연한 거예요. 그래서 ‘되새김질’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하루 3끼, 육의 양식을 먹는 것처럼 영의 일용할 양식도 섭취해야 합니다. 좀처럼 머리에 저장되지 않는 성경절은 힘들어도 꾸준히 외워야 해요. 말씀의 되새김질이 필요합니다. 반추동물이 되새김질하듯, 말씀을 되뇌고 곱씹으면 분명히 새로운 깨달음과 지혜를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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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마치 기자를 콕 집어 전하는 이야기 같아 가슴이 저릿했다.

“여러분이 앞으로 몇 년을 더 살 것 같습니까? 지금 대학생이라면 아마도 50년은 더 살겠죠? 그 세월동안 교과책의 52 기억절만 꾸준히 암송해도 2500절이 넘는 성경절을 마음에 새길 수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큰 신앙적 자산인가요? 기억절 한 절, 한 절을 하찮게 여기지 말고, 인생의 동반자라 생각하고 계속 암송한다면 훗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는 어느덧 적잖은 나이가 되었지만, 앞으로도 젊은이 못잖은 열정으로 꾸준히 말씀을 외울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성경암송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파일을 저장해 두기도 했다. 후대에 넉넉한 신앙유산으로 물려주기 위해서다.

이 인터뷰가 자칫 성경을 많이 외웠다고 자랑하는 것으로 비쳐질까 무척 조심스러워했다. 다만 하나님의 뜻을 지키려고 묵묵히 노력하며, 말씀에 순종하는 한 재림신자의 삶으로 투영되길 기대했다. 자신에게 있어 성경암송은 기도이자, 하나님과의 대화라는 그의 고백은 그래서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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