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C] 윌슨 대총회장의 손에 들린 낡은 성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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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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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8.1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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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재림성도가 북한 위해 기도할 것 표상” ... 한반도 평화 기원
한국연합회장 황춘광 목사의 손에 노란색 종이테이프로 몇 번이나 칭칭 감은 헤지고 볼품없는 성경 한 권이 들려있었다. 우리에게 ‘전신주 밑의 성경’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이순옥 할머니가 북한에서 가져온 것이다. 금괴와도 바꿀 수 없다며 목숨처럼 애지중지하던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성경이다.
황춘광 연합회장은 “세계 2000만 재림성도들이 북한선교를 위해 기도해 주기를 바라는 심정을” 담아 이 성경을 대총회장 테드 윌슨 목사에게 건넸다. 그리고 죽음의 경계선을 넘어 자유를 찾아 온 탈북인 형제자매와 북한선교를 위해 특별 기도를 드려주길 부탁했다.
마이크 앞에 선 윌슨 대총회장의 목소리가 잠시 떨렸다. 자리를 같이한 5500여명의 성도들도 숨죽여 무대 위를 응시했다.
낡은 성경에 숨긴 사연을 전해들은 윌슨 대총회장은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 백성의 충성으로 큰 감동을 받았다”며 각별한 존경을 표시했다. 그리고 거룩한 말씀이 계속 전진하도록 모두 기립해 기도하자고 호소했다. 모든 청중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가지런히 두 손을 모았다.
윌슨 대총회장은 “하나님의 말씀과 이순옥 할머니 가정의 신실한 믿음이 우리 심령을 깊이 파고든다”고 고백하고 “이 성경은 전 세계 모든 재림성도가 북한을 위해 기도할 것을 표상하고 있다. 모든 일에 관여하시는 주님의 강력한 역사로 우리와 북한 민족이 곧 만날 수 있도록 인도하시고, 각 나라의 당국자들을 세우신 주님께서 앞길의 모든 일을 지도해 주시길” 간구했다.
윌슨 대총회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북한 동포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를 갖게 해 달라”며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했다.
지난 11일, 북아시아태평양지회 국제선교대회 기간 중 맞은 안식일학교에서는 북한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국연합회 안교선교부장 이병주 목사는 ‘북한선교 리포트’에서 “한국연합회는 북한선교를 위해 십일조의 1%를 비축하고 있다”면서 △목회자 북한개척선교사(NKPMM)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평신도 북한선교사 △북북북 청년선교사 △탈북인 중심의 의명선교회 △문서전도인의 북한선교사 지원 등 북한 개방에 대비한 한국 교회의 실제적인 준비상황을 설명했다.
이 목사는 “북한선교는 한국 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최고의 과제다. 북한을 둘러싼 국제정세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우리가 북한의 개방에 잘 대비한다면 북한선교는 복음사업의 완성을 위한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동토의 땅 북한을 위한 기도가 북녘으로 드려질 때 이곳은 세 천사의 기별을 땅 끝까지 전하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북 재림성도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황춘광 연합회장은 “이들은 그 누구보다 북한 땅에 복음이 전해지길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다. 북한의 문호가 열리면 세 천사의 기별을 손에 들고 가장 먼저 고향 땅으로 달려갈 선교사들”이라고 소개하고 “북한 땅은 재림기별이 들어가야 할 최후의 땅 끝이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고 전했다.
황 연합회장은 북한선교 전략도 간단히 언급했다. 그는 “재림교회는 새로운 선교지에 들어갈 때마다 교육, 의료, 출판, 선교 등의 사업을 함께 펼치곤 했다. 아마도 북한이 처음부터 직접선교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교육기관을 비롯하여 요양병원, 식품 등을 세우면서 선교의 첫 발을 내딛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선교를 위한 슬기롭고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막대한 선교재정도 확보해야 한다. 북한선교는 한국 교회만의 숙제가 아니다. 북아태지회의 과제이고, 대총회 즉 세계 교회의 과제이기도 하다. 전 세계 모든 재림성도의 관심과 기도와 후원이 절실하다”며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예배헌금은 북한선교자금으로 비축했다. 허먼 루스트 북아태지회 재무는 “우리는 항상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이제 북한의 문이 열리면, 그때를 기다렸던 한국의 많은 목회자와 선교사들이 그곳으로 파송돼 봉사할 것이다. 이 모든 사역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헌금하자”고 독려했다.
■ ‘전신주 밑의 성경’ 주인공 이순옥 할머니는?
이순옥 할머니는 6.25 동란의 상흔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1956년, 교회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북한을 떠난 때, 홀로 남아 교회를 지키던 북선대회 서기(현 총무부장) 김겸목 장로로부터 복음을 받아들였다. 그의 나이 32세 때였다.
평양 보통강변에서 침례를 받은 이 할머니는 이후 교회에 대한 핍박이 거세지면서 자신에게 침례를 주었던 김겸목 장로 내외마저 순교를 당하고, 갖가지 문제가 동시에 겹치며 함경북도 두만강변까지 강제 이주를 당하는 등 온갖 고초를 겪었다.
하지만 그러한 역경 속에서도 할머니는 끝까지 믿음을 지키며, 자식들에게 신앙을 유산으로 남겼다. 그리고 지난 1999년 극적으로 북한을 탈출, 중국에서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2003년 대한민국의 품에 안겼다.
이순옥 할머니가 사선을 넘나들며 북한에서부터 50년간 지켜온 성경은 그의 신앙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다. 남북이 갈라지고, 북한이 공산치하에 들어가자 성경을 지키기 위한 할머니와 가족들의 고투는 처절했다. 뒤뜰 구덩이에 숨겨놓은 성경이 비에 젖어 볼 수 없게 되자 그 재를 물에 타서 가족들과 한 그릇씩 나눠 마실 정도로 성경은 이들 가족에게 소중했다.
심지어 수용소에서도 성경을 배에 차고 생활하며 지켜냈다. 1936년 발행된 이 성경에는 지금도 일제 강점기에 붙여 놓았다는 ‘일곱 교회 도표’가 붙어있다. “내 생애 최고의 보물”이라며 소중하게 아끼던 성경을 할머니는 지난해 삼육대박물관에 기증했다. 분단 이후 재림교인이 북한에서도 신앙을 지키며 안식일에 예배를 드려온 사실을 확인한 유일한 생존자인 이순옥 할머니는 현재 살렘동산 요양원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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