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독립출판 ‘페루, 그곳으로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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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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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2.1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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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유림 씨, 해외봉사활동 경험담 한 권의 책으로 펴내
이런 가운데 한 재림청년이 자신의 해외봉사활동을 독립출판물로 엮어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허유림 씨. 지난 1월 부크크에서 <페루, 그곳으로 더 가까이>라는 제목의 에세이집을 출간했다.
256쪽 분량의 이 책에는 교사라는 안정적인(혹은 누군가는 꿈꾸는) 직업을 뒤로하고, 인생의 새로운 목표를 찾아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간 어느 초보 활동가의 성장기가 담겨있다. 교육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겪은 저자의 좌충우돌 경험담이 날 것 그대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꿈에 가까이 다가서는 한 젊은이의 고뇌와 결심을 읽다보면 어느새 독자들도 그녀와 함께 페루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는 기분이 든다.
교사로서의 삶에 만족하고, 교육이라는 분야는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야 할 분명한 가치가 있었음에도 그녀가 인생의 항로를 바꿀 수 밖에 없었던 까닭이 퍼즐처럼 맞춰진다. 학생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며 아쉬워하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머나 먼 미지의 땅으로 나서는 저자의 당찬 발걸음이 행간마다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페루로 목적지를 정한 후, 허 씨는 현지에 장기적으로 머물면서 할 수 있는 여러 선택지를 알아봤다. ‘이국의 낭만과 매력이 넘치는 지역에서 몇 달씩 체류하는 트래블러’ ‘대학에서의 공부’ ‘영어교사’ 등 하고 싶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과 일상의 현장에서 더 많이 부딪히고, 평범한 이웃으로서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선택했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그래서 교육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키토스, 까하마르까, 우아누꼬, 쿠스코, 아레키파, 푸노, 모케구아, 일로 등 이름도 생소한 페루 친구들의 고향을 표시한 지도부터 지역 배정 – 언어훈련 – 병원 방문 – 특별활동 등이 담긴 봉사일정 그리고 생생하고 다채로운 사진은 읽는 이들의 시선을 한동안 잡아 끈다.
수도 리마와 인접한 작은 도시 우앙까벨리까. 이름도 낯선 이곳에서 허 씨는 현지인 친구들과 뒤섞여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한다. 페루사람들의 삶과 문화에 그야말로 밀착된다. 아이와 노인을 만나고, 생(生)과 사(死)를 목격한다. 그의 눈에 비친 페루는 찬란한 잉카문명을 간직한 ‘황금의 도시’도, 해안과 밀림 그리고 산악지대가 공존하는 ‘환상의 도시’도 아니었다. 저마다에게 주어진 삶의 질곡과 무게를 헤쳐 나가는 사람들의 ‘땀내’ 가득한 이야기가 묵직하게 존재했다.
저자는 “그들을 도우며 비로소 나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때론 남모를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그 스스로도 자신은 누군가를 도울 때 가장 행복한 사람임을 뒤늦게 발견했다. 첩첩산중의 오지마을과 빈민가에서 좀 더 살만한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몸으로 부대끼며 배웠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곳에 가고, 살고, 봉사하며 그들과 친구가 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내 오랜 방황의 첫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고.
#페루그곳으로더가까이 #허유림 #페루 #해외교육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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