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교회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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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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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6.0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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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필요성 제기되지만, 예방교육은 미온적 ... 언행 주의해야
미투운동의 파급력은 한국까지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 문화예술인과 연예인, 유력 정치인, 저명한 학자들이 가해자로 지목되며 지탄의 대상이 됐다. 최근에는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의 성폭력 사건 폭로로 촉발되며 종교계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종교계의 미투 폭로는 개신교, 불교 등 종교 전반에서 잇따르고 있다.
한국은 성범죄율 세계 28위 국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 OECD) 가입 국가 중 12위이며, 그 중 아시아국가에서는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하루 평균 54명이 성범죄에 노출되고, 성추행이나 성희롱 등 관련 범죄가 30분당 1건씩 발생한다.
2010년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총 1312건의 상담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는 직장, 친족, 학교 등 아는 사람이 약 85%를 차지했다. 특히 각종 통계나 임상에서 종교인의 성범죄율이 높게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2016년 9월 기준 경찰청이 발표한 ‘전문직군 강간.강제추행 발생 현황’에 따르면 종교인의 성범죄가 의사나 예술인, 교수, 언론인, 변호사보다 훨씬 높았다. 성범죄로 수감된 종교인 숫자도 2012년 81명에서 2013년 92명, 2014년 83명, 2015년 105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성희롱, 성폭력 등은 교회나 직장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관련 예방교육은 미온적이다. 실제로 한 개신교 단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회에서 성교육이 필요한가?’라고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85%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실제로 교회에서 성교육을 받은 적이 있나?’라는 물음에는 17.5%만이 ‘그렇다’고 했다. 그만큼 대응책은 시급하지만, 현실에서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성희롱은 입맞춤이나 포옹, 뒤에서 껴안는 등 신체적으로 접촉하는 육체적 행위뿐 아니라,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를 하는 언어적 행위, 음란한 사진과 그림, 출판물 등을 보여주는 시각적 행위를 모두 포함한다. 여기에 채용 또는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해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거나 사회 통념상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언어나 행동을 일컫는다.
교회에서도 말이나 행동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자칫 사소하게 여기며 지나치기 쉬운 성적 언동이 상대에게는 성적 수치감과 모욕감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성희롱과 친밀감을 엄격하게 구분해야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사회로부터 높은 윤리적 기준을 적용받는 교회 역시 성범죄의 안전구역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오히려 그만큼 더 적극적인 예방활동과 제도개선,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너무 오랫동안 악수를 하거나 손에 강하게 힘을 주고 흔드는 경우, 미니스커트를 입어서 성폭력이 일어난다거나 엉덩이가 커서 아이를 잘 낳겠다는 발언도 명백한 성희롱이다. 여성을 꽃이나 과일에 비유하거나 심지어 ‘기쁨조’ ‘꽃뱀’ 등으로 빗대는 말은 그 자체로 교회를 등지게 하는 심리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애교를 강요하는 행위도 절대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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